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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거장들의 웰메이드 향연 '스파이 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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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거장들의 웰메이드 향연 '스파이 브릿지'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10.21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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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스펙터클한 역사극의 레전드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미국 인디신을 대표하는 천재 감독 겸 각본가 코언 형제 각본, 진정성 있는 연기 대가 톰 행크스 주연. 이른바 ‘선수’들이 모여 만든 영화 ‘스파이 브릿지’는 웰 메이드란 이런 것임을 웅변한다.

‘스파이 브릿지(Bridge of Spy)’는 ’은밀한 협상‘을 뜻하는 단어로 원래 이름은 독일 베를린 근교에 위치한 글리니케 다리다. 냉전시대, 최초의 스파이 협상이 이뤄진 장소로 이후 미국과 소련의 스파이 맞교환 장소로 이용됐다.

▲ '스파이 브릿지'의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 역 톰 행크스(사진 위)와 소련 스파이 루돌프 아벨 역 마크 라이런스

숨겨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스파이 브릿지’는 전쟁의 공포와 매카시즘 광풍이 최고조에 이른 1957년, 소련 스파이로 활동하다가 FBI에 체포된 루돌프 아벨(마크 라이런스)의 변호를 맡은 보험전문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톰 행크스)의 드라마틱한 실화를 그린다.

제임스 도노반은 자신은 물론 가족의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변론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한다.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신념과 용기로 아벨의 변호에 최선을 다한다. 그는 이후 소련 상공에서 정찰 비행을 하다 격추당해 소련에 체포된 CIA 첩보기 조종사 개리 파워스(오스틴 스토웰)와 루돌프 아벨을 맞교환하는 비밀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동베를린으로 향한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시선을 압도하는 ‘스파이 브릿지’는 할리우드 주류 영화의 이분법적 선악구도에서 탈피, 적국 스파이의 신념과 애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이를 개인의 양심의 자유, 법과 국가의 본질적 의미는 무엇인가로까지 확장하며 시대정신을 담아낸다.

‘바톤 핑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인사이드 르윈’ 등 창의적인 작품들을 양산해온 코언 형제는 유명 극작가 맷 차먼과 함께 시나리오를 맡아 극적 긴장이 넘치는 스릴러를 완성시켰다. 대상은 다르나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제임스 도노반’ ‘루돌프 아벨’ ‘제임스 도노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영리한 플롯은 2시간15분의 긴 러닝타임을 한순간도 한 눈 팔지 못하게 한다.

 

1957년부터 60년, 미국 브루클린 법정에서부터 장벽이 올라가는 동베를린의 구시가와 서베를린 내 미국 검문소 체크포인트 찰리에 이르기까지 냉전시대의 을씨년스런 풍광을 재현한 로케이션, 촬영, 조명, 의상 등 모든 것이 순도 높다.

인간의 존엄을 위해 투쟁하는 '필라델피아'의 동성애자 변호사 앤드류에 이어 정의의 법정에 다시 선 톰 행크스는 유머와 지성으로 제임스 도노반을 21세기로 생생하게 불러낸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감 연기라는 평이 속속 나올 정도다. 영국의 연기파 마크 라이런스는 조국애, 죽음에 대한 공포, 가족에 대한 그리움, 도노반과의 특별한 우정 등 만갈래 감정을 깊은 눈빛과 꽉 다문 입매만으로도 강렬하게 빚어낸다.

‘스파이 브릿지’는 재미와 감동, 가슴이 뜨거워지는 휴머니즘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거장들의 힘이다. 11월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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