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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Q] '혼술남녀' 얄밉지만, 차마 미워할 수 없는 그녀 황우슬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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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Q] '혼술남녀' 얄밉지만, 차마 미워할 수 없는 그녀 황우슬혜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9.20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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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하는 짓만 보면 정말 머리채라도 쥐고 흔들고 싶을 정도로 치졸하고 얄밉지만, 알고 보면 차마 미워할 수 없다. '혼술남녀'에서 노량진 공시학원 미모의 영어강사 '황진이'를 연기하는 황우슬혜를 두고 하는 말이다.

19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극본 명수현 백선우 최보림·연출 최규식 정형건) 5회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진정석(하석진 분)을 중심으로 출범한 노량진 공시학원 종합반이 포스터 촬영을 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 tvN '혼술남녀'에서 노량진 공시학원의 영어강사 황진이(황우슬혜 분)는 입으로는 후배 박하나(박하선 분)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다고 하면서, 정작 박하나가 자신의 밥그릇을 건드리게 되면 온갖 짜증과 신경질을 내비치는 이중적인 면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사진 = tvN '혼술남녀' 방송화면 캡처]

국어강사 박하나(박하선 분)는 진정석이 직접 가능성을 봤다며 종합반에 넣어주자 펄쩍 뛰며 좋아했지만, 자신이 종합반에 들어가게 된 것이 당초 종합반 국어강사로 내정된 국어강사가 남편을 따라 이민을 가게 되어 공석이 생기자 대타로 투입됐다는 사실을 알고 시무룩해하고, 여수에서 혼술을 하던 진정석을 만나자 신나게 술주정을 하고 결국 진정석의 등에 업혀 숙소로 돌아왔다.

서울로 올라온 후 박하나는 자신이 여수에서 피운 술주정 진상 때문에 진정석의 얼굴을 어떻게 볼지 고민했고, 영어강사이자 박하나의 대학선배인 황진이(황우슬혜 분)는 박하나를 청담동 미용실로 불러내 비싼 헤어와 메이크업을 자신의 돈으로 시켜주며 "포스터 촬영하는데 집에서 대충 찍어바르고 갈 순 없지 않냐. 말했지? 이 언니가 물심양면으로 널 지원해주겠다고"라며 박하나의 기분을 띄워주려고 한다.

하지만 정작 비위를 맞춰줘야할 상대는 박하나가 아닌 황진이였다. 박하나는 술주정을 당한 상대인 진정석이 의외로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을 대하는 모습에 한결 밝은 표정을 지었지만, 정작 포스터 단체 촬영에서 사진기사의 요구에 의해 진정석의 옆에 황진이를 밀어내고 자신이 서게 되자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

포스터 촬영에서 방긋방긋 웃던 황진이는 "인지도 순"이라던 단체 포스터 촬영에서 자신이 나이 들어보인다는 이유로 후배인 박하나에게 밀려 세 번째로 밀려나자 분장실에 들어가 바로 고개를 처박고 우울해했고, 화장실에서도 박하나에게 말로는 "괜찮다"고 하면서 문을 닫고 들어가 울음을 엉엉 터트리며 박하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결국 박하나는 "제가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서"라는 변명을 하며 황진이에게 두 번째 자리를 양보하지만, 이번에는 진정석이 직접 박하나를 찍어서 두 번째로 오라고 하자 돌아오는 차 안에서 끼어들기를 한 앞차를 상대로 쌍욕을 퍼부으며 뒷좌석에 있던 박하나에게 눈치를 팍팍 주며 불편한 심기를 가감없이 드러낸다.

'혼술남녀'에서 19일 보여진 종합반 포스터 촬영만 두고 보면 황우슬혜가 연기한 '황진이'라는 캐릭터는 정말 얄밉고 재수없는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앞에서는 방긋방긋 잘도 웃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온갖 신경질을 부려서 결국 상대가 불편해서 스스로 물러나도록 만들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캐릭터다.

▲ tvN '혼술남녀' [사진 = tvN '혼술남녀' 방송화면 캡처]

사실 '혼술남녀'가 이제 겨우 5회까지 방송됐지만 황진이의 민폐에 얌체짓은 벌써 수도 없이 등장했다. 입으로는 후배인 박하나(박하선 분)에게 "언니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고 했지"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면서 정작 박하나의 단과반 포스터에 자신의 단과반 포스터가 밀리자 온갖 신경질을 내고, 해프닝으로 끝난 진정석의 학력위조사건에서도 총대를 멜 것처럼 나서더니 자신이 원하는 종합반 입성을 얻어내자 싹 입을 닫는다.

게다가 박하나 혼자 종합반에 들어가지 못해서 위로의 술자리를 하는 상황에서도, 박하나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민진웅(민진웅 분)과 함께 가라오케에서 마이크를 잡고 신났다고 노래를 부르며 겉 다르고 속 다른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다.

그런데 과연 '황진이'라는 캐릭터를 얌체라고 무조건 미워하고 욕하자니 그것은 그것대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 항상 여유가 넘쳐흐르는 노량진 일타강사인 진정석(하석진 분)과 달리 섹시한 외모로 제법 학생들에게 인기는 있지만, 그렇다고 일타강사급의 실력자도 아닌 황진이가 전쟁터와 같은 노량진 바닥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생존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황진이는 '혼술남녀'에서 후배 박하나를 위해 그래도 상당히 많이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그 배려가 결국 자신의 밥그릇을 건드릴 때는 여지없이 짜증과 신경질이 폭발하지만, 그래도 박하나를 대하는 황진이의 모습은 어느 정도 가식이 섞여 있다고 하더라도 노량진 바닥 초짜인 박하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황진이 역시 하루빨리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해 노량진 공시바닥을 뜨고 싶어하는 천상 평범한 여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생리가 없다며 당장 임신했다고 자축을 하기도 하고, 임신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 다음에는 결혼해서 전업주부라도 하고 싶다는 말을 계속 내뱉는다.

그래도 육체와 영혼을 파탄으로 몰고간다는 노량진 공시바닥에서 황진이 정도면 충분히 순수한 면모가 있지 않은가? 실제 현실이라면 황진이 정도로 후배를 배려해 주는 사람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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