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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餘滴)] LPGA 최운정 우승, ‘아빠를 부탁해’의 엄친아판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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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餘滴)] LPGA 최운정 우승, ‘아빠를 부탁해’의 엄친아판 “부럽네!”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5.07.2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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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류수근 기자] 요즘 방송에 ‘아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평소 표현이 서툰 아빠들이 딸과 함께 지내며 좌충우돌하는 관찰 예능프로로그램이다.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 저멀리 태평양 건너에서 최운정 선수의 LPGA 투어 첫승 소식의 감격이 전해졌다. 최 선수가 LPGA에 나선 것은 어느덧 7년째라고 한다. 100경기를 훌쩍 넘고도 57번째가 돼서야 비로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었다.

한국 여걸들의 LPGA 우승 소식은 끊임없이 들려온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최운정 선수처럼 우승을 위해 오랜 기간 눈물겨운 보릿고개를 넘는 선수를 간과하기 일쑤다.

최운정 선수의 우승 소식은 '딸바보' 아버지와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눈물겹게 다가오고 있다. 아버지와 함께 하는 것이 오히려 정상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요인은 아닌지 주위의 우려도 자주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최운정 선수는 끝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효심을 실천했다.

딸이 아버지를 더 좋아한다는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부녀간의 정은 이타적인 여타 정과는 근본적으로 질이 다르다. 아빠를 챙기는 딸의 모습은 그 무엇보다 아름답다. 딸바보 아빠를 주위에서 흔히 본다. 아들만 둔 부모들이 딸을 둔 아버지를 부러워하는 이유다.

하지만 최운정 부녀처럼 모두가 정겨운 부녀는 아니다. ‘아빠를 부탁해’에는 이경규, 조재현, 강석우, 조민기 등 네 부녀가 등장한다. 방송 초기에는 강석우 부녀를 제외하고는 모든 부녀 사이에 대화가 부족했다. 아빠와 딸에 대한 마음이야 비슷하겠지만 내색하지 않는 부녀사이가 많다. 아빠는 자기의 얘기만 하고, 딸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빠가 낯설게 느껴진다.

유교를 존중했던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는 ‘효’였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고 서구화되면서 말뿐인 ‘효’도 많다. 그런 시대에 최운정이 첫 우승 후 가진 인터뷰는 세상 아버지들의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많은 골프 선수들이 부모의 손에 이끌려 골프에 입문하고, 부모들은 그들의 성장 과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개중에는 이 과정에서 부모와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최운정 선수 부녀가 서로 끌고 밀며 이룬 성공스토리는 더욱 빛을 발한다.

아버지는 딸에게 모든 것을 다 퍼주고 조건없이 우산이 되어줬을 터다. “내게도 이런 딸 있었으면”하는 아들만 둔 아버지의 부러운 시샘이 최운정 선수의 첫 우승 소식과 함께 더 커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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