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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불혹은 끝 아닌 시작, KBO리그 '40대 7인'의 도전과 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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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불혹은 끝 아닌 시작, KBO리그 '40대 7인'의 도전과 응전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2.18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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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도 경쟁 선언한 베테랑들, 2016년 녹색 다이아몬드 수놓는다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40대. 프로야구 선수로서 환갑의 나이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때때로 숫자가 전부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이들도 있다.

올해 41세로 지난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MLB)에서 일본 프로야구(NPB)로 복귀한 베테랑 투수 구로다 히로키(히로시마 도요카프)는 변화에 목말라하고 있다. 올 시즌 성적 향상을 위해 체인지업을 연마하기로 한 것.

산전수전 다 겪었고 프로에서 경험치가 쌓였기 때문에 베테랑 선수에게 ‘도전’이란 단어가 낯설 수 있지만 구로다는 현재 위치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의 지난 시즌 성적은 11승 8패 평균자책점 2.55. 40대 투수로서 매우 훌륭한 기록이지만 더 나은 성적을 내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했다.

KBO리그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롱런을 하는 선수들을 보면 변화를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 타격폼을 약간 수정하거나 투구 매커니즘을 바꿈으로써 조카뻘 되는 선수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 시즌엔 40대 선수 7명이 녹색 다이아몬드를 수놓게 된다.

지난 시즌 성적이 좋았던 선수들은 그들 나름대로 올 시즌 고민이 있고 작년에 부진했던 이들은 어떡해서든 주전에 들기 위해 몸부림을 칠 것이다.

◆ '상종가' 이승엽-이호준, 불혹 무색한 파워…주전 중용 유력

이제 막 40줄에 접어든 이승엽(40·삼성)과 이호준(40·NC)은 팀 내 타선에서 중심축을 맡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파워가 떨어질 수 있음에도 탁월한 자기관리로 무시무시한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시즌 부상 때문에 20경기 이상 결장했지만 타율 0.332에 26홈런 90타점을 뽑아냈다. KBO리그 최초로 통산 400홈런을 돌파했고 1300타점에도 단 7개 남았다. 출루율과 장타율도 한국 무대 컴백 후 가장 높은 0.387, 0.562를 각각 기록했다.

올 시즌 이승엽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팀의 간판타자인 박석민이 NC로 이적했고 마운드에선 또 다른 40대인 임창용이 불미스러운 일로 방출 당했다. 최형우와 함께 박석민이 빠진 공백을 잘 메워야 하는 이승엽은 팀 내 최고참으로서 중심을 잡아야하는 중책도 맡게 됐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크고 작은 사건으로 위기에 빠진 삼성이 이승엽을 중심으로 똘똘 뭉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호준에게 지난 시즌은 ‘준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3년 연속 20홈런(24개), 11년만의 100타점 돌파(110개), 6년만의 5할대 장타율(0.512) 기록을 모두 지난해 달성했다. 아울러 그는 역대 8번째 3000루타에 단 11루타만을 남겨두고 있다.

NC는 타석에서 여전히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는 이호준에게 연봉 7억5000만 원을 안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석민이 영입됐기 때문에 출장 기회가 줄어들 수도 있지만 보다 편한 자리에서 하위 타순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다면 지난해만큼 대박을 칠 수도 있다.

◆ '세월이 야속해' 이병규-홍성흔-권용관, 주전 기회 얻을 수 있나?

이와 반대로 올 시즌 전망이 다소 어두운 선수들도 있다. LG의 맏형 이병규(42)와 두산의 ‘파이팅 맨’ 홍성흔(39), 한화 내야진의 핵심이었던 권용관(40)이 바로 그들이다. 홍성흔은 빠른 1977년생이라 이승엽, 이호준과 동갑이다.

이병규는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54경기 타율 0.219에 1홈런 9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최근 2년간 급격한 하향세를 타고 있다. 올 시즌 전망도 밝지 않다. 애리조나 전지훈련에 포함되지 못했고 2군 캠프에 합류했다. 잔부상을 달고 있고 팀도 젊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재편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에 이병규가 주전으로 뛸 가능성은 높지 않다.

홍성흔 역시 지난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다. 부상에 시달렸던 2007년 이후 8년 만에 두 자릿수 경기(93경기) 출장에 그쳤고 타율 0.262에 7홈런 46타점으로 이름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스윙 궤적을 줄이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홍성흔이 주전 지명타자로 중용될지는 미지수다. 오재일, 김재환, 닉 에반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116경기에 출장하며 2009년 이후 6년 만에 100경기 이상을 뛴 권용관은 수비에서 아쉬운 면모를 보였다. 내야에서 가장 중요한 유격수를 봤지만 결정적인 실책을 여러 차례 저질러 팀이 올라갈 수 있는 흐름을 끊었다. 올 시즌에는 기존 강경학을 포함해 상무에서 제대한 하주석과도 포지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들보다 앞서가려면 공수에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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