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29 00:09 (수)
[대한민국 레바논] 슈틸리케호 새 전략상품, 권창훈 '21세 터닝슛'
상태바
[대한민국 레바논] 슈틸리케호 새 전략상품, 권창훈 '21세 터닝슛'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9.09 0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오스전 이어 레바논 원정에서도 득점포…좌우 양발로 A매치 2경기 연속골 폭발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권창훈(수원 삼성)의 오른발 골이 터지는 순간 함박웃음을 지으며 코칭스태프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슈틸리케 감독의 안면에 환한 미소가 그려진 것도 부임 후 처음이다.

권창훈은 8일 레바논 시돈의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레바논 원정 G조 3차전에서 후반 15분 기성용의 스루패스를 받아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지난 3일 라오스전처럼 기성용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권창훈은 거칠 것이 없었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원톱 선발로 나선 석현준의 뒤를 지원하는 2선 공격수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레바논 공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권창훈은 전반 26분 구자철의 두 번째 골 과정에서도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권창훈은 대한민국 진영 하프라인 근처부터 레바논 미드필드까지 단숨에 단독 드리블해 파고 들어갔고 미드필드 중앙부터 달려오던 구자철을 발견하고 패스를 밀어줬다. 상대 수비 2명 사이에서 넉넉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구자철은 페널티지역 중앙으로 진입하자마자 한 박자 빠른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구자철의 슛 감각도 칭찬해줘야 하지만 빠른 드리블과 넓은 시야로 어시스트를 배달해준 권창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레바논전에서 권창훈이 가장 빛났던 순간은 역시 후반 15분 득점 장면이다. 정우영과 기성용을 거친 공은 곧바로 권창훈에게 연결됐다. 패스가 연결되는 장면에서 권창훈의 움직임은 21세의 어린 선수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노련했다.

기성용이 공을 갖고 있을 때만 하더라도 레바논 수비수 앞에 있었던 권창훈은 패스할 조짐이 보이자 재빨리 수비수 뒤로 빠져들어가 오프사이드에서 순식간에 빠져나왔다. 이윽고 공을 받은 권창훈은 아크 정면에서 반 박자 빠른 오른발 터닝 슛을 날렸고 공은 순식간에 오른쪽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이를 본 김태륭 SPOTV 해설위원은 "권창훈의 움직임은 마치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보는 듯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앞서 권창훈은 다시 한번 왼발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로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비록 공은 수비벽과 크로스바 위를 훌쩍 넘기기도 했지만 고종수 수원 코치의 지도를 받아 연마한 왼발 슛의 위력은 여전했다.

더욱 특이할만한 것은 권창훈의 이날 골은 오른발에서 나왔다. 이는 권창훈이 좌우 가리지 않고 양발을 잘 쓴다는 뜻이다. 이미 이운재 올림픽 대표팀 골키퍼 코치도 권창훈에 대해 "왼발 슛 능력이 좋지만 오른발도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권창훈은 벼락스타가 아니다. 이미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 때부터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어리면서도 기량이 뛰어난 권창훈을 눈여겨보고 있던 슈틸리케 감독은 올 시즌 수원에서 맹활약하는 경기력을 보고 지난달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을 통해 슈틸리케호의 '앙팡테리블'로 탄생했다. 이어 9월 월드컵 예선 2연전을 통해 A매치 데뷔골 등으로 3골을 터뜨렸다.

권창훈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 멤버이기도 해 다음달 호주와 평가전 2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권창훈은 올림픽 대표팀에서는 에이스로, 성인 대표팀에서는 든든한 또 한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하게 됐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원더보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