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마운드 집단붕괴' 넥센, '17년차 베테랑' 송신영에 웃는다
상태바
'마운드 집단붕괴' 넥센, '17년차 베테랑' 송신영에 웃는다
  • 김지법 기자
  • 승인 2015.08.05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2일만의 승리' 송신영, "기회 준 감독님께 감사"

[스포츠Q 김지법 기자] 총체적 난국. 넥센 히어로즈 마운드의 현 상태다. 믿는 구석인 외국인 투수 두 명 모두 지난 경기에서 팀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이 가운데 부상에서 돌아온 송신영(38)이 제 역할을 해내며 자존심을 지켰다.

송신영은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전서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삼진 7개를 잡아내는 등 2실점으로 호투했다. 넥센은 11-6으로 이겼고 송신영은 52일 만에 승리를 챙겼다.

경기 후 송신영은 "최근에 좋지 않았는데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상대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최대한 오래 버틴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섰다. 타선의 도움으로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 [목동=스포츠Q 최대성 기자] 송신영이 4일 KBO리그 목동 KIA전에 선발 등판, 역투하고 있다.

넥센 마운드는 최근 계속 흔들리고 있다. 시즌 초반 선발로 낙점됐던 한현희와 문성현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고 불펜에서도 김영민이 부진했다. 전반기 막판엔 조상우마저 흔들렸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이날 경기 전 "올 시즌 투수진 운영은 실패"라고 말할 정도.

송신영도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난 6월 13일 kt전까지 6승 1패를 기록, 구멍난 선발진에 큰 버팀목이 됐던 송신영은 전반기 막판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이후 7월 복귀했지만 단 두 경기에 나서 1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8월 첫 등판에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1999년 현대에서 데뷔한 송신영은 이날 경기까지 총 1105⅔이닝을 던지며 1100이닝을 소화한 KBO리그 56번째 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까지 주로 불펜 역할을 한 송신영에겐 의미 있는 기록이다.

송신영은 "1100이닝 기록을 생각하고 있지 못했지만 달성해서 뜻 깊다. 불펜투수로 1000이닝을 넘기기 어려운데 지금까지 크게 아프지 않고 던질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베테랑 송신영의 진면목은 올 시즌 유독 빛을 발하고 있다. 한현희와 문성현은 속구 구위가 빼어남에도 선발진에서 자리 잡지 못해 날카로운 제구로 승부하는 송신영의 가치가 더욱 올라갔다.

▲[목동=스포츠Q 최대성 기자] 송신영이 4일 KBO리그 목동 KIA전 7회 2사 1, 2루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1km까지 나왔지만 대부분은 130km 중후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송신영은 날카로운 제구와 알고도 당하는 변화구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지난 6연승 기간 동안 40점을 올린 KIA 타선을 상대로 송신영은 1회부터 신종길과 김주찬을 삼진으로 제압,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2회 이범호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은 송신영은 3회까지 삼진 3개를 더하며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속구와 슬라이더의 날카로운 제구에 KIA 타자들은 맥없이 방망이를 헛돌렸다.

5회까지도 대타 나지완을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무실점으로 막아낸 송신영은 6회 위기를 맞았다. 2사 이후 김주찬과 브랫 필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다. 다음 타자 이범호와 상대한 송신영은 볼카운트 2-0에서 변화구 3개를 연속으로 던져 헛스윙을 유도, 삼진으로 위기를 넘겼다. 송신영의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에 홈팬들은 열광했다.

7회 1점을 더 내준 2사 상황에서 마정길에게 공을 내주고 교체됐지만 송신영은 이날 경기의 영웅이었다. 경기 후 염경엽 넥센 감독은 "선발 송신영이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는 등 전체적으로 좋은 피칭을 했다"고 칭찬했다.

막강한 타선에 비해 마운드가 약한 넥센. 송신영은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며 후반기 팀에 큰 희망을 안겼다.

▲ [목동=스포츠Q 최대성 기자] 넥센 선수들이 4일 KBO리그 KIA전에서 11-6으로 승리 후 자축하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