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경기를 본 축구팬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헀다. 아마 깜짝 놀란 것은 한국의 축구팬 뿐 아니라 스완지 팬은 물론이고 신임 사령탑인 프란세스코 귀돌린 감독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뇌진탕 정도로 끝난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기성용은 3일(한국시간) 영국 웨스트 브로미치 호손스에서 벌어진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과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섰지만 상대팀 선수인 스티븐 세세뇽과 충돌한 뒤 전반을 완전히 끝마치치 못하고 알베르토 팔로스키와 교체돼 물러났다.
기성용은 이날도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에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다. 안드레 아이유와 웨인 라우틀리지를 투톱으로 내세우고 길피 시그루드손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보낸 스완지는 기성용과 잭 코크를 양 측면 미드필더로 놓으면서 웨스트 브로미치와 맞섰다.
기성용은 동료 선수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19분 앙헬 랑헬의 오른발 슛 당시 패스를 전달한 기성용은 27분에도 아이유의 왼발 슛 과정에서도 패스를 내주며 기회 창출에 힘썼다.
하지만 기성용에게 악재가 닥친 것은 전반 42분이었다. 공이 높게 뜬 것을 세세뇽이 무리하게 슛을 시도하다가 기성용과 충돌했다. 급히 의료진이 투입돼 그라운드에 쓰러진 기성용의 상태를 살폈고 더이상 뛰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팔로스키와 교체됐다. 두 차례나 날카로운 패스로 웨스트 브로미치를 위협했던 기성용의 활약을 생각한다면 너무나 아쉬운 경기였다.
스완지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기성용의 상태는 괜찮다. 약간의 뇌진탕 증세만 보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다음 경기 출전 여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일단 큰 부상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기성용은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지난해 12월 26일에 열렸던 웨스트 브로미치와 경기에서 자신의 시즌 첫 골을 넣으며 1-0 승리를 이끈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뇌진탕 때문에 풀타임을 책임지지 못하고 아쉽게 물러났다. 기성용에게 웨스트 브로미치는 '애증의 팀'이 됐다.
스완지 역시 마지막 몇 분을 버티지 못하고 무승부를 거두면서 오히려 15위에서 16위로 뒷걸음쳤다. 스완지는 후반 19분 시구르드손의 선제골로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추가시간 살로몬 론돈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1-1로 비기고 말았다.
승리했을 경우 3연승과 함께 웨스트 브로미치와 승점 28로 같아져 다득점에서 앞서 14위로 도약할 수 있었던 스완지는 마지막을 버티지 못한채 6승 8무 10패(승점 26)에 그치며 크리스탈 팰리스에 2-1 역전승을 거둔 본머스(7승 7무 10패, 승점 28)에 15위 자리를 내주고 16위로 밀려났다. 기성용도 잃고 순위도 오히려 뒤로 밀려난 스완지로서는 이래저래 아쉬운 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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