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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미운우리새끼' 20대 소개팅녀는 되고, 13살 연상은 안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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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미운우리새끼' 20대 소개팅녀는 되고, 13살 연상은 안되고?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10.15 0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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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40대 아들이 20~30대와 소개팅하는 것은 괜찮지만, 13살 연상과 교제하는 것은 안 된다? 

14일 방송된 SBS 예능 '미운 우리새끼' 7회에서는 영화감독 변영주, 이해영 등이 허지웅의 집에 방문했다. 허지웅은 평소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하게 청소하는 성미로 유명하다. 집에 냄새가 배는 게 싫어 가스레인지를 들여놓지 않았을 정도다. 

그런 허지웅의 집에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과자류와 기름이 튀는 고기를 사들고 왔을 만큼, 이들의 사이는 각별했다. 허지웅의 어머니는 과거 변영주 감독이 집에 놀러왔을 때 먼발치에서 봤다며, 그를 알아봤다.

14일 방송에서는 MC들이 허지웅의 어머니에게 허지웅, 변영주 감독의 나이 차를 언급하며 "13살 연상과 사귄다고 하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사진= SBS '미운우리새끼' 방송화면 캡처]

MC 서장훈은 변영주 감독과 허지웅 간 열애설이 잠깐 있었다고 언급했다. 한혜진은 "허지웅씨보다 (감독이) 13살 연상인데, 두 분이 잘되면 괜찮으세요?"라고 질문했다. 허지웅의 어머니는 "13살이면 너무 많네요"라고 답했다.

토니안의 어머니가 "어머니와 사는 게 아닌데 뭐. 아들이 좋다면"이라고 두둔하자, 허지웅의 어머니는 "그런 말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여기에 '남의 아들이라고'라는 자막을 더했다.

이어 서장훈은 "토니안이 지금 39살인데, 갑자기 51살의 여성을 데리고 와 사랑해서 결혼하겠다고 하면 (어떻겠냐)"이라며 가정했다. 토니안의 어머니는 "그럴 일은 없을 건데. 4자가 들어가면 몰라도 5자가 들어가니 조금"이라고 답했다. MC들은 토니안 어머니의 말이 아까와는 다르다며 폭소했다. 

앞서 '미운 우리 새끼'는 20~30대 여성과 출연자와의 소개팅 장면을 내보낸 바 있다. 이때는 두 사람의 나이 차에 대해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13살 연상의 여성 출연자가 등장하자, 단번에 그 나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제작진은 남의 아들이 13살 연상을 만나는 건 괜찮지만, 내 아들은 그러면 안 된다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어머니들이야 '내 새끼'인 아들 문제이니 이해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를 담아내는 제작진의 태도는 유쾌하지 않았다. 

제작진은 어머니들의 모순을 웃음거리로 삼았을 뿐, 이들이 13살 연상의 여성에게 갖는 편견이나 불쾌감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귀면) 괜찮으시겠냐"고 물어, 어머니들의 화를 이끌어내려 했을 뿐이다. 

14일 방송에서 어머니들은 '아들이 13살 연상과 사귄다면?'이란 가정에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답했다. [사진= SBS '미운우리새끼' 방송화면 캡처]

또한 이 장면은 '13살 연상의 여성'이라는 모호한 대상뿐 아니라, 변영주 감독이라는 실제 인물이 거론됐다는 점에서 당사자에게도 불쾌할 수 있었다. 변 감독은 이날 방송에서 허지웅의 이혼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그의 전 아내를 칭찬했다. 하지만 '미운 우리 새끼' 스튜디오에서는 그가 그저 "허지웅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거나 '13세 연상의 여자'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 쓰였다. 당사자인 허지웅과 절친한 사이라고 하더라도, 감독이 스튜디오에서 평가당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미운 우리 새끼'는 어머니들이 자식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다. 전문 방송인이 아닌 어머니들은 솔직하고 신선한 입담을 구사하지만, '내 아들'에 대해 얘기하다 때때로 예의에 어긋난 발언을 하기도 한다.

결국 이를 담아내는 것은 제작진의 몫이다. '미운 우리 새끼'는 파일럿 방송 때부터 폭발적인 반응과 시청률을 얻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그러나 재밌는 장면을 건지려다 기본 예의를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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