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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선도' EPL 이적시장 조기마감, 맨유-맨시티가 반기 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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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선도' EPL 이적시장 조기마감, 맨유-맨시티가 반기 든 이유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9.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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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여름 이적시장 기한이 파격적으로 바뀐다. 각 구단들은 다음 시즌부터 영입 작업을 시즌 개막전에 모두 마쳐야 한다. 벌써부터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EPL 사무국은 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8~2019시즌부터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이 개막 전 목요일 오후 5시까지로 변경된다”고 밝혔다. 내년 기준으로 8월 9일이 마감일이 된다.

사무국은 EPL 20개 구단과 이 문제를 논의했고 14개 팀이 변경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왓포드, 스완지 시티, 크리스탈 팰리스 등 5개 구단이 반대했고 번리는 기권했다.

반대보다 찬성표가 3배 가까이 많았던 이유는 분명하다. 현재 이적시장은 시즌이 마감된 이후에도 3주 가량 더 진행된다. 이는 비효율을 야기해왔다. 다음 시즌을 위해 여름 동안 훈련을 거쳐 팀을 정비해도 개막 이후까지 새로 들어오고 떠나는 선수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결국 시즌에 돌입한 뒤에도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우선 제도 변경이 EPL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선수 유출까지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이다. 뒤늦은 이적시장 마감이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선수 영입보다는 유출에 있다. 그러나 EPL에서 이적시장 마감 기한을 앞당긴다고 해서 다른 리그까지 동참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만약 이미 영입의 문이 닫힌 상태에서 핵심선수를 빼앗기게 될 경우 이를 메울 방법이 없다는 점은 이 제도의 크나큰 허점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될 수는 있다. 다른 리그에서도 이 같은 변화에 동의하고 있는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EPL은 당장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이 흐름에 타 리그들이 편승하기를 바라보는 수밖에 없다.

또 하나는 이적료 과열 흐름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EPL만 영입 가능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시즌이 다가옴에도 적절한 영입이 이뤄지지 않은 구단의 경우 마음이 급해지게 된다. 반면 협상 대상자인 다른 리그 팀에서는 상대적으로 여유를 부릴 수 있다. EPL 팀이 아니어도 3주 가량 다른 리그 클럽들과 협상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EPL 클럽의 오버페이 열풍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유럽 축구 이적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끝을 모르고 뛰어오르는 이적료 인플레이션 현상이다. 효율성을 키우기 위한 EPL의 결정이 자칫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올 여름 EPL에서 가장 많은 이적료를 투자한 맨시티와 맨유가 이러한 변화에 반대한 이유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가장 부유한 구단들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불필요하게 지출을 늘릴 필요가 없다는 계산을 한 것. 앞서 언급한 대체자 찾기가 곤란하다는 점도 당연히 염두에 뒀을 것이다.

그럼에도 EPL의 시계는 돌아간다. 이미 결정된 사안인 만큼 부작용을 줄이고 다른 리그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다함께 이적시장 기한에 손을 대는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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