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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리뷰] '부산행' 프리퀄 '서울역', 연상호 감독의 팬이라면 더 반가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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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리뷰] '부산행' 프리퀄 '서울역', 연상호 감독의 팬이라면 더 반가울 작품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8.11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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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괴물보다 무서운 건 사람이다. '부산행'의 프리퀄 '서울역'(감독 연상호)은 어두운 현실을 그려내며 더욱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한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부산행'은 호평 속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사이비' '돼지의 왕' 등 연상호 감독의 전작의 팬이었다면 후반부의 감동 코드나 희망적인 결말은 다소 낯설었을지 모른다. 그런 아쉬움이 있었다면 '서울역'은 더욱 반가울 작품이다. '부산행'엔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지만 '서울역'은 그마저 없는 냉혹한 현실을 그려냈다. 

'부산행'의 프리퀄이란 말엔 흔히 '바이러스의 원인'을 밝혀줄 것으로 짐작할 것이다. '서울역'은 그 원인을 밝혀주기보단, 바이러스가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그 과정을 담았다.

목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피를 철철 흘리는 노인이 걸어온다. 사람들은 그를 도와줄까 망설이지만, 그에게서 악취를 맡고는 노숙자란 이유로 돕지 않는다. 외면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사람들은 좀비를 피해 도망친다. 걷잡을 수 없는 좀비 떼의 증가와 습격은 초반부터 암울한 장면을 만든다.

▲ '서울역' [사진=NEW 제공]

'부산행'과 마찬가지로 '서울역' 역시 좀비에 맞서 살아남고자 하는 치열한 생존기를 다룬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부산행'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전면에 나선 이들이 있었다. 공유, 마동석, 최우식이 작전을 짜고 좀비에 맞서는 장면은 통쾌한 액션인 동시에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모습일지 모르지만, 초인적인 힘에 가깝다.

반면 '서울역'에는 좀비가 두려워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고,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하며, 싸우기보단 도망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모습이 주가 된다. 관객 입장에선 답답하고 암울할지 모르나, 사실은 제 몸 지키기에 급급하고 영웅이 없는 현실 그대로다.

'서울역'에는 공권력과의 대립 장면도 더욱 직접적으로 표현됐다. 사람들은 공권력에 외면당하고, 자신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 '서울역' [사진=NEW 제공]

좀비보다 무서운 사람들을 거쳐가면, 후반부의 충격적인 반전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절망으로 시작해 절망으로 끝나는 작품이기에 오히려 반전 아닌 예견된 끝으로 볼 수도 있겠다.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영화의 결말은 끝이 아니다"고 말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뭔가를 생각하게 된다면, 끝은 또다른 시작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그의 말은 작품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을 준다.

목소리 더빙을 맡은 류승룡, 심은경, 이준의 색다른 연기도 맛볼 수 있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이상으로, 목소리만으로 인물을 표현하는 세 사람의 연기 스타일은 색다르다. '서울역'은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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