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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닥터스' 김래원, 고백 아닌 기다림으로 박신혜 닫힌 마음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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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닥터스' 김래원, 고백 아닌 기다림으로 박신혜 닫힌 마음 열었다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7.27 0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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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기다림이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행동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번에 널 통해 배웠어."

2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연출 오충환) 12회에서 김래원이 다이어리 한 켠에 적어두고 싶어지는 말로 굳게 닫혀 있던 박신혜의 마음을 열었다.

'닥터스'의 두 주인공 유혜정(박신혜 분)과 홍지홍(김래원 분)은 서로 비슷해 보이면서도 상반되는 지점을 각자 지니고 있다.

박신혜는 어린 시절 불륜을 저지르고 집을 나간 아버지(정해균 분)로 인한 상처와 할머니(김영애 분)가 세상을 떠났을 때 남은 가족들이 병원에서 나오는 보상금 문제로 다툼을 벌이는 모습 등을 지켜보며 세상에 대해 마음을 굳게 닫아 버렸다. 박신혜는 그래서 다른 사람도, 사랑도 믿지 않고 오직 자신이 살 길만을 생각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반면 김래원은 박신혜와 비슷한 아픔을 겪었지만 그 결과는 전혀 달랐다. 고아로 자란 김래원은 어린 시절에는 지금의 박신혜처럼 세상에 대해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잠그고 자신만을 생각하며 달려왔지만, 국일병원 이사장인 홍두식(이호재 분)의 양자가 되면서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기 시작했다. 게다가 의사가 된 이후 저지른 의료미스로 의사의 길에서 도망쳐 교사의 길을 택하기도 했지만, 이 때도 당시 학생이던 박신혜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고 다시 의사의 길로 돌아올 수 있었다.

▲ SBS '닥터스'에서 홍지홍(김래원 분)은 아버지인 국일병원 이사장 홍두식(이호재 분)이 세상을 떠나자 신변정리를 위해 미국으로 가게 되고, 유혜정(박신혜 분)은 홍지홍의 부재를 느낀다. [사진 = SBS '닥터스' 방송화면 캡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래원의 마음 속에는 항상 조급한 마음이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 아들은 아니지만 자신을 친아들 이상으로 사랑했지만, 어린 시절 김래원의 기억 속에 각인된 트라우마까지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일까? 김래원은 그래서 성인이 된 지금도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일단 먼저 행동하고 보는 것이 몸에 배어 있었다. 그래서 김래원은 제자였던 박신혜가 의사가 된 이후에도 여전히 학교 선생님처럼 박신혜의 삶에 간섭하며 박신혜에 대한 관심과 집착을 드러냈다.

겉으로는 여유있어 보여도 마음 속에는 겉모습과 달리 여유가 없던 김래원에게 인간적인 감정을 일깨워준 것은 역시 박신혜였다. 김래원은 의사의 길에서 도망쳤던 13년 전 자신의 길을 찾아나서려는 박신혜의 모습에서 다시 의사로 살아갈 용기를 얻었고, 다시 한 번 아버지 이호재와 병원 재단의 일로 흔들리던 시점에서 자신의 일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박신혜의 의지로부터 또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그리고 김래원이 박신혜에게서 받은 이 힘은 박신혜에 대한 진정한 사랑으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닥터스' 12회에서 김래원은 아버지 이호재가 세상을 떠나자 유품정리와 유산상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다.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김래원은 "지금부터 내가 하는 행동은 남자 대 여자로서 하는 행동이야"라고 과감하게 돌진하던 얼마 전과는 사뭇 달랐다.

김래원은 박신혜를 자신의 집에 데려온 날, "나 혼자였어. 아버지 유품, 신변정리, 나 혼자 다 했어. 예전 같으면 익숙하고 편했을 텐데 이번에는 네가 미치도록 생각나더라"며 박신혜를 향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래원을 좋아한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일까지 도우려는 김래원을 되려 매몰차게 밀어냈던 박신혜도 김래원이 미국으로 떠난 며칠 사이, 김래원의 부재를 깊이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박신혜는 김래원의 말을 듣는 순간 "그런데 왜 연락 안했어요"라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 SBS '닥터스' [사진 = SBS '닥터스'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이 순간 김래원의 말은 뜻밖이었다. "기다렸어, 네 연락. 전엔 내가 원하는 걸 가지고 싶으면 항상 행동이 먼저였거든. 너한테 고백한 것도. 근데 기다림이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행동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번에 널 통해 배웠어"라고 말한다.

그 말에 박신혜 역시 "게다가 제가 몰아붙였잖아요. 죄송해요. 제 자신은 있는 그대로 사랑받길 원하면서 선생님께 변하라고 한 거"라며 "선생님 인생에 들어가고 싶어요. 변하라고 해서 미안해요. 혼자 결정하고 선택하세요. 전 옆에 있을게요"라며 김래원을 향해 드디어 마음의 문을 활짝 연 모습을 보여주었다.

'닥터스'에서 김래원과 박신혜의 관계는 사랑의 한 가지 측면을 명쾌하게 보여준다. 단지 외모나 상대에 대한 호감이 사랑의 전부가 아니라, 상대를 얼마나 이해하고 배려해 줄 수 있는지가 사랑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가족이 있지만 가족을 잃은 박신혜와 가족이 없었지만 뒤늦게 가족이 생겼던 김래원은 모두 상대에 대한 교감과 배려, 소통이 부족했고, 이를 서로를 통해 배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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