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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30% 삭감+구조 조정, 박민 KBS 사장의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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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30% 삭감+구조 조정, 박민 KBS 사장의 결단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1.14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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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박민 KBS 신임 사장이 취임 이틀 만에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박민 KBS 사장과 주요 임원진 이춘호 전략기획실장, 김동윤 편성본부장, 장한식 보도본부장, 임세형 제작1본부장, 조봉호 경영본부장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를 열고 쇄신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현장에서 두 차례 10초 가량 고개 숙여 사과했다. 

제26대 KBS 사장으로 취임한 박민 사장은 1992년 문화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과 정치부장, 편집국장 등을 거쳤고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및 관훈클럽 총무 등을 역임했다. 임기는 김의철 전 KBS 사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12월 9일까지다.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 KBS 경영진과 박민 KBS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연합뉴스]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 KBS 경영진과 박민 KBS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연합뉴스]

박민 사장은 지난 13일 취임식을 진행하고 "KBS의 고질적인 문제는 내부에 있다"며 주요 임원을 새롭게 꾸렸다. 이와 함께 100명이 넘는 직원의 인사발령을 발표하고 주요 뉴스 앵커를 전면 교체하는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이날 박민 사장은 "저는 오늘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 여러분에게 그동안 KBS가 잘못한 점을 사과하고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올해 개관 50주년을 맞은 KBS를 언급하며 "(KBS는 현재) 절체절명의 생존 위기에 직면했고 그 중심에 신뢰의 위기가 있다. 공영방송의 핵심 가치인 신뢰를 잃은 점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KBS가 국민의 신뢰를 잃은 사건으로는 'KBS 뉴스 9'의 검언 유착, 故장자연 사망과 관련된 허위 보도, 지방선거 기간 내 오세훈 서울 시장 생태탕 논란 집중 보도, 대통령 선거 당시 김만배 녹취록 허위 보도 등을 꼽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지난 9월 뉴스타파의 김만배 인터뷰를 인용 보도한 KBS, JTBC, YTN에 대해 중징계인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KBS가 받은 과징금은 3000만원이다.

박민 KBS 사장(왼쪽부터), 장한식 보도본부장 및 KBS 경영진. [사진=연합뉴스]
박민 KBS 사장(왼쪽부터), 장한식 보도본부장 및 KBS 경영진. [사진=연합뉴스]

박민 사장은 "KBS는 지난 몇 년간 불공정 및 편파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TV,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일방적으로 편들기하는 모습이 적지 않았다. 어떤 프로그램은 공정성 논란으로 방심위에서 40건에 이르는 제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공정성 문제에 대해 형식적인 사과만 할 뿐 과오가 반복됐다"며 "앞으로 불공정 편파 보도를 자행한 해당 기자와 PD는 즉각 배제하고 엄중하게 다룰 것이다. 주요 불공정 방송을 관리하고 회사 측이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확인하겠다. 강도 높은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쇄신을 약속했다.

KBS가 제시한 쇄신안은 ▲무분별한 속보 경쟁 지양 ▲ 확인된 사안과 그렇지 않은 사안을 구분 ▲ 팩츠체크 활성화 및 오보 시 사과 ▲정정보도는 뉴스의 첫머리 ▲불공정 보도에 책임 ▲의도적 오보 시 책임 등이다.

박민 KBS 사장. [사진=연합뉴스]
박민 KBS 사장. [사진=연합뉴스]

박민 사장은 "저는 앞으로 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KBS 경영 최우선 가치로 여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방만 경영 문제를 언급하며 "KBS는 국민들로부터 7000억원의 수신료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00억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는 800억 적자가 예상된다. 국민 신뢰 상실로 수신료 분리 징수라는 비상 상황도 맞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기존 경영 방식으로 문제를 헤쳐나갈 수 없다고 판단, 자신과 자리에 함께한 임원의 임금 30%를 삭감하는 특단의 경영 혁신을 이야기했다. 추후 다른 임원과 직원도 동참하도록 할 예정이다.

인사 혁신도 예고했다. 명예퇴직을 확대해 역삼각형 인력 구조를 타파하고 인사 승진을 전면 쇄신할 계획이다. 그는 "입사 후 누구나 상위직급으로 올라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무보직, 고임금 직원과 기둥 뒤 직원이 사라질 것"이라며 "제작비 낭비는 원천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며 능력있고 검증된 연출가를 영입할 것"이라고 알렸다.

박민 사장은 발언 말미 "파괴적 현신을 통해 스마트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며 "저희는 공영방송 주인인 국민의 회초리를 받겠다. 진정한 공영방송 KBS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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