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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성 빠진 '마셰코' 무슨 재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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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성 빠진 '마셰코' 무슨 재미로?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4.06.0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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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이예림기자] 완벽하지 않은 인간에게도 '완벽'이 요구되는 때가 있다. 평가자의 포지션을 맡게 됐을 때다. 피평가자들의 '생존'이 달린 경쟁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올리브티비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스터셰프코리아 시즌3’(이하 ‘마셰코’)에서는 블루팀과 레드팀이 경합을 벌이는 미션 중에 심사위원 김훈이 셰프가 블루팀을 도와주는 장면이 그려졌다. 무리하게 많은 수의 요리를 계획한 블루팀이 정해진 시간 내에 완성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김훈이 셰프가 블루팀을 위해 뜨거운 면을 부채질해줬다.

요리가 끝난 뒤에 '마스터셰프 캐나다'에서 독설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엘빈 렁은 레드팀에게 한 표를 던졌다. 그러나 최종 승리는 블루팀에게 돌아갔다. 이 방송이 끝난 뒤 '마셰코'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심사위원이 참가자들을 도와줘도 되느냐는 글들이 올라오는 등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마셰코' 시즌 1~3까지 연출하고 있는 하정석 PD는 2일 오후 스포츠Q와의 통화에서 "당시 현장에서 김훈이 셰프가 부채질을 해준 게 전부다"며 "도전자들이 미션을 수행할 때 심사위원들이 조언을 해준다거나 시간이 촉박하면 재료 손질을 도와주는 경우가 꽤 있다. 그러나 조리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 노희영 전략고문, 김훈이 셰프, 강레오 셰프(왼쪽부터) [사진=CJ E&M]

'마스터셰프US'에서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스타 셰프 고든 램지를 비롯한 세 명의 심사위원은 도전자들에 대해 심층적인 평가를 내놓는다. 도전자의 성격, 심사위원을 대하는 태도보다 '맛'에 초점을 맞추며 각 도전자들이 가진 강점과 약점을 말한다.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원칙상 '마셰코'에서 맛과 공정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요소임에도 비공식적인 평가 기준인 '감정'이 도전자 탈락에 있어 큰 작용을 한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마셰코 셀러브리티'에 출연한 슈퍼주니어M의 멤버 헨리는 출연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김소희 셰프에게 자유분방한 태도가 성실치 못한 모습으로 보여 음식 평가를 받는 시간에 태도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또 강레오 셰프가 알려준 방법대로 만들지 않고 독자적으로 만든 음식의 완성도가 다른 도전자들의 눈에 높았음에도 강 셰프는 헨리를 탈락시켰다.

이외에도 '마셰코' 본선에 앞선 예선에서도 맛보다는 도전자들의 사연과 눈물에 점수를 더 주는 광경이 여러 번 연출된 바 있다. 평가자들이 이성과 냉철한 분석보다 '감정'에 몸을 맡기게 되면 시청자들의 '감동'은 반비례된다는 공식을 '마셰코'가 보여주고 있다.

제작진들이 굳이 대표성을 가진 각 분야의 '전문가' 3명을 심사위원으로 섭외했는지 돌이켜봐야 할 시점이다. '직업, 연령,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요리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의 요리 대격돌'이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한 아마추어스러운 경우지만 어쩌면 '정의'에 목말라있는 우리 사회의 파편을 보여주고 있는 사례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마셰코'의 변화는 시급하다.

pres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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