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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종려상 품은 누리 빌제 세일란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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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종려상 품은 누리 빌제 세일란은 누구?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5.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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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제67회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은 '윈터 슬립(Winter Sleep)'의 터키 감독 누리 빌제 세일란(55)이었다.

세일란 감독은 2002년 '우작(Uzak)'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2008년 '스리 몽키스(Three Monkeys)'로 감독상, 2011년에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Once Upon a Time in Anatolia)'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쥐었다. 올해 마침내 황금종려상을 품으며 명실상부한 거장 반열에 우뚝 섰다.

1959년 1월26일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난 그는 이스탄불의 보아지치 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당시 사진·영상 관련 대학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여권 사진을 찍어주고 용돈을 버는 게 일상이었다. 졸업 후 영국 런던, 네팔의 카트만두 등을 여행하면서 미래를 고민하다가 군 입대했다. 군에서 비로소 영화감독이 되기로 하고 제대 후 단편영화 제작을 시작했다.

95년 단편영화 '코쿤(Cocoon)'으로 데뷔하자마자 주목받았다. 같은 해 칸 국제영화제 단편부문에 초청받았고 단편영화 부문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다. 97년 첫 장편 데뷔작인 '작은 마을(Kasaba)'로 98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칼리갈리상, 도쿄 국제영화제 은상을 받으며 터키 영화의 새 기수로 떠올랐다. 이후 '윈터슬립'을 비롯해 장편영화 7편 모두를 국제영화제 시상대 위에 세우는 놀라운 재능을 보여줬다.

그의 영화는 주로 소시민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실존 문제를 파고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삶의 단조로움과 외로움, 인간 사이의 거리감 등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섬세하게 영화에 녹여낸다. 화면을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관조하는 정적인 촬영방식과 롱테이크 기법을 주로 구사한다. 등장인물의 음울한 얼굴을 오래 비추면서 관객들 또한 그 인물의 감정에 빠져들게 하는 연출은 세일란만의 장기다.

황금종려상을 받은 '윈터 슬립' 또한 작은 호텔을 운영하는 남자와 그의 가족,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 역시 정적인 촬영 방식이 두드러지며 상영 시간이 3시간20분에 이른다.

세일란 감독은 저예산으로 영화를 연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로 아마추어 배우를 캐스팅하거나 자신의 부모를 비롯해 가족을 영화에 출연시키기도 한다. 아내 에브루 세일란도 배우이면서 사진가이고 영화제작자다.

그는 칸에서 터키 소마 탄광에서 일어난 최악의 폭발 사고로 목숨을 잃은 301명의 광부를 애도하는 메시지를 전해 시선을 끌었다. '윈터 슬립'의 공식 프리미어가 열린 17일(현지 시간) 출연 배우들과 함께 '#SOMA'라는 문구를 적은 A4용지 크기의 종이를 기자와 관객을 향해 들어 보였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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