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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표 '닥공', 미얀마전 멀티골에 배고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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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표 '닥공', 미얀마전 멀티골에 배고파야 한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1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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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위해 미얀마·라오스에 대승 필요…수비 지향으로 나설 미얀마 깨기 절치부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잡을 수 있는 팀은 확실하게 잡고 간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첫 걸음을 앞두고 '닥공(닥치고 공격)'을 선언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9시(한국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미얀마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미얀마는 지난 4일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143위로 한국(58위)보다 한참 아래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25전 13승 7무 5패로 미얀마를 압도한다. 그나마 5패도 동남아 축구가 위세를 떨치던 1960~1970년대의 일이고 1973년 12월 킹스컵 준결승 2-0 승리 이후 10경기 연속 무패(9승 1무)로 일방적으로 앞선다. 최근에 맞붙었던 2000년 4월 9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전에서도 4-0 완승을 거뒀다.

미얀마가 최근 전력이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한국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미얀마는 수비로 골문을 걸어잠그면서 빠른 발로 역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으로서는 미얀마의 밀집 수비를 뚫을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 미얀마전 단순한 승리 아닌 대승이 필요한 이유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은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브라질 월드컵까지만 하더라도 조 2위까지 모두 최종 예선에 나갈 수 있었지만 방식이 바뀌면서 조 1위를 차지하거나 조 2위일 경우 와일드카드를 받아야만 한다.

8개조로 치러지는 2차 예선에서 와일드카드를 받으려면 조 2위를 차지한 8개팀 가운데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AFC 회원국의 전력차가 최근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최대한 승점은 물론이고 많은 골을 넣어야만 한다.

한국이 속한 G조에서 최약체는 미얀마와 라오스(175위) 정도로 분류된다. 한국은 라오스와 세 차례 맞붙어 모두 이겼을 뿐 아니라 15득점에 무실점을 기록했다. 2000년 아시안컵 예선 당시 9-0으로 이기기도 했다.

쿠웨이트(125위), 레바논(135위)도 FIFA 랭킹에서는 한국보다 한참 아래지만 중동팀이라는 점 때문에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네 팀을 상대로 8전 전승을 거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자칫 쿠웨이트, 레바논과 어려운 경기를 치른다면 골득실과 다득점을 생각해야 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미얀마와 라오스는 확실하게 잡고 가야 한다. 더구나 이들 팀은 한국을 의식해 수비를 집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으로서는 이들의 밀집수비를 뚫어내고 대량득점 승리를 따내야만 최종예선에 가뿐하게 올라설 수 있다.

문제는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평가전에서 3-0으로 이기기 전까지 단 한 차례도 3골 이상을 넣은 적이 없었다. 수비에서는 비교적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슈틸리케 감독 취임 후 14차례 A매치에서 10승 1무 3패를 거두는 동안 멀티골 경기가 다섯 차례밖에 없다는 점은 다소 부담스럽다.

◆ 다양한 공격옵션, 슈틸리케호의 새로운 변신을 보여주마

미얀마, 라오스전에서 대승을 거둘 수 있는 공격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슈틸리케호의 새로운 변신이 필요하다. 이미 그 변신의 가능성을 UAE전에서 보여줬다.

일단 염기훈(32·수원 삼성)이라는 무기가 장착됐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왼발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난 염기훈의 프리킥과 코너킥 능력은 대표팀의 새로운 공격옵션이다. 염기훈은 이미 UAE전에서 전반 종료직전 왼발 프리킥으로 UAE의 골망을 흔들어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줬던 '미친 왼발'이 A매치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미얀마와 라오스는 밀집 수비와 함께 몸으로 맞부딪히는 파울로 한국의 공격을 끊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팀의 파울로 얻어낸 세트플레이에서 골이 나올 수 있다면 무더기 득점이 가능하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은 14일 방콕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면서 세트 피스 훈련에 집중했다. 세트플레이 훈련을 할 때는 취재진까지 모두 내보내고 비공개로 했을 정도로 보안에 철저하게 신경을 썼다. 그만큼 세트 피스 득점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또 UAE전에서 새롭게 발굴한 이용재(24·V-바렌 나가사키)의 원톱 활용도 기대를 모은다. 그동안 원톱 자원은 아시안컵을 통해 '군데렐라'가 된 이정협(24·상주 상무)뿐이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오랫동안 지켜보고 선발한 이용재라는 새로운 자원이 나타나면서 더욱 활발한 공격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재와 이정협 모두 키가 184cm에 이르는 타깃형 스트라이커이면서도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부지런히 움직이는 9번 공격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페널티 지역에 박혀서 나오지 않는 스트라이커보다 9번 공격수를 선호한다.

9번 공격수가 힘을 받으려면 좌우 측면과 처진 스트라이커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도 중요해진다. 좌우 측면에는 이미 유럽의 톱리그에서 기량을 인정받은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과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이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염기훈이 기용될 수도 있고 이재성(23·전북 현대)이라는 자원도 있다. 이재성은 중앙은 물론이고 좌우로도 활발하게 움직이는 프리롤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 박지성의 현역시절 '센트럴 박' 모습을 재현하고 있어 득점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염기훈이나 이재성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으로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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