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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소형준 없었는데... KT 위즈 '강팀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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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소형준 없었는데... KT 위즈 '강팀의 품격'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3.11.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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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쌍둥이가 워낙 강해 마법은 안 통했지만 실로 놀라운 시즌이었다. 강백호, 소형준 없이도 KT 위즈는 강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13일 막을 내린 2023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에서 LG(엘지) 트윈스에 1승 4패로 져 준우승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LG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체력마저 절대우위였던 데다 29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 만큼 팬덤의 크기마저도 압도적이라 KT엔 불리한 시리즈였다. 그럼에도 1~3차전 야구사에 남을만한 극적한 한점차 승부를 내리 펼치면서 ‘빛나는 조연’으로 남은 2023년이었다.

[잠실=스포츠Q 손힘찬 기자] 이강철 감독은 "우승은 못 했지만, 얻은 것이 많은 한해였다”고 2023년을 정리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파란만장했던 1년이었다.

시즌 초만 해도 KT가 한국시리즈에서 LG의 파트너가 될 수 있으리라고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사실 가을야구를 꿈꾸기 힘들 만큼 성적은 바닥 그 자체였다.

이강철 감독은 연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 지휘봉을 잡느라 평년보다 선수단에 심혈을 기울일 수 없었다. 게다가 대표팀의 성적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만큼 처참한 수준이라 이 감독을 향한 여론마저 최악으로 치달았다.

개막 후 얼마 지나지 않은 5월엔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을 만큼 이탈자가 속출했다. 3루수 황재균이 발가락 골절로, 외야수 김민혁은 손가락 부상으로, 선발투수 소형준은 팔꿈치 인대 파열로 자리를 비웠다.

설상가상 한때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야구를 쌍끌이한 강백호는 5월 18일 잠실 LG전에서 무성의하게 플레이하다가 뭇매를 맞고 공황장애 증세에 시달리고 말았다. 2020 도쿄올림픽 껌 씹는 장면, 2023 WBC 세리머니 주루사로 구설에 올랐던 그에게 또 닥친 악재였다.

LG에 져 준우승한 KT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충일까지만 해도 꼴찌였던 KT는 놀랍게도 외국인투수를 보 슐서에서 윌리엄 쿠에바스로 교체한 뒤 무섭게 치고 올랐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이호연이 힘을 보탰고 과거 ‘한 야구’ 했던 박병호, 황재균, 김상수 등 베테랑들도 약속이나 한 듯 살아나며 순위표를 뒤흔들었다.

6~8월 기적의 레이스를 펼친 KT는 8월 19일 2위에 올랐고 결국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기염을 토했다. 포스트시즌에선 NC 다이노스에 2패로 뒤지다 3연승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을 잡고 2~3차전 초접전을 펼치며 LG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강백호가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한 점, 김민혁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점이 아쉬운 가을이었다.

2015년 막내인 10구단으로 KBO리그에 입성한 KT는 사상 첫 가을야구를 치른 2020년부터 최종 3위-1위-4위-2위로 호성적을 내고 있다. 비록 V2는 정상 문턱에서 좌절됐지만 투타 간판인 강백호, 소형준이 빠지고도 가을 최고의 축제에 초대된 KT는 강팀이 분명하다.

선발 자원 고영표, 엄상백이 건재하고 소형준은 내년 7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중간계투 박영현과 손동현은 포스트시즌을 통해 한층 성장해 기대를 모은다. 강백호가 예년의 기량을 되찾는다면 KT는 새 시즌에도 만만찮은 전력을 보여줄 전망이다.

이강철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았고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많은 선수가 올라와서 빈자리를 메웠다”며 “초반엔 여기까지 진출할지 생각 못했다. 포기하지 않고 절 믿어준 선수들 덕분이다. 모두가 고생했다. 우승은 못 했지만, 얻은 것이 많은 한해였다”고 2023시즌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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