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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래터 '5선'에도 가시밭길, FIFA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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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래터 '5선'에도 가시밭길, FIFA의 앞날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30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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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수사에 UEFA 반기…스폰서 이탈 가속화할 경우 21년 독재 흔들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제프 블래터(79)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5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앞으로 임기 4년은 그동안 군림해왔던 17년보다 더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블래터 회장은 30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와 FIFA 총회 선거에서 승리, 4년 임기의 FIFA 회장에 다시 뽑혔다.

블래터 회장은 1차 투표에서 137표를 받으며 알 후세인 왕자(73표)에 크게 앞섰지만 승리 요건인 전체 투표의 ⅔에 해당하는 140표를 얻지 못해 2차 투표에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2차 투표가 열리기 직전 알 후세인 왕자가 사퇴하면서 블래터 회장의 5선이 확정됐다.

1998년 이후 5선에 성공했지만 거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블래터 회장은 이번 임기를 모두 채울 경우 21년 독재를 하게 된다. 1921년부터 1954년까지 역임했던 줄 리메 회장과 전임 주앙 아벨란제의 24년에 이어 역대 세번째 장기 집권이다. 게다가 블래터 회장은 원래 아벨란제의 오른팔이었기 때문에 특정 세력에 의해 FIFA가 45년 장악되어온 셈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듯 현재 FIFA는 온갖 비리와 추문에 휩싸여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라트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한 FIFA의 부정부패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의혹이 풀리기는커녕 점점 확신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마이클 가르시아 전 FIFA 윤리위원회 수석조사관이 펴낸 조사보고서를 완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의혹을 키웠고 미국은 FIFA 관계자를 향해 칼 끝을 겨누고 있다.

이미 FIFA 전현직 부회장 3명을 포함한 고위 관계자와 스포츠 마케팅 기업 관계자 등 16명이 스위스 검찰에 체포돼 미국 송환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 체포되지 않은 블래터 회장은 발빠르게 선을 그으며 '꼬리 자르기'에 나선 모양새이지만 언제 미국이 겨눈 칼이 블래터 회장을 향할지 모르는 일이다.

더구나 그의 지지기반이었던 유럽축구연맹(UEFA)이 마음을 돌리고 있는 것도 충격이다. 블래터 회장은 1998년 첫 선거에서 승리했을 당시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의 지지를 받았지만 지금은 '정적'이 됐다. 플라티니 회장은 선거 직전 블래터 회장에게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게다가 러시아 월드컵이 자칫 반쪽 대회가 된다면 블래터 회장은 앞으로 더욱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UEFA가 러시아 월드컵을 보이콧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폰서까지 이탈한다면 블래터 회장은 더욱 힘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이미 일본 소니가 스폰서 재계약을 거부했고 최대 후원사 가운데 하나인 비자는 FIFA가 새롭고 강력한 윤리 문화를 정립하지 못한다면 스폰서십을 재고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더구나 FIFA의 스폰서 가운데 비자와 맥도널드, 코카콜라는 모두 미국계 기업이다. 현재 미국이 FIFA를 향해 칼날을 겨누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들 기업의 스폰서 재계약이 불발되거나 더 심각할 경우 현재 계약도 파기할 가능성이 높다.

블래터 회장은 "최근의 소용돌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FIFA를 여러분과 함께 개혁해 나가겠다"고 약속했지만 플라티니 UEFA 회장은 "FIFA가 신뢰를 되찾으려면 변화가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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