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강동희 객원기자] 수원 삼성과 FC 서울이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 맞대결을 벌였다. 흔히 말하는 K리그의 최고 흥행카드 '슈퍼매치'였다. 이날 경기에서 서울은 아드리아노의 멀티골과 차두리의 쐐기골로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수원에 3-0으로 완승, 지난 4월 패배를 설욕했다.
수원은 지난 4월 18일 홈경기에서 서울에 5-1 승리를 거뒀고 6월에 벌어진 원정 2차전에서는 득점없이 비겨 올 시즌 슈퍼매치에서 1승 1무로 앞섰다. 특히 월드컵 예선전을 통해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한 '샛별' 권창훈이 소속팀 수원 복귀 후 5경기에 4골을 넣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에 슈퍼매치 승리를 자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서울은 올 시즌 수원을 상대로 1무 1패로 밀린데다 30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에 0-3으로 완패,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서울은 수비진을 재정비하며 설욕을 다짐했다.
앙숙 관계인 수원과 서울의 '축구 전쟁'에서 골을 넣는 선수는 영웅이 된다. 역대 75번째 슈퍼매치에서 영웅은 역시 멀티골을 넣은 아드리아노였다. 아드리아노는 2골을 터뜨리며 올 시즌 13골 가운데 5골을 수원을 상대로 넣어 '수원 킬러'가 됐다.
서울의 설욕전은 아드리아노에서 그치지 않고 전반 종료 직전 수원의 역습 전개 과정에서 수비수 연제민의 패스를 가로챈 차두리가 빠른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슛으로 쐐기골을 넣으며 3-0 통쾌한 설욕을 완성했다.
수원은 후반 카이오와 산토스를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서울의 단단한 스리백과 유상훈의 선방에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로써 수원과 서울은 각각 1승 1무 1패로 슈퍼매치 마지막 승부를 상위 스플릿에서 가리게 되었다.
이번 슈퍼매치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수원과 제주 등에서 뛰었던 신영록은 경기 시작 전 시축자로 나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2011년 제주 소속으로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였다가 50일 만에 의식을 회복, 지금까지 재활 치료중이다. 이날도 휠체어를 타고 그라운드에 선 신영록은 부친의 부축을 받으며 시축, 양팀 선수와 팬들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서울은 좌우 측면경쟁에서 승부가 갈릴거라며 차두리와 고광민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이 부분이 적중했고 부상에서 복귀한 오범석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님을 알고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서울 고광민은 경기내내 수원의 오범석과 부딪히며 필요할 땐 상대의 실수를 유도해 효율적으로 지배하며 서울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차두리는 세레머니에 대해 “외국에서는 자주 나오는 세리머니다. 내가 골을 넣으니 수원 팬들이 너무 조용해져 그 소리들이 다 어디로 갔냐는 의미다. 차 씨 집안이 대단한 것 같다. K리그에서도 아버지와 내가 흔적을 남긴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