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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디스코' 솔직함 담보로 한 불편한 예능, 미성년 걸그룹 앞에서 19금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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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디스코' 솔직함 담보로 한 불편한 예능, 미성년 걸그룹 앞에서 19금 토크?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7.26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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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SBS는 최근 다수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새로운 예능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 '디스코'는 SBS가 '힐링캠프' 이후 부진했던 토크쇼를 부활시키고자 하는 명목으로 편성한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25일 오후 10시 방송된 SBS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셀프 디스 코믹 클럽-DISCO'(이하 '디스코')는 최근 복귀한 탁재훈과 예능계의 블루칩 김성주를 앞세워 SBS 토크쇼의 부활을 노렸다. 패널들 역시 박명수와 장우혁, 최근 떠오르고 있는 코미디언 박나래와 양세형, 연기자 이유리와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의 채영과 쯔위로 구성돼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디스코'는 일명 '떼토크'라고 불리는 많은 게스트를 모아놓은 토크 쇼의 한계와 김성주·탁재훈의 불편한 19금 토크 진행으로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바꿨다.

▲ '디스코'에서 탁재훈은 과거 한 예능에서 있었던 '나쁜손 논란'을 해명했다. [사진 = SBS '디스코' 방송화면 캡처]

특히 탁재훈 관련 에피소드는 그의 '복귀'와 관련된 대화로 점철됐다. 탁재훈은 이미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과거 도박 연루 사건과 관련된 사과와 복귀를 예능 소재로 사용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는 "휴대폰 약정 기간도 2년인데 3년의 자숙", "자숙기간이 너무 길었다" 등 탁재훈이 일으킨 물의를 가벼운 사건인 양 치부했다.

물론 탁재훈이 3년이란 기간 동안 방송계를 떠나 있었고 그동안 많은 반성과 사과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의 범죄를 단순히 개그 소재로만 사용하고 자숙 기간이 짧았다고 방송에서 언급하는 것은 복귀가 얼마 되지 않은 탁재훈으로서 적절하지 않았다.

'디스코'는 연예인들이 자신과 관련된 연관 검색어를 살피고 지우고 싶은 키워드를 선택하는 만큼 연예인 개개인의 흑역사나 과거 잘못들이 필수적으로 언급됐다. 탁재훈의 경우 과거 한 방송에서 성추행 논란에 시달려 '나쁜손'이라는 키워드가 제시됐다.

탁재훈은 이날 '디스코'를 통해 자신의 키워드 '나쁜손'에 대해 해명의 입장을 밝혔다. 탁재훈은 "당시 게스트로 출연한 김아중 씨가 졸고 있어 장난으로 등을 쿡 찔렀다. 반대편에 있던 유재석이 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장난이었는데 김아중 씨가 바로 저를 쳐다봤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디스코'의 키워드 '나쁜손'은 적절하다고 보기 어려웠다. 성추행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해프닝을 '나쁜손'이라는 무해한 단어로 바꾼데다 당시 탁재훈의 '나쁜손'과 연관된 여성 연예인들을 방송에서 사진자료와 토크를 통해 다시 언급한 것이 적절했나도 의문이다.

이날 '디스코'의 또 다른 문제점은 미성년자인 트와이스의 채영과 쯔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성주와 탁재훈의 가감없는 19금 토크가 이뤄졌다는 것이었다. 채영은 과거 김성주의 라디오에서 김성주가 멤버 사나를 '큐티섹시'라고 소개해야하는데 '큐티섹X'라고 소개했다는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 '디스코'에서는 미성년자인 트와이스 쯔위·채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9금 토크를 이어갔다. [사진 = SBS '디스코' 방송화면 캡처]

이 과정에서 채영은 특정 단어를 언급하기 불편해 했지만 김성주와 패널들은 재차 단어를 물으며 채영을 당황하게 했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는 김성주가 "아내와 샤워를 같이 한다"며 미성년자 패널 앞에서 하기에 거북한 토크를 진행했다.

또한 최자에게 "'최자'의 예명의 뜻이 '최강남자'가 맞냐?"며 최자의 예명과 관련한 난처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는 토크쇼에서 물을 수 있는 질문이기는 하나 미성년자인 패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감 없이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실제 19금 토크가 이뤄지는 동안 방송에서 쯔위와 채영은 별 다른 비중 없이 그저 웃기만 하는 이른바 '병풍' 역할을 담당했다.

이날 '디스코'에서는 최자가 연인 설리와 관련된 솔직하고 애틋한 토크로 그동안 자신과 설리의 연애 관계와 관련된 오해에 대해 직접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자의 연인 설리를 향한 진심이 느껴지는 솔직한 고백은 두 사람이 다른 연인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랑스러운 연인임을 느끼게 해줬다.

그러나 최자의 솔직한 토크에도 불구하고 '디스코'는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보다는 불편함을 선사했다. 물론 솔직한 토크는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그러나 과거 '야심만만' 같은 토크쇼처럼 19금을 표방한 토크쇼도 아닌 '디스코'가 미성년자 아이돌 앞에서 19금 토크를 하고, 과거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의 잘못을 예능 소재로 가볍게 다룬 것은 결코 올바르다고 볼 수 없었다.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재미를 충족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러나 적절한 브레이크 없이 솔직함을 빙자한 자극적 소재만으로 임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선사할 수 없다.

'디스코'는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이번 방송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정규 편성 이후에는 적절한 수정과 재편을 통해 올바른 방송으로 거듭날 가능성 또한 높다. '디스코'가 정규 편성 이후에는 건강한 웃음을 선사할 수 있기를 시청자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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