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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 무산 후 안타러시' 구자욱, 멘탈도 신인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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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 무산 후 안타러시' 구자욱, 멘탈도 신인왕?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8.08 0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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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경기 연속안타 행진 마감한 뒤 다음날 4안타 폭발

[포항=스포츠Q 이세영 기자] 전날 8회에 좌익수 뜬공을 치며 연속경기 안타 행진 중단이 확정된 순간, 구자욱(22·삼성)이 김한수 타격코치에게 웃으며 건넨 한마디는 뜻밖이었다.

아쉬움을 토로할 법도 했지만 “이번엔 타격 밸런스가 괜찮지 않았어요?”라고 웃은 것. 야구에 대한 만만치 않은 열정을 가졌기에 나올 수 있는 말이었다.

대기록 도전에 마침표를 찍은 후 다음 날 행보는 놀라웠다. 언제 그랬냐는 듯 예전의 타격 밸런스를 찾은 구자욱은 다시 안타를 생산하며 산뜻한 새 출발을 알렸다.

구자욱은 7일 KBO리그 포항 SK 와이번스전에서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 5타수 4안타 4득점을 기록했다. 구자욱의 맹활약을 앞세워 삼성은 SK를 17-4로 대파, 4연승을 질주했다.

▲ 구자욱이 7일 KBO리그 포항 SK전에서 1회말 득점에 성공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미 1군 첫해 최다인 2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치고 있었지만 이 부문 역대 최다기록에 해당하는 39경기엔 아직 16경기가 모자랐다. 이에 구자욱은 자기도 모르게 안타를 꼭 쳐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었다.

7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류중일 삼성 감독은 전날 구자욱의 타격에 대해 “밸런스가 잡히지 않다 보니 배트가 아닌 발로 안타를 만들려 했다”며 “끝이 보일 정도로 자세가 무너져 있었다. ‘안타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새 출발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어제 아슬아슬한 땅볼 타구에 합의판정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 감독의 말을 들어서였을까. 구자욱은 첫 타석부터 안타를 생산하며 힘찬 새 출발을 알렸다. 1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구자욱은 상대 선발 크리스 세든으로부터 깨끗한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최형우의 2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은 구자욱은 득점에도 성공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11구까지 간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낸 구자욱은 3회 중전 안타로 찬스를 이었고 5회에도 우익수 방면 2루타로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 구자욱이 7일 KBO리그 포항 SK전에서 5회 2루타를 친 뒤 타임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6회 삼진으로 주춤했지만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호쾌한 3루타를 날린 구자욱은 박해민의 중전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이날 네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다섯 차례 출루 중 네 번이나 홈을 밟은 구자욱은 이날 팀 대량득점의 첨병 역할을 했다. 4안타를 몰아친 구자욱은 자신의 시즌 타율을 0.351로 끌어 올리며 타격 3위에 자리했다.

연속안타 행진이 끊겨 감정에 변화가 생겼을 법도 한데, 곧바로 마음을 추스르고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타격 밸런스를 한창 좋았을 때로 찾았음은 물론이다. 웬만한 베테랑 선수만큼 멘탈도 강한 구자욱이 1군 풀타임 첫해에 눈부신 성공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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