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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전구단 ‘5할 미만 승률’ 충격파는? 교류전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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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전구단 ‘5할 미만 승률’ 충격파는? 교류전 폐지?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5.07.0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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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 읽기]

[스포츠Q 류수근 기자] 일본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가 사상 처음 경험하고 있는 '전구단 반토막 미만 팀승률'의 충격파가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올해 시즌 후에는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간 교류전의 향방을 포함해 양 리그간 해묵은 고민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센트럴리그는 지난 3일 소속 6개 팀의 승률이 모두 5할 밑으로 추락하는 사상 초유의 경험을 했다. 이날 1위 야쿠르트가 37승38패1무로 승률 0.4933이었고, 6위 주니치가 33승42패1무로 승률 0.440이었다.

◆ 센트럴리그 사상 초유의 전구단 5할 미만 승부에 구단들 ‘일희일비’

▲ 2004년에 촬영한 후쿠오카돔 7회 클리닝타임 광경. [사진= 류수근]

1위 야쿠르트와 2위 한신(36승37패1무 승률 0.4931)의 승차는 ‘제로’였고, 3위부터 5위(요미우리, DeNA, 히로시마)까지는 1위와 0.5게임차, 6위 주니치와 1위와도 4게임차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혼돈'이다. 센트럴리그는 요즘 하루하루 순위가 뒤바뀌는 극심한 혼전 양상을 겪고 있다. 6일 현재 1위 한신(승률 0.507)만이 유일하게 5할 승률을 다시 넘었다. 경기마다 ‘일희일비’하면서 보는 이들의 긴장감은 높아지지만 팀들과 감독들은 죽을 맛이다. 이 상태로라면 올시즌 우승의 향방을 점치기도 그 어느해보다 어려울 전망이다.

1936년 일본프로야구기 시작되고 1950년 양리그 체제로 운영되어 온 이후 단 한번도 겪지 못한 일이다. 센트럴리그를 넘어 일본 프로야구계는 ‘이색 경험’의 차원을 넘어 엄청난 충격 속에 빠졌다.

센트럴리그 6개 전구단이 반토막 승부도 벌이지 못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일찌감치 ‘교류전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같은 사태를 촉발한 직접적인 계기가 ‘교류전’이었기 때문이다.

교류전에서의 참패가 나은 센트럴리그의 진기 현상

교류전은 메이저리그의 ‘인터리그’ 성격의 경기다. 시즌 중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팀간에 맞붙는다. 2006시즌부터 시작됐으며 올해는 5월26일부터 6월14일까지 펼쳐졌다.

교류전이 처음 도입될 당시에는 팀간 6경기씩 36경기로 출발했지만 이듬해 4경기씩 총 24경기로 줄었다가, 올해에는 팀당 3경기씩 모두 18게임으로 더 축소됐다.

경기 결과는 예년처럼 '퍼시픽리그 강(强), 센트럴리그 약(弱)'이었다. 퍼시픽리그팀은 소프트뱅크가 12승6패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5위까지 독식했고, 오릭스만이 하위권(9위)이었다. 센트럴리그팀은 6위 한신(10승8패)이 가장 높은 순위였다는 사실에서 보듯 전부 하위권의 수모를 당했다. 꼴찌인 DeNA는 겨우 3승(14패1무)였다. 전통의 강호 요리우리도 7승11패로 11위에 머물렀다.

교류전이 벌어지기 전 센트럴리그팀 순위는 DeNA가 패수보다 승수가 10이나 많은 상태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고, 2위 역시 승수가 8이 많은 요미우리였다. 그런데 1,2위를 달리던 팀이 교류전에서 패수만 대거 떠안으면서 센트럴리그의 순위가 미증유의 나락으로 빠져든 것이다. 교류전이 끝난 뒤 센트럴리그 전구단의 승패는 214승231패5무로 승수보다 패수가 17이나 많아졌다.

퍼시픽리그의 강세, 교류전뿐만아니라 일본시리즈서도 확연

‘퍼시픽리그 강, 센트럴리그 약’은 교류전이 시작되어온 이후 주된 흐름이 되어왔다.

일본시리즈에서도 1980년대 ‘세이부의 황금시대’ 이후 퍼시픽리그의 강세 현상은 두드러졌다. 1990년대에 양리그가 균형을 맞추는 듯했으나 2000년대 들어 다시 퍼시픽리그의 절대 강세가 나타났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5차례 중 9차례나 퍼시픽리그팀이 시리즈를 제패했다. 지난해에도 이대호가 버티고 있는 소프트뱅크가 한신을 누르고 일본시리즈 정상에 섰었다.

이처럼 퍼시픽리그의 강세가 이어지다 보니 ‘인기는 센트럴리그’라는 공식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의 약진은 전통적인 양대 인기구단인 요미우리와 한신의 명성마저도 위협할 지경이 됐다. 이러다 보니 센트럴리그에서는 ‘남만 좋은 일 시켜주는 교류전을 왜 해야 하냐“라는 볼멘소리가 몇 년전부터 솔솔 새어나왔다.

지난해 8월 양 리그 12구단 대표자회의에서 교류전 경기수를 24경기에서 18경기로 줄인 배경에도 그같은 센트럴리그의 불편한 심기가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표면적인 이유는 팀당 4경기를 하다 보니 일정 조정이 어렵고 늦어진다는 점, 시즌 후 일본대표팀의 구성과 국제대회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등이었다. 하지만 그 뒷배경에는 센트럴리그가 교류전을 통해 득볼 게 별로 없다는 이해관계가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교류전 도입의 배경은 퍼시픽리그의 위기에서 출발

▲ 긴테쓰 버펄로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오사카돔의 2004년 광경. [사진= 류수근]

애당초 교류전은 센트럴리그가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안이었다. 교류전 도입 직전 일본프로야구계는 퍼시픽리그팀이던 긴테쓰 버펄로스가 경영난으로 떠나면서 재편의 위기에 직면했다.

오릭스가 긴테쓰를 흡수해 퍼시픽리그는 5개구단이 됐고, 일본프로야구는 센트럴리그 6개팀을 포함 11개팀이 됐다. 이에 2팀을 합병해 10개팀으로 단일리그를 하자는 의견과,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공히 5개 구단 체제로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팬들은 종전처럼 6구단씩 양리그 체제를 선호하는 목소리가 컸다. 결국 신규 구단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라쿠텐이 새로 가입해 퍼시픽리그는 6개 구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구단 재편 과정에서 팬들이 요구한 것이 메이저리그의 ‘인터리그’를 본 딴 ‘교류전’이었다. 도입 명분은 ‘야구계의 활성화’였다.

일본프로야구의 뿌리는 ‘교진(巨人·거인)’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는 요미우리 자이언츠다. 요미우리는 일본 수도인 도쿄에 근거지를 두고 전국구 인기를 누려왔다. 이와 함께 오사카 지역의 한신 타이거스와 중부지역인 나고야에 자리한 주니치 드래건스 등 3개 구단이 전통적으로 뿌리깊은 인기의 중심축을 형성해 왔다. 이 때문에 센트럴리그 구단들은 전통적인 틀안에서 안주하는 쪽을 선호한다. 그 쪽이 인기 유지면이나 흥행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전통과 역사를 그리워하는 센트럴리그, 문을 다시 걸어 잠글까

이런 배경 때문에 교류전의 도입은 ‘비인기 리그’였던 퍼시픽리그에게는 가뭄의 단비같은 역할을 해왔지만 센트럴리그에게는 이득보다 실이 더 큰 애물단지같은 존재였다. 인기와 흥행 요소만 퍼시픽리그에게 나눠준 결과가 돼 버린 것이다.

이번 ‘교류전 대패’와 ‘5할 미만 승률 수모’는 센트럴리그의 묵은 심기를 건드렸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언론들은 앞으로 ‘교류전 무용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시대가 흘렀어도 여전히 센트럴리그는 여러모로 강자다.

센트럴리그에서 강력히 밀고나가면 퍼시픽리그로서는 거부하기 쉽지 않다. 지난 일본프로야구 역사가 이를 잘 입증해 준다. 교류전에 손대게 되면 그 여파로 장차 일본프로야구계 재편설이 또 다시 고개를 들지도 모를 일이다. 앞으로 센트럴리그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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