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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과도한 폭력 장면들, 15세 관람가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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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과도한 폭력 장면들, 15세 관람가 맞아요?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8.2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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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인터넷 소설이나 순정만화 원작, 다수의 '멋진 남자'가 나오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청소년 혹은 젊은 여성층을 주 타깃으로 설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KBS 2TV '꽃보다 남자', '아름다운 그대'와 같은 드라마는 주요 인물들의 나이가 10대로 설정되어 있다. 주 시청층인 10대 청소년의 공감을 사기 위해서다.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이하 '신네기') 역시 동명의 인기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그 뿐만 아니라 작중 주인공 은하원(박소담 분)은 고등학생으로 설정돼 있다.

그러나 '신네기'는 작중 폭력적인 장면이 다수 삽입돼 있어 청소년이 시청하기 적합한 드라마인지에 대한 의문을 자아냈다. '신네기'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원칙적으로는 고등학생 이상의 시청자가 시청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신네기'에서는 자극적인 설정과 대사, 남자주인공들의 폭력성 등 청소년들에게 시청을 권장하기에 부적절한 장면들이 많았다.

▲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들' 6회에서는 과도한 수위의 폭력 장면이 등장했다. [사진 =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들' 방송화면 캡처]

28일 오후 11시 방송된 케이블 채널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들'(극본 민지은 원영실·연출 권혁찬 이민우) 6회에서는 졸업식에 참석한 박소담이 학교 불량배들에 의해 감금돼 옷을 찢기는 위기에 처하는 장면이 담겨졌다.

박소담의 양언니인 최유나(고보결 분)는 박소담을 질투해, 인터넷에 박소담과 관련된 왜곡된 이야기를 지어내 게시했고 졸업식에 참석한 박소담의 학교 친구들은 박소담을 오해하기에 이른다. 불량배들은 하늘집의 남자들과 함께하는 박소담을 '응징'하기 위해 박소담을 방송실에 가둔 채 가위로 박소담의 옷을 찢는 것을 전교에 방송하고자 시도했다.

물론 박소담의 옷이 찢기는 것이 전교에 방송을 타기 전, 남자주인공 강지운(정일우 분)이 박소담을 구해내 박소담은 위기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박소담을 가위를 든 채로 협박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장면들은 15세 드라마에 어울리는 장면이 아니었다. 특히 폭력이 일어나는 배경이 고등학교라는 것은 더욱 모방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묘사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신네기'의 폭력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극중 남자주인공인 정일우는 매번 박소담에게 "꺼져"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남성 캐릭터가 여성 캐릭터에게 욕설을 하거나 손목을 잡아 끌고 무력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부분 등은 데이트 폭력을 연상시킨다. 그러한 폭력적인 장면을 드라마에서는 설렘 포인트로 삼고 있다는 것 또한 문제삼을 만하다.

▲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들'에서는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남성 캐릭터들의 행동이 '설렘'으로 포장되곤 한다. [사진 =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들' 방송화면 캡처]

해외 한국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한국 드라마 속 남성들의 폭력들이 '설렘'으로 포장되고 있다고 지적되는 일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한국 드라마의 남자 캐릭터들은 손목을 잡아 끌거나 강제로 키스 하는 등 다양한 폭력을 로맨스로 미화하곤 했다. '신네기'에서는 특히 안하무인인 재벌가 남성 캐릭터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여성 캐릭터에 대한 폭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최근 드라마계의 대세는 '다정남' 캐릭터이다. 이는 시청자들 역시 마초적이고 폭력적인 남자 주인공에 대한 매력을 더이상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정남'이 대세인 최근의 드라마 트렌드 속에서 '나쁜남자'의 이미지로 가득한 '신네기' 남성들의 폭력성은 판타지라고 하기에 너무나 위험하고 진부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규정은 방송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사전 심의를 거쳐 시청 등급을 분류하도록 하고 있다. '신네기'는 15세 시청가로 설정돼 있다. 그러나 여자주인공이 옷이 찢기는 성폭력의 위험에 처하는 장면이 15세 시청가의 드라마에 적절하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다소 폭력적인 장면이 삽입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청소년층이 주 시청층으로 여겨지는 드라마에 폭력에 대한 검열이 없다는 것은 위험하다. 드라마의 전개가 중반인 6회를 넘어선 이 때, '신네기'의 폭력성에 대한 제작진의 재고가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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