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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끌어올리고 싶어”… 19세 조준희 깜짝 발탁 [농구 드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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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끌어올리고 싶어”… 19세 조준희 깜짝 발탁 [농구 드래프트]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9.21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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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은희석 서울 삼성 썬더스 감독이 “조준희”라고 호명하는 순간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터졌다.

2023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린 21일 서울시 송파구 서울시 학생체육관. 조준희(19·세리토스대·187.2cm)는 전체 4순위로 삼성의 파란색 유니폼을 입었다. 예상을 깬 선택이었다. 관중들의 환호만큼은 1순위로 수원 KT 소닉붐 유니폼을 입은 문정현(22·고려대·194.2cm)보다 컸다.

조준희가 4순위에 뽑힌 건 이변이라는 평가다. 지난 12일 신인 드래프트 콤바인에 참가하긴 했지만 해외에서 뛰면서 알려진 정보가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2004년생으로 19살이라서 즉시 전력감으로 뛰기 쉽지 않다.

조준희가 21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서울 삼성에 지명을 받은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KBL]

하지만 운동 능력만큼은 대단하다는 평가다. 그는 신인 드래프트 콤바인에서 도움닫기 후 뛰는 맥스 버티컬 점프에서 91.2㎝를 뛰어 전체 1위에 올랐다.

가드이지만 맥스 버티컬 점프 리치(최고 정점 높이)는 339.56㎝를 기록했다. 2m 장신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¾ 코트 스프린트와 10야드 스프린트에서 3.18초, 1.59초를 써내 전체 지원자 30명 중 각각 3, 4위에 올랐다.

덩크슛과 3점슛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가 농구공을 잡은 조준희는 미국 IMG 아카데미(트레이닝 기관)에 들어갔다. 세리토스대에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 진출을 노렸지만 신체 조건이 월등한 경쟁자들이 즐비하자 휴학하고 일반인 자격으로 국내 무대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 5일 일반인 드래프트를 통과하면서 신인 드래프트에 나설 자격을 얻었다.

삼성은 2라운드 7순위(전체 17순위)로 가드 겸 포워드 김근현(24·성균관대 졸업예정)을 뽑아 2연속 일반인 선수를 발탁했다.

신인 드래프트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조준희.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신인 드래프트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조준희.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드래프트 후 만난 조준희는 “(빠른 지명을) 전혀 예상 못 했다”며 “제 이름이 불렸을 때 갑자기 시간이 느리게 갔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과)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노력한 만큼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고 준비했다”고 했다.

그는 “팀에서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안정감 있는 올라운드(다재다능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은희석 감독은 “(제가 대학 감독 시절) 조준희를 스카우트하려고 눈여겨보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드래프트에 참가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젊고 에너지 있는 선수들이 삼성에 녹아든다면 (동료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거로 생각했다”고 했다.

문정현이 21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수원 KT에 지명을 받은 후 웃고 있다. [사진=KBL]

전체 1순위는 예상대로 포워드 문정현이 차지했다. 그는 2023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농구 U-리그 12경기에서 평균 13.58득점 9.5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공격과 리바운드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 포워드 치고는 신장이 작다는 지적에도 강력한 1순위 후보로 거론돼 왔다.

KBL이 공개한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문정현은 높은 농구 IQ(아이큐)를 가진 전천후 포워드로 2:2 게임, 포스트업 등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지고 있다.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문정현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돼 국가대표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문정현은 “KT가 지난해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이제 우승할 적기”라며 “제가 들어가면 우승 조각이 맞을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송영진 KT 감독은 “다재다능하고 모든 면에서 평균 이상 하는 선수”라고 했다. 슛에 대한 약점에 대해선 “김영환 코치가 새벽부터 (지도)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조준희에게 이 얘기를 하니 “잠 안 자고 슈팅 쏴야죠. 팀이 1등까지 갈 수 있게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는 전체 2순위로 가드 박무빈(22·고려대)을 선발했다. 고려대는 전체 1~2순위를 배출했다. 3순위 지명권을 가진 창원 LG 세이커스는 가드 유기상(22·연세대·188cm)을 뽑았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총 30명이 참가했고 총 20명이 뽑혀 지명률 66.7%를 기록했다. 2016년(68.4%) 이후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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