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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오른발, 무척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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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오른발, 무척 무섭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3.11.21 2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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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대체 어디까지 진화하는 걸까.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빼어난 재능을 보유한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이 날카로운 오른발까지 장착해 이목을 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최근 열린 싱가포르(5-0), 중국(3-0)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연전에서 도합 스코어 8-0의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나무랄 데가 없을 정도의 완벽한 경기력의 중심에 이강인이 있다. 지난주 안방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전서도, 이번 광둥성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 원정에서도 격이 다른 클래스를 뽐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이강인이 2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집중 견제를 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려한 드리블과 보디페인팅, 라인을 허물어버리는 시야와 정확한 킥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강인은 ‘택배 크로스’로 두 줄 버스를 세운 아시아의 약체들을 한 방에 무너뜨릴 수 있다. 수비가 조금만 떨어지면 초강력 무회전 킥으로 중거리를 날린다.

더욱 놀라운 건 약발이었던 오른발이 점차 무기가 되어간다는 사실이다. 그간 슛포러브, 이거해조 원희형, 이동방송국(이동국TV) 등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른발 정확도도 상당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바 있는데 실전에서도 심심찮게 위협적인 장면을 생산해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강인은 앞선 싱가포르전에서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다 왼발을 마크하던 수비수를 제치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이번 중국전에선 전반 막판 오른발 중거리포를, 후반전 중반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왼발로 골키퍼와 맞선 가운데 접어 오른발로 마무리하는 등 여러 차례 약발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중거리슛은 수비수에 막혀 코너킥이 됐고, 골키퍼를 제치고 날린 슛은 뛰어 들어온 중국 수비수가 몸을 날려 막아내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만일 둘 중 하나라도 골로 연결됐다면 한국 축구팬들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헤딩골과 이강인 오른발골이라는 희귀한 장면 둘을 그것도 A매치에서 한꺼번에 만날 뻔 했다.

이강인은 그간 약발로 지적됐던 오른발마저 일취월장해 수비수들을 긴장하게 한다. [사진=연합뉴스] 

양발을 잘 사용하면 수비 입장에선 난처하기 짝이 없다. 우리는 괴물들이 득실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세계 최고의 양발잡이 손흥민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잘 알고 있다. 왼발만 써도 막기가 힘든 레벨인 이강인이 오른발을 키우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다.

피파랭킹 24위인 한국이 싱가포르(155위), 중국(79위), 태국(112위)에 비해 객관적 전력이 앞서는 건 자명하지만 대승은 결코 당연한 결과가 아니다. 대놓고 내려서는 팀들에게는 다득점은커녕 승리를 보장하기 힘들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7차전 원정 레바논전에서 1-2로 졌던 아찔한 역사도 있다. 이번 중국 원정도 혹시나 하는 우려가 따랐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 원정에서 0-1로 졌던, ‘창사 참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른발까지 장착한 ‘천재’ 이강인 덕에 한국은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주최하는 월드컵의 첫 스테이지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창의력과 축구 지능으로 무장한 이강인이 있어 클린스만호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과 아시안컵 우승을 노린다.

2023년 일정을 모두 마친 대표팀은 새해 1월 초 다시 소집돼 같은달 12일 개막하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FIFA) 카타르 아시안컵 준비에 돌입한다. 60년 넘게 우승하지 못한 이벤트이라 한이 맺혀 있는 가운데 유럽 무대서 경쟁력을 입증한 이강인, 손흥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턴)이 모여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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