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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크라운, 외인선수만의 전리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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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크라운, 외인선수만의 전리품 되나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10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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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끊긴 국내선수 기록, 남자는 블로킹 여자는 백어택이 걸림돌...IBK기업은행 김희진 달성 야망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배구 선수들이 짭짤한 부수입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트리플크라운이다.

서브에이스 3개, 후위공격 3개, 블로킹 3개 이상을 한 경기에 하는 것. 다재다능함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005∼2006 시즌부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선수에게 1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돈은 모두 외국인 선수에게로 향하고 있다.

9일 현재 2014~2015 NH농협 프로배구에서 남자부 10회, 여자부 4회가 나왔다. 시몬(OK저축은행)이 4회, 레오(삼성화재)가 3회, 케빈(현대캐피탈), 산체스(대한항공), 쥬리치(한국전력)는 각각 1회씩을 기록했다. 폴리(현대건설)는 3회, 루크(흥국생명)가 1회를 달성했다. 지난 시즌 남자부 6회는 이미 넘었고, 여자부 10회 역시 무난히 따라잡을 전망이다.

▲ 김희진은 황연주, 김연경 이후 대가 끊긴 토종 트리플크라운의 대를 이을 재목으로 꼽힌다. [사진=KOVO 제공]

◆ 남자는 블로킹, 여자는 백어택 

남자부에서는 2013년 2월 27일 김학민(대한항공)을 끝으로 대가 끊겼다. 신영수(대한항공), 이경수(LIG손해보험), 문성민(현대캐피탈), 박철우(삼성화재), 김요한(LIG손해보험), 최홍석(우리카드) 등이 달성해 봤다.

여자부는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1년 10월23일 황연주(현대건설)를 마지막으로 기록이 없다. 황연주가 3차례, 김연경이 3차례 기록했다. 서른살 황연주가 정점을 지났고 김연경이 해외에서 활약하기 때문에 둘의 기록을 국내에서 다시 보는 것은 쉽지 않다.

남자는 블로킹, 여자는 후위공격이 관건이다.

트리플크라운이 성사되려면 공격력은 기본, 블로킹 능력을 갖춰야하는데 토종 거포들이 한 경기에서 3개의 가로막기를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 공격력을 갖춘 선수 중 블로킹이 가장 많은 김요한이 세트당 0.38개를 기록중이다.

여자의 경우 후위공격 3개를 한다는 것이 어렵다. 6개 구단에서 후위공격을 때릴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2007~2008 시즌 ‘백어택 2점제’가 시도됐던 이유기도 하다. 타고난 운동능력이 아니면 먼 거리서 도약해 상대 코트에 강타를 때려 넣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 가능성은 있을까, 여자부 김희진 주목 

▲ 시몬은 4라운드가 진행중인 시점에서 벌써 4번의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했다. [사진=스포츠Q DB]

남자부의 경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레오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 한 차례도 블로킹 3개 고지에 오르지 못했던 그는 비시즌간 맹훈련으로 배구에 눈을 떴다. 뜨는 뜨는 타이밍과 손모양을 가다듬고 한 단계 진화했다.

여자부는 김희진(IBK기업은행)을 주목할만하다. 프로 4년차를 맞은 그는 이번 시즌 한층 성숙한 기량을 뽐내며 대기록 달성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6일 화성 홈경기 GS칼텍스전에서는 후위공격 2개, 블로킹 4개, 서브에이스 1개를 기록했다.

2013년 7월 토종선수끼리 맞붙는 안산-우리카드컵 대회에서 기록을 달성해본 적이 있다는 점도 기대를 품게 만든다. 본인도 GS칼텍스전 종료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서브만 달성해놓으면 백어택같은 경우 세터와 사인을 조율해서라도 할 수 있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100만원을 따내기 위해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트리플크라운을 목표로 기량을 연마한다면 본인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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