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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린가드 덕분에, K리그는 '서울의 봄'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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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린가드 덕분에, K리그는 '서울의 봄' [SQ현장]
  • 한찬희 객원기자
  • 승인 2024.03.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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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글 한찬희 객원기자·사진 손힘찬 기자] 5만1670명. 

K리그가 잉글랜드 국가대표를 지낸 제시 엘리스 린가드(31)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2024 하나은행 K리그1 2라운드, FC서울 홈 개막전에는 구름 관중이 몰렸다. 이는 2013년 K리그 승강제 도입 이후 최다 관중 순위 1위이며 201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유료 관중 집계 이후 단연 최고다. 

린가드가 경기 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예고된 흥행 대박이다. 사전 예매자 수는 약 4만4000명이었다. 5만 이상이 K리그를 찾은 건 무려 11년 7개월 만이다. 지난해 40대 이상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국민 가수' 임영웅이 시축과 축하 공연차 상암벌을 찾았을 때(4만5007명)보다 6000명 이상 많다. 

기념비적인 관중 수의 비결, 단연 린가드다.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린가드를 만나기 위해 경기장이 붐볐다. FC서울은 경기장 주변에 ‘린가드존’을 설치했고 팬들은 린가드 유니폼을 사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울의 봄'이 지속되기 위해선 린가드의 경기력 상승과 서울의 승리가 필요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1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 K리그 역대 4번째로 많은 관중이 몰려들었다 11년 7개월만의 일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5만 넘는 관중이 들어찬 10일 경인더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열기는 팬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마치 국가대표 A매치를 보듯 국내 언론사뿐 아니라 영국의 ‘디에슬래틱’, ‘데일리메일’도 현장에 왔다. FC서울 구단주인 GS그룹의 허태수 회장도 K리그 역대 4위 관중이 운집한 현장을 찾았다. 일찌감치 선수단을 방문, "2024 K리그 돌풍을 일으켜달라"며 "팬 퍼스트의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달라”고 격려했다. 

린가드는 K리그 역사를 통틀어 단연 최고 네임밸류를 지녔다. 세계 최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그것도 전통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다. 레스터시티 포함 13년간 활약했고 대표팀에서도 32경기에 나서 6골을 넣었다. 

린가드가 경기가 풀리지 않자 짜증을 내고 있다.

린가드는 경기 시작 전 진행된 입단선수 환영 시간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 환호를 이끌어냈다. 경기에서도 적극적이었다. 후반 들어 FC서울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후방으로 내려와 활발히 손짓하며 동료들에게 전방으로 올라갈 것을 지시했다. 조영욱과의 하이파이브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아직 경기력은 올라오지 않은 듯해 보인다. 결정적인 기회가 왔으나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특히 후반 36분 장면은 탄식을 자아냈다. 강성진이 오른쪽에서 땅볼로 찔러준 공을 논스톱으로 찼는데 허공으로 띄워버리고 말았다.  

린가드가 동료에게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린가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팬들이 내 유니폼을 사기 위해 4시간 전에 경기장에 와서 기다렸다는 사실을 경기 직전 알았다”며 "FC서울 팬들이 환영해 주는 것을 공항에 입국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찬스 상황을 두고는 “완벽한 크로스,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강성진이 그때 패스를 줄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볼을 받기 직전 공이 튀어 오르면서 뜨고 말았다"며 "실수가 경기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실수하고 실수하겠지만 더 많이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기동 FC서울 감독은 "린가드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 후반전에 강성진이 린가드 방향으로 뒷공간 패스를 넣어줬는데 몸 상태가 좋았다면, 더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낼 선수였는데 아쉽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팀의 컨디션 회복과 함께 린가드도 상태가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린가드가 전반 30분 교체선수로 그라운드를 밟고 있다.

린가드도 “감독님의 말씀이 맞다. 아직은 100% 몸 상태가 아니다. 90분 경기를 소화하지 않은 시간이 길어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그러나 관중으로 인해 에너지가 오히려 생기기도 했다”고 도약을 다짐했다. 

한편, FC서울 응원단은 개막전 광주FC에 0-2로 진데 이어 홈 첫 경기에서도 0-0으로 비기자 야유를 퍼부었다. 슈퍼스타와 명장 김기동 감독이 합류했고 기성용까지 잔류시키면서 ‘서울의 봄’을 기대했던 팬들 입장에선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린가드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다. "내가 모든 팬분들의 유니폼에 사인을 할 수 없기에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한다"면서 "하루 빨리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더 많은 관중들이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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