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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잼버리 콘서트, 박물관·도서관 인건비로 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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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잼버리 콘서트, 박물관·도서관 인건비로 메꿔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0.1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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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정부가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 개최 비용을 편법으로 메꾼 사실이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북구‧강서구갑)은 10일 문체부가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잼버리 K팝 콘서트 사업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전재수 의원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분식회계, 이중장부 수준의 예산 뒷수습이 이뤄졌으며 콘서트 비용 정산에 공무원 보수와 연가보상비까지 사용됐다.

8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를 위한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를 위한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잼버리 K팝 콘서트 개최를 주도한 잼버리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 박보균 전 문체부 장관의 "예비비를 준다"는 구두 지시 하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재정법상 예비비 사용과 승인의 절차 없이 사업을 진행한 것. 앞서 문체부는 언론진흥재단을 통해 KBS와 '정부 광고' 약정을 맺는 형태로 30억원 가량의 콘서트 행사를 계약했다. 당시 문체부는 예산이 없는 상태였다. 이에 추후 정산 가능한 방식을 선택하는 '외상 계약' 편법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외상 계약' 30억원 전용 내역에는 공무원 보수와 연가보상비가 포함됐다. 국립민속박물관, 국립국악원, 국립중앙도서관의 인건비까지 쪼개서 비용을 메꾼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사무용품 구입비, 인쇄비, 안내물‧홍보물 제작비 예산까지 끌어모았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새만금 잼버리 K팝 콘서트는 무대 설치 및 공연 진행, 방송제작 등의 비용 12억1000만원과 콘서트 후 손상된 경기장 잔디 복구 비용 2억3800만원 등 총 28억9000만원이 쓰였다. 여기에 전국 각 지자체에 마련된 숙소에서 콘서트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까지 잼버리 대원들을 실어 나른 비용까지 포함하면 금액은 더욱 늘어난다고 전했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1회 콘서트 비용으로는 상당한 금액"이라며 "급하게 추진을 하다보니 가격대가 높아진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특히 콘서트 부대 비용과 관련해 K팝 엔터테인먼트들이 사비를 들여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바. 증발한 30억원이 혈세 낭비가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콘서트 개최 이후 더욱 커졌다. 기획재정부와 진행된 문체부 예비비 협의에서 예산 30억원 전액에 대한 보전이 어려워지자 기존 사업비를 사용, '해외진출 정책지원'이라는 신규 사업을 만들어 9개 사업에서 13억 3000여만원을 빼돌렸다.

현행 국가재정법에서는 당초 예산에 계상되지 않은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및 국회가 의결한 취지와 다르게 사업예산을 집행하는 경우 예산을 전용할 수 없다. 또한 기획재정부의 '2023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라 인건비는 잉여재원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비목으로 전용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잼버리 K팝 콘서트 비용 사태는 국가재정법과 예산집행지침의 취지에 모두 위배된다는 것이 전재수 의원의 지적이다. 전재수 의원은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생략하고 앞뒤를 바꿔가며 무리하게 일을 진행하다보니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최근 문체부가 영화, 도서 등의 문화 사업비를 대폭 삭감하고 사업을 대량 폐지해 논란을 빚은바 있어 해당 사업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잼버리 K팝 콘서트는 지난 8월 11일 개최돼 아이브, 뉴진스, NCT DREAM, 마마무, 더보이즈, 제로베이스원, 강다니엘, 권은비, 조유리, ATBO 등이 무대에 올랐다. 당시 문체부는 무리한 장소 변경과 가수 섭외, 무대 부실 공사 등으로 비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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