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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테임즈, 박병호 제치고 MVP를 수상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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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테임즈, 박병호 제치고 MVP를 수상해야 하는 이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10.0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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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부동의 톱, 부전공 도루까지 4위, 40-40 사이클링히트 2회 최초

[문학=스포츠Q 민기홍 기자] 박병호(넥센)는 대단하다. 2년 연속 50홈런, 4년 연속 홈런왕은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기록이다. 야구팬들은 다시는 만나기 힘든 ‘슈퍼 장타자’를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에릭 테임즈(29·NC)는 더 대단하다. 40홈런과 40도루는 34년 KBO리그 역사상 전무한 기록이다. 아무리 프로야구가 144경기로 늘어났다고 해도,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됐다고 해도 30-30도 아니고 40-40을 기록하는 게 말이나 되는가.

테임즈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받아야 마땅한 시즌이다. 야구는 홈을 많이 밟아야 이기는 게임이다. 그럼 누상에 많이 나가야 한다. 테임즈는 박병호보다 2루타도 3루타도 안타도 많이 때렸다. 타율은 4푼 가까이 높고 ‘부전공’인 도루에서도 톱 5 안에 든다.

리그에서 40홈런을 넘긴 타자는 테임즈를 비롯해 박병호,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등 3명뿐. 40도루를 넘긴 이는 4명이다. 박해민(삼성), 박민우(NC), 이대형(kt)이다. 셋의 홈런 개수를 합치면 3개다. 테임즈는 한 차례도 담장을 넘기지 못한 박해민, 이대형과 도루로도 견줄 수 있다.

역대 외국인선수 MVP 수상 사례는 1998년 타이론 우즈(당시 OB)와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가 있었다. 우즈는 42개의 홈런으로 장종훈(41개)의 기록을 갈아치웠고 리오스는 무려 22승을 거뒀으니 마땅한 후보자를 찾기도 힘들었다.

53홈런의 박병호는 물론 대단하다. 2003년 이승엽이 세운 타점 기록(143개)도 12년 만에 뛰어넘었다. 개인 통산 세 번째 MVP를 노려봄직한 성적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올해는 생산성에서 테임즈에 근소하게 뒤진다. 넥센의 팀 성적도 NC보다 떨어진다.

2012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장원삼(삼성)의 차지였다. 넥센 소속이던 브랜든 나이트는 208⅔이닝 16승 4패,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하고도 157이닝 17승 6패, 평균자책점 3.55의 장원삼에 밀렸다. 삼성은 우승을 했고 나이트는 외국인이었다.

외국인과 토종 선수들을 차별하는 시대는 지났다. 실력과 인성을 갖추면 팬들은 무한 지지를 보낸다. 더스틴 니퍼트(두산)는 ‘니느님’으로 불린다. 브렛 필(KIA)은 광주 최고의 슈퍼스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NC는 “테임즈가 내년에도 한국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잘하는데, 운동선수로서는 최고 전성기인 서른줄에 접어드는데 테임즈는 한국에 남겠단다. 일본프로야구(NPB) 진출, 메이저리그(MLB) 재도전 등 다양한 옵션이 있음에도 ‘아이러브 코리아’를 외치며 NC와 함께하겠다고 재계약에 합의했다.

34년 KBO리그 최초 40홈런-40도루를 달성했다. 한 시즌 사이클링히트를 두 차례나 기록한 선수도 테임즈가 유일하다. ‘야구의 꽃’이 홈런이라지만 올해만큼은 테임즈가 박병호보다 낫다. 박병호가 3일 삼성전에서 4연타석 홈런을 날려 이승엽의 기록(56개)을 갈아치우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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