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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장군-오지환 멍군, 이런 명승부가 있나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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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장군-오지환 멍군, 이런 명승부가 있나 [한국시리즈]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1.1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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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 모인 1만7600명의 만원 관중은 울다가 웃고 다시 울고 웃었다. 6회초 박동원(LG 트윈스)의 역전 2점 홈런에 LG팬들은 웃었다가 8회말 박병호(KT 위즈)의 2점 홈런에 KT팬들이 환호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건 LG(엘지)팬들이었다.

홈런과 홈런으로 경기장을 들었다놨다 경기의 종지부를 찍은 건 LG 오지환이었다. 8회말 박병호가 LG 마무리 고우석에게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려 7-5가 됐을 때만 해도 거친 승부는 이대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LG에는 또 다른 홈런 타자 오지환이 있었다. 오지환은 9회초 2사 1·2루에서 KT 마무리 김재윤의 한가운데 근처로 몰린 시속 145km의 속구를 당겨 쳐 우측 펜스 120m 너머로 날려버렸다. 8-7. 오지환의 역전 3점 홈런이었다.

LG 트윈스 오지환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3차전 경기에서 9회초 2사 1,2루 때 역전 스리런포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며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LG 트윈스 오지환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3차전 경기에서 9회초 2사 1,2루 때 역전 스리런포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며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기쁨에 찬 오지환은 그라운드를 돌다 양손을 들고 껑충껑충 뛰었다.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해 데일리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오지환은 상금 100만원을 받는다.

1994시즌 이후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조준하고 있는 LG가 21년만에 나선 한국시리즈에서 앞서가기 시작했다. LG는 이날 KT를 8-7로 꺾고 시리즈를 2승 1패로 앞서나갔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 1패로 맞선 17번의 상황에서 3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 패권을 가져간 건 15번으로 88%나 된다.

오지환은 2차전 솔로 홈런에 이어 3차전에서 역전 3점 홈런을 날려 무서운 가을 사나이가 됐다.

오지환은 올해 정규시즌 126경기에서 홈런은 8개에 그쳤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잇따라 아치를 그리면서 영웅으로 등극했다.

LG 트윈스 오스틴 딘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3차전 경기에서 3회초 2사 2,3루 때 삼점 홈런포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며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LG 트윈스 오스틴 딘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3차전 경기에서 3회초 2사 2,3루 때 삼점 홈런포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며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LG는 3회초 딘 오스틴의 선제 3점 홈런, 6회초에는 박동원의 역전 2점 홈런이 터지는 등 이날 모두 홈런으로 점수를 냈다.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총 5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가을밤을 수놓고 있다. 2차전에서 역전 2점 홈런을 쳤던 박동원도 주목할 만하다.

LG가 5회말 3-4로 역전 당하고 맞이한 6회초. 무사 1루에서 박동원은 KT 2번째 투수 손동현을 상대로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시속 145km의 낮은 속구에 방망이를 힘차게 돌려 좌측 펜스 125m 너머에 보냈다.

LG 트윈스 박동원(왼쪽)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3차전 경기에서 6회초 무사 1루 역전 투런포를 친 뒤 더그아웃에서 염경엽 감독과 함께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LG 트윈스 박동원(왼쪽)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3차전 경기에서 6회초 무사 1루 역전 투런포를 친 뒤 더그아웃에서 염경엽 감독과 함께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박동원은 올해 정규시즌 130경기에서 20홈런을 쏘아 올리며 홈런 부문 공동 6위에 올랐다. 팀 내에서는 오스틴(23개)에 이어 2위. 이런 홈런 타자가 하위 타선에 있으니 LG로서는 든든할 수밖에 없다.

전반기 초반에는 홈런 선두를 달리기도 했다.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이 8시즌이나 된다. 통산 홈런은 134개.

KT는 극적인 역전승을 기대했으나 믿었던 불펜 투수들의 난조로 졌다. 막강 구원진이던 손동현은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못 잡고 박동원에게 2점 홈런을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9회 올라온 김재윤은 1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KT 위즈 박병호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KS) 3차전 경기에서 8회말 1사 2루 때 역전 투런포를 친 뒤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KT 위즈 박병호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KS) 3차전 경기에서 8회말 1사 2루 때 역전 투런포를 친 뒤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KT는 안타(15-11)와 볼넷(7-5) 개수에서 모두 LG에 앞섰으나 마지막 집중력이 부족했다. KT는 9회말 1사 만루에서 김상수가 이정용에게 투수와 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치면서 땅을 쳤다.

다만 LG도 남은 시리즈에서 투수진의 고민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 투수 임찬규가 1실점밖에 하지 않았지만 3⅔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정우영이 ⅓이닝 2실점에 그쳤고 함덕주는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못 잡고 1실점했다. 1차전에 패전을 안고 2차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고우석은 1⅓이닝 3실점으로 다시 무너졌다. 투수 운용에 있어 KT보다 여유로워 보였으나 ‘선발 야구’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KT는 1·2차전에서 무안타에 그쳤던 박병호가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알포드가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살아났지만 투수진의 부진으로 무릎을 꿇었다.

4차전은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LG는 김윤식, KT는 투수 엄상백이 선발 등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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