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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신민혁, 이름처럼 가을하늘 아래 빛난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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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신민혁, 이름처럼 가을하늘 아래 빛난 불빛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3.11.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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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예린 객원기자] 꽤 길었던 2023년 NC 다이노스의 가을, 그 중심에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선수가 있다. 우완 투수 신민혁(24)이다. 그의 한자 표기는 가을하늘 민(旻), 불빛 혁(爀)이다.

신민혁에겐 경험치를 듬뿍 쌓은 2023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시즌이었다. 

신민혁은 야탑고를 졸업하고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49순위로 NC에 입단했다. 2017년 11월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1년 4개월을 재활에 매진하느라 데뷔는 다소 늦었다. 2020년 7월말 1군에 처음으로 등장하더니 이듬해 규정이닝(145이닝) 속 9승을 올리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118⅓이닝 4승 9패 평균자책점(ERA) 4.56, 올 시즌 122이닝 5승 5패 ERA 3.98은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사진=연합뉴스]

평범한 4·5선발 자원 중 하나로 평가받던 그는 NC가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번 가을 완전히 다른 사나이가 됐다. 

지난달 22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 4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NC의 시리즈 스윕에 발판을 놓았다. 9일 뒤인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7⅓이닝 1피안타, 14명 연속 범타 처리 등 눈부신 역투로 데일리 최우수선수(MVP) 영예까지 안았다. 

가을 도합 12이닝 무실점으로 질주하던 신민혁은 이달 4일 NC의 시즌 농사를 좌우하는 플레이오프 5차전에도 선발 중책을 맡았다. 4회까지 KT 타선을 꽁꽁 묶었으나 5회말 대타 김민혁에게 동점 2타점 2루타를 허용한 후 교체됐다.

팀이 2-3으로 지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슈퍼 에이스' 에릭 페디가 등판하지 않은 가운데 신민혁이 잘 던진 덕에 승부는 접전이었다. 강인권 NC 감독은 5차전 종료 후 "신민혁이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하는 투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신민혁의 강점은 습득력이다. 2021시즌 체인지업 활용도를 대폭 높여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을 0.330에서 0.278까지 낮췄다. 2022시즌에는 투심 패스트볼을 새롭게 장착해 업그레이드됐다. 김수경 NC 투수코치는 "신민혁은 그간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사용했는데 투심을 활용하면서 (오른손 타자 기준) 몸쪽, 아래쪽, 바깥쪽으로 변화하는 다양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올시즌에는 KBO리그를 지배한 동료 페디 덕을 톡톡히 본 신민혁이다. 글러브를 얼굴 앞에 두고 상체를 숙이는 페디의 와인드업 동작을 그대로 따라했다.

신민혁은 "이전 자세에서는 다리 들 때 잡생각이 많았다. 페디처럼 폼을 바꾼 뒤 아무 생각 없이 던지니까 제구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원래 구사하던 커터도 페디가 던지는 대로 그립을 바꿨다. 신민혁은 “체인지업 덕분에 커터가 사는 느낌이다. 커터와 체인지업은 반대로 휘는 구종들이니까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매년 성장 중인 신민혁, 이름처럼 가을하늘에 불빛을 수놓은 그의 새 시즌에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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