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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MVP, 금고 있던 롤렉스 꺼냈다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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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MVP, 금고 있던 롤렉스 꺼냈다 [한국시리즈]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1.13 2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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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LG(엘지)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 오지환(33)은 팀의 암흑기 시절 입단했다. 2009시즌 KBO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쌍둥이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초창기에는 수비에서 실책이 잦고 타격도 뛰어나지 않았지만 금세 LG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데뷔 시즌을 제외하곤 2011시즌(63경기)을 빼고 전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LG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았다. 2012시즌부터 수비 실력도 안정적으로 변모하더니 지금은 KBO를 대표하는 유격수다.

오지환에게도 늘 갈망이 있었으니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20살에 입단해 서른이 넘고 중반으로 향할 때 쯤이 되어서야 비로소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LG 트윈스 오지환이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5차전 경기에서 6-2로 승리해 통합 우승을 이룬 뒤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LG 트윈스 오지환이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5차전 경기에서 6-2로 승리해 통합 우승을 이룬 뒤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13일 잠실야구장에서 끝난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LG 트윈스가 KT 위즈를 6-2로 꺾으면서 그토록 갈망하던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LG의 영웅이었다. 2차전에서는 추격의 솔로 홈런을 날렸고 3차전에서는 패색이 짙었던 9회초 5-7에서 천금 같은 역전 3점포를 날렸다. 4차전에서는 7회 승부의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날렸다. 그는 단일 시즌 한국시리즈 최다 연속 경기 홈런 신기록을 썼다.

비록 5차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지만 5경기에서 타율 0.316 3홈런 8타점 3볼넷 6득점으로 묵직한 역할을 했다. 그는 경기 뒤 한국시리즈 MVP(최우수선수)에 올랐다. LG의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MVP는 ‘노송’ 김용수가 유일했는데, 오지환이 2번째 주인공이 됐다.

오지환은 기자단 투표 93표 중 80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박동원(7표), 박해민(4표), 문보경(1표), 유영찬(1표)를 가볍게 제쳤다. 오지환은 상금 1000만원을 받는다.

LG 트윈스 오지환이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5차전 경기에서 6-2로 승리해 통합 우승을 이룬 뒤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어 트로피에 키스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LG 트윈스 오지환이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5차전 경기에서 6-2로 승리해 통합 우승을 이룬 뒤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어 트로피에 키스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로써 오지환은 25년 묵은 롤렉스 시계의 주인이 됐다.

LG의 초대 구단주인 구본무 故(고) LG 그룹 회장은 1998년 해외 출장 중 한국시리즈 3번째 우승 때 MVP(최우수선수)에게 주라며 당시 8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샀다. 하지만 이 시계는 그 이후로 빛을 보지 못한 채 금고에 잠들어 있었다.

오지환은 경기 뒤 “오래 기다려 왔다. 너무 기쁘고 많이 울컥하고 또 선배들이 많이 생각난다. 우리 팀 한국시리즈 엔트리 자체가 많이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롤렉스의 주인이 된 점에 대해선 “아직 (시계를) 보진 못했다. 고민이 많다”며 “시계를 MVP에게 준다고 해서 받겠지만 제가 차고 다니기엔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어 “구본무 회장의 유품이나 마찬가지여서 구광모 구단주님께 (시계를) 드리고 저는 더 좋은 선물을 받고 싶다. 요즘 시대에 걸맞은 시계를 받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오지환은 주장이지만 동료 형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김현수, 박해민, 김진성 같은 경험 많은 형들이 있어서 중압감이 있었지만 이겨낼 수 있었다”며 “중압감보다 (경기 중) 찬스가 오면 어떻게 살릴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는 “실수가 나와도 끝난 거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 부임한 염경엽 감독의 ‘뛰는 야구’ 덕분에 선수단도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오지환은 “선수들의 기량 자체가 많이 바뀌었다”며 “(문)성주나 (신)민재 같은 어린 친구들이 공격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며 “(문)보경, 민재, 성주, (유)영찬 등 누구 하나 뺄 것 없이 시리즈에서 잘해줘서 저도 부담감을 덜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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