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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어 빛나리' 서윤아, 교통사고 자해까지…클래식한 악녀의 클리셰 (캐릭터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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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어 빛나리' 서윤아, 교통사고 자해까지…클래식한 악녀의 클리셰 (캐릭터열전)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2.1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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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의 서윤아가 클래식한 악녀의 클리셰를 선보이며 극의 갈등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TV소설이 1970년대나 1980년대를 주요 소재로 해온 반면, 현재 방송중인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는 1950년대 이야기로 시작해 1960년대를 드라마의 중요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의 무대인 1960년대는 최근 한국 드라마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시대이기도 하다. 시대상만으로도 극적인 갈등을 끌어내기 쉬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은 종종 있어왔지만, 1960년대는 만만치 않은 시대고증에 비해 사회적으로도 급격한 개발의 시대라 뚜렷한 시대적 갈등도 존재하지 않아 그동안 드라마에서 많이 잊혀진 시대이기도 했다.

▲ 서모란(서윤아 분)은 자신이 좋아하는 윤종현(이하율 분)의 방에서 종현이 어린시절 첫사랑 조봉희(고원희 분)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보고 그림을 찢으려 한다. 또한 모란은 GB 양장점 면접에서 봉희가 만든 옷을 보자 가위로 난도질을 해버린다. [사진 = KBS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 방송화면 캡처]

이처럼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에도 물론 드라마의 필수요소인 악녀(惡女)는 존재한다. 윤종현(이하율 분)을 사이에 두고 주인공 조봉희(고원희 분)와 대척점을 이루고 있는 서모란(서윤아 분)이 그 주인공이다.

음모와 모함을 넘어 '이브의 사랑'의 강세나(김민경 분)나 '돌아온 황금복'의 차미연(이혜숙 분)처럼 경쟁자를 살해하려는 모습까지 보이는 현대의 악녀들에 비해,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에서 고원희에게 투닥거리는 서윤아의 모습은 사뭇 유치하기도 하다. 하지만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가 보통 TV소설의 배경인 1970년대보다도 10년 이상 앞선 시대라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런 서윤아의 악녀연기에는 시대적인 현실감이 존재한다.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에서 서윤아가 보여주는 악녀연기는 귀엽기까지 하다. 고원희를 괴롭힌다는 것이 고작 재단실에서 고원희가 재단해놓은 옷을 가위로 난도질하거나, 누가 봐도 뻔히 들여다보일 거짓말로 모함하는 정도다. 

서윤아의 악녀 행각은 '출생의 비밀'을 속이는 과정에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악녀 행각이 이하율이 고원희를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질투와 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고원희가 대학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자신과 동등하게 옷을 만든다는 것에서 비롯된 20대 여자다운 소소한 장난이었다면, 고원희가 사라박(황금희 분)의 친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자신이 오히려 허리에 있는 점을 내세워 친딸로 주장하면서부터다.

서윤아는 고원희가 자신의 이복동생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이하율이 고원희를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질투로 황금희의 딸을 자처하고 그것을 무기로 고원희를 GB 양장점에서 내쫓으려고 한다.

여기에 16일 방송된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에서 서윤아는 자해소동까지 벌이며 클래식한 악녀의 진가를 보여줬다. 고원희를 좋아하니 더 이상 눈앞에 나타나지말고 사라지라는 이하율의 말에 서윤아는 "내가 죽어버리면 되는 거냐?"며 달려오는 차에 몸을 던져 차에 치인 것이다. 

▲ 서모란(서윤아 분)은 조봉희(고원희 분)를 좋아한다며 이제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는 윤종현(이하율 분)의 말에, 종현이 보는 앞에서 차에 뛰어들어 자해를 한다. [사진 = KBS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 방송화면 캡처]

이런 서윤아의 악녀행각에는 예뻐할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는 현대 드라마의 악랄한 악녀와는 다른 애틋함이 존재한다.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리겠다는 최근의 악녀들과 달리, 서윤아의 악녀 행각에는 이하율을 좋아하는 마음이 불러온 질투와 고원희에 대한 열등감이 근간에 깔려 있다. 또한 서윤아의 악녀행각 역시 치밀한 계획을 거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돌발적으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튀어나온 거짓말이나 행동이 서윤아를 더욱 악녀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서윤아가 황금희의 딸을 자청하는 장면만 봐도 고원희를 GB 양장점에서 해고시키기 위해 꾸민 원단 도둑 혐의가 자신에게 돌아오고 오히려 자신이 경찰에 체포되게 되자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튀어나온 말에서 시작됐으며, 이하율의 앞에서 벌인 자해소동 역시 이하율에게 "내 눈앞에 나타나지마라"는 말을 듣고 홧김에 벌인 소동이니 말이다.

오히려 서윤아는 황금희를 어머니라고 하며 황금희가 쌓아올린 부와 명예를 가로챌 생각을 하면서도, 친 어머니인 오애숙(조은숙 분)에 대한 애정을 거두지 않는다. 조은숙은 남편인 서동필(임호 분)이 황금희, 서윤아와 함께 식사를 했다는 말에 질투를 하지만, 서윤아는 그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조은숙을 안아주며 "나한테 엄마는 엄마 하나 뿐"이라고 약속하고, 임호에게도 "아버지가 사라박을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악녀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단지 비뚤어진 사랑이 만들어낸 것일 뿐, 서윤아가 보여주는 1960년대의 악녀는 이처럼 순수함이 근간에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아버지의 죽음과 가문의 몰락 후 해방촌으로 흘러들어온 조봉희(고원희 분)가 거친 삶을 헤쳐나가며 대한민국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로 성공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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