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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공주' 전가을 강렬했기에, 16강 희망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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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공주' 전가을 강렬했기에, 16강 희망은 살아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14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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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월드컵 코스타리카전 역전골 환호…마지막 순간 통한의 동점골 허용 뒤 "16강 오르겠다' 전의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여자월드컵 출정식을 통해 '눈물 공주'라는 별명을 얻은 전가을(27·인천 현대제철)이 90분 동안 희노애락을 모두 겪었다. 역전골을 터뜨리고 승점 3을 따낼 수 있다는 기쁨에 환호성을 질렀지만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내주며 회한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가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코스타리카와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E조 리그 2차전에서 전반 25분 강유미(24·화천 KSPO)의 크로스를 멋진 헤딩골로 성공시켰다.

1-1 동점에서 터진 전가을의 역전골로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월드컵 출전 5경기째에서 첫 승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맞았지만 후반 44분 동점골을 내주면서 고개를 떨꿨다.

▲ 전가을이 14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여자월드컵 E조 2차전에서 역전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지소연보다 더 빛났던 활약, 한국에 첫 승점 안긴 헤딩골

승점 3을 땄더라면 1승 1패, 승점 4로 조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한국은 승점 1에 그치며 골득실에서 스페인에 밀려 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스페인전에서 승리하면 조 2위로 16강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비기거나 지면 그대로 탈락이다.

한국으로서는 가장 아깝고 아쉬운 90분을 보냈지만 유독 빛났던 선수는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 아닌 전가을이었다.

전가을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와 좌우를 넘나들며 공격을 이끌었다. 지소연이 상대 수비에 묶여 눈에 띌만한 활약을 펼쳐주지 못하는 사이 전가을은 리드골뿐 아니라 세트 피스 상황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활약은 역시 전반 25분의 멋진 헤딩골이었다. 오른쪽 측면을 오버래핑해 들어간 김혜리(25·현대제철)의 패스를 받은 강유미가 크로스를 올린 것을 상대 수비에 앞서 문전 쇄도하며 머리로 각도를 틀어 슛을 날렸고 공은 골키퍼 오른쪽 옆을 지나쳐 그대로 골라인을 넘었다.

전가을은 골을 넣은 뒤 마치 박지성이 2002년 한일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안기듯 윤덕여 감독에게 달려가 포옹했다.

▲ 전가을이 14일(한국시간) 코스타리카와 여자월드컵 E조 2차전에서 역전골을 넣은 뒤 윤덕여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전가을은 후반 3분 골이나 다름없는 날카로운 프리킥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영아(27·현대제철)가 페널티지역 왼쪽 라인 부근에서 넘어져 파울을 얻어낸 상황에서 전가을은 골키퍼를 진땀 흘리게 만드는 날카로운 프리킥을 때렸다. 전가을은 프리킥 외에도 코너킥까지 전담하며 한국의 세트 플레이를 날카롭게 만들었다.

◆ 여자축구의 황금세대 주역, 스페인전은 외롭지 않으리

전가을은 한국 여자축구의 '황금세대'인 1988년생의 주축이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대표팀이 동메달을 따내는 주역이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4위를 이끌며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는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그러나 전가을은 월드컵 출정식에서 "대한민국에서 여자축구로 산다는 것이 정말로 외로웠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는 외로웠던 옛날과 지금을 생각하며 팬들에게 힘을 보태줄 것을 부탁했다.

전가을은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하는 멋진 헤딩골로 그 눈물을 씻어냈지만 뜻하지 않은 동점골로 큰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A매치 69번째 경기에서 33번째 득점을 올린 전가을은 "강유미가 워낙 좋은 크로스를 올려줘 골을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비겨서 너무 안타깝다"며 "그래도 다음 경기가 하나 더 있다. 스페인전은 무조건 이겨 16강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전가을의 말대로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에는 아직 90분이 더 남아 있다. 스페인이 만만치 않지만 이겨내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 전가을이 스페인전에서는 웃음을 끝까지 잃지 않기를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다.

▲ 전가을이 14일(한국시간) 코스타리카전에서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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