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큰물에서 놀고 온 정현(19·상지대·삼성증권 후원)에게 챌린저 무대는 좁다.
세계랭킹 73위 정현은 27일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가오슝 챌린저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125위 유키 밤브리(인도)를 2-0(7-5 6-4)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올해 4번째이자 통산 5번째 챌린저 정상이다. 지난 5월 부산오픈 이후 4개월 만에 맛보는 우승이다.
정현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괴력을 발휘했다. 2번 시드를 받은 그는 8강서 153위 위르겐 조프(에스토니아)를 2-0으로, 4강서 129위 이토 다쓰마(일본)에게 기권승을 거둔데 이어 결승서도 2세트 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승리를 맛본 정현은 부쩍 성장해 있었다.
지난달 US오픈 1회전에서 제임스 덕워스(호주)를 꺾고 한국 선수로는 이형택 이후 7년 만에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 승리를 따냈던 정현은 2회전에서 톱클래스의 스타니슬라스 바브린카(스위스)를 만나 3시간이 넘는 혈투를 펼친 끝에 패하는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지난 7일 국내로 귀국한 정현은 2주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했다. 윤용일 전담코치는 “밤브리도 최근 상승세에 있었고 생각보다 까다로운 테니스를 구사해 초반에 당황했지만 잘 이겨냈다”며 “정현도 흔들림 없이 경기를 풀어 나가더라. 한 단계 성장한 듯해 든든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명실상부한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한 정현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ATP 랭킹포인트 125점과 상금 1만 8000달러(2150만원)를 획득했다. 다음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60위대 초반까지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정현의 개인 최고 랭킹은 지난 5월 기록한 69위, 한국인 최고 랭킹은 2007년 8월 이형택이 세운 36위다.
정현은 중국으로 이동해 선전오픈에 출전한다. 단식 1회전 상대는 223위의 우디(중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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