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현대인 위한 메시지, ‘정신병동에도’ 힐링이 있다 [SQ현장]
상태바
현대인 위한 메시지, ‘정신병동에도’ 힐링이 있다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1.01 1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료=스포츠Q(큐) 글 나혜인·사진 손힘찬 기자] 현대인의 가슴과 머리를 울리는 따스한 이야기가 찾아온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이재규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보영, 연우진, 장동윤, 이정은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 분)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실제 정신병동 간호사였던 이라하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장동윤(왼쪽부터), 박보영, 이정은, 연우진.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 K드라마 역사에 방점을 찍은 작품부터 넷플릭스 코리아를 전세계에 알린 '지금 우리 학교는'까지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K콘텐츠의 든든한 기둥으로 자리매김한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힙하게', '눈이 부시게' 등 유쾌하고 따스한 감성으로 사랑받는 이남규 작가가 각색을 맡았다.

이재규 감독은 원작을 보자마자 드라마화를 결정했다고. 그는 "원작이 갖고 있는 순수함이나 원작자님이 세상에 전하는 마음이 좋아다. 작품을 하기 전에도 주변인과 많이 이야기를 했던 부분인데, 현 사회 절반은 마음의 병을 안고 사는 것 같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사회 절반은 마음의 병을 안고 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각박한 사회에서 주변인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어디서부터 그런 감정이 오는지, 감정으로부터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드라마를 통해 심리적인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사회 편견이 깊은 정신질환을 다루는 만큼 이러한 편견을 부수려는 노력도 들어갔다. 그는 "뼈가 부러지면 정형외과를 가고 감기만 걸려도 약을 먹지 않나. 하지만 마음의 병을 얻으면 쉽게 병원을 가거나 약을 먹으려고 하지 않는다. 하루 빨리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기존 의학 드라마와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의학 드라마는 의사들이 주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작품은 간호사, 환자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실감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대학병원 참관도 진행됐다. 박보영은 "서울성모병원에 계시는 간호사 선생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쫓아다니면서 노트를 적고 어떻게 하는구나 배웠다. 현장에도 나와주셔서 하나하나 잘못된 게 없는지 조언과 도움을 많이 주셨다"며 "제가 조금이라도 간호사처럼 보였다면 모두 서울성모병원 간호사분들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질환을 다루되 시청자들이 보다 편하게 감상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재규 감독은 "전작은 피가 난무하고 서로 물어뜯고. 상황의 기원도 인간이고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인간이었다. 찍으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찍으면서 하루하루 치유받았다"고 회상했다.

작품 촬영 도중 눈물을 쏟느라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재규 감독은 "웃고 울지 않기 쉽지 않을 거다. 저도 촬영하면서 너무 펑펑 울어서 박보영 씨가 휴지를 가져다 주며 '추스려야 합니다'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재규 감독.

그는 "현대 동화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병원 취재를 통해 현실적인 공간, 의료진 태도, 행위 등 의학적인 고증은 정확하게 하려고 했다. 극을 위해 변화한 지점도 있기는 하지만 따뜻하고 동화적인 투로 담으려고 하다보니 세트장도 이런 상상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이미지에 찰떡인 캐스팅도 작품을 기대케 하는 포인트다. 박보영은 친절함과 배려심으로 환자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간호사 다은을 연기하며, 연우진은 조금 엉뚱하지만 환자와 주변 사람들을 세심하게 살피는 의사 고윤으로 분한다. 장동윤은 다은에게 긍정 에너지를 전파하는 베스트 프렌드 유찬, 이정은은 간호부의 든든한 울타리 같은 수간호사 효신을 맡아 자신의 색을 더한다. 이들 밖에도 장률, 이이담, 이상희, 박지연, 전배수, 김종태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사실감 넘치는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특히 박보영은 최근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재난 속에서도 상대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자애로운 간호사의 모습 보여준 바 있어 180도 다른 분위기 속에서 어떤 연기를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장동윤(왼쪽부터), 박보영, 이정은, 연우진.

배우들은 정신질환에 대한 고민을 통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입 모아 이야기했다. 박보영은 "저는 (정신질환의) 문턱이 낮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힘든 일이 있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가 그런 부분을 쉽고 편하게 안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인적으로 다은이가 저와 닿아있는 부분이 있어서 다은이의 성장을 너무나 응원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다은의 키워드인 '배려'를 스스로에게 적용해봤다.

이정은은 "언젠가 멘탈 케어에 대한 드라마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타이밍에 감독님이 정신 건강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갖고 만드신다고 하셔서 마음이 동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재규 감독은 "주변에 우울감을 느끼는 동료들이 있으면 '너가 정신력이 약하니까 그렇지'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제가 취재해 봤을 때 정신질환과 정신력은 무관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신질환과 정신력을 동일시하면서 등한시한다"며 "몇년 전 보건복지부 발표인데 성인 4명 중 1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더라. 지금은 멘탈 케어 작품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작품 의미를 더했다.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은 10년 가까이 소아환자를 위한 자원봉사를 이어온 바 있다. 이재규 감독은 이를 언급하며 "박보영이라는 사람은 자기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더 배려하는 사람이다. 현장에서 이 사람이 이러다 마음의 상처를 받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배려가 클 경우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지 않나.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다은보다 한수 위라는 것을 느꼈던 순간들이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보영은 "혹시나 어둔 긴 밤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계신다면 아침은 온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따스한 위로를 전달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오는 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