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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 사나이' 강민호 팀사랑, 그 얼마나 기특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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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 사나이' 강민호 팀사랑, 그 얼마나 기특하랴?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8.06 0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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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4호 그랜드슬램으로 올해 최다 만루포 타이…"이 홈런이 좋은 계기 됐으면"

[울산=스포츠Q 이세영 기자]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탬이 돼 기쁘다.”

역전 만루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끈 소감을 묻자 되돌아온 대답이다. 롯데 자이언츠 안방마님 강민호(30) 머릿속의 첫 번째는 바로 팀이었다. 연패에 빠진 팀을 먼저 생각했기에 더욱 절실했다.

‘만루의 사나이’다운 대포였다. 강민호가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을 때리며 롯데의 역전승을 견인했다. 강민호는 5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서 만루 홈런 포함 4타수 1안타 4타점을 쓸어 담았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롯데는 두산에 8-6 역전승을 거뒀다.

한 방이 필요한 상황에서 터진 대포였기에 롯데 입장에서 더 반가웠다. 팀이 4-5로 뒤진 7회말 1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강민호는 상대 투수 오현택의 초구를 강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 홈런(비거리 130m)으로 연결했다. 승부를 뒤집는 강력한 한 방이었다.

▲ 강민호가 5일 KBO리그 울산 두산전에서 7회 만루 홈런을 때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 홈런으로 강민호는 한 가지 기록을 세웠다. 올해만 네 차례 그랜드슬램을 날리며 박재홍(1996년), 김상현(2009년)과 함께 한 시즌 최다 만루 홈런 타이를 이뤘다. 올해 만루 상황에서 6타수 5안타(4홈런) 19타점을 폭발한 강민호는 명실상부 만루에 강한 사나이로 등극했다.

강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기쁠 법도 했지만 강민호는 담담했다. 그저 팀이 3연패에서 벗어나는 데 보탬이 됐다는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며 운을 뗀 강민호는 “무엇보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탬이 될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롯데는 이날 전까지 3연패 늪에 빠져 5위 SK에 4.5경기 뒤진 8위에 머물러 있었다. 만약 이날도 졌다면 그만큼 가을야구가 멀어졌을 터. 중심타선에서 제 몫을 해줘야 할 강민호의 활약이 절실했다.

그러나 강민호는 후반기 들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지난달 25일 KIA전부터 31일 kt전까지 17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등 후반기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홈런도 하나밖에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강민호는 이날 만루 홈런을 치며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았다. 장타를 많이 때릴 수 있다는 다짐도 새로이 아로새길 수 있었다. “최근 경기에서 방망이가 잘 맞지 않았는데 오늘 홈런이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한 강민호다.

자신만을 돌아보지 않았다. 롯데가 더 강해지기 위해 첫 번째로 마운드가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하는데, 베테랑 정대현이 돌아오면서 숨통이 틔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포수로서 팀 전체적인 부분을 살펴보는 세심함이 돋보인 대목.

▲ 강민호(가운데)가 5일 KBO리그 울산 두산전에서 7회 만루 홈런을 때린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강민호는 “최근 대현이 형이 복귀해 불펜에서 안정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 포수로서 매우 든든하다”며 웃었다. 팀이 승리하기 위해 불펜투수들과 호흡도 잘 맞춰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강민호의 활약을 지켜본 이종운 롯데 감독은 “민호가 어려울 때 팀을 구했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조금 한 것 같은데, 오늘을 계기로 제 실력이 다시 나오리라 본다”고 강민호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중심타자로서, 또 안방마님으로서 역할이 크지만 부담감 보다는 책임감으로 팀에 헌신하려 한다. 역전 만루 홈런만큼 값진 강민호의 ‘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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