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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초능력보다 대단한 취업과 연애, 유병재표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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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초능력보다 대단한 취업과 연애, 유병재표 청춘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4.11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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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금요드라마 '초인시대' 1회 리뷰

[스포츠Q 오소영 기자] 남자 주인공은 25세까지 동정을 지켰다는 이유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초능력을 얻게 된다. 그런데 이 능력은 부끄러움을 느꼈을 때 발휘 가능하다. 남자는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서 사람들 앞에서 속옷까지 탈의한 후 얼굴을 붉힌다.

주인공이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사용하는 장면은 영화 '어바웃 타임'을 연상시키지만, 영화의 따스한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초인시대'의 남자 주인공 병재(유병재 분)는 월세를 내지 못해 마당으로 내쫓기고, 좋아하는 여자로부터는 'X신' 취급을 받는다.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은 손에 꼽히고, 과제를 함께하는 조원들은 나오지 않아 조모임을 망친다. 더군다나 '어바웃 타임'의 주인공은 어두운 구석만 찾는다면 원하는 시점의 과거로 이동할 수 있지만, 병재가 갈 수 있는 과거는 최근 '힐링'했던 시점이고, 이동을 위해선 수치를 겪어내야 한다.

▲ tvN '초인시대' 1회 [사진=방송 캡처]

10일 tvN 금요드라마 '초인시대'가 첫 방송을 했다. 방송작가 유병재가 극본을 쓰고 직접 주인공을 맡은 이 드라마는 1회부터 강렬했다. 20대의 현실, 그중에서도 취업 및 연애와 거리가 먼 이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조명했다. 그러면서도 '유세윤의 아트비디오', 'SNL코리아'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병맛' 유머로 웃음도 이끌어냈다.

병재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엄청난 능력을 가졌지만 이를 발견한 과정은 보통의 영웅과는 거리가 멀었다. 맨처음 능력을 알게 된 계기는 자위행위에서 느낀 '부끄러움'이었고, 능력을 알려 준 인력소장(기주봉 분)에게 병재는 "대체 이 능력을 어디에 쓰냐"고 반문해 소장을 머쓱하게 했다.

인력소장은 초능력을 가진 병재와 창환(김창환 분)에게 능력을 숨기기 위해 '취업'과 '연애'를 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그 두 가지는 초능력보다도 더 대단하고 멀어보이는 일이었다.

▲ tvN '초인시대' 1회 [사진=방송 캡처]

병재는 첫 눈에 반한 지은(송지은 분)을 교통사고에서 구했고, 그와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봤다. 지은은 로맨스를 펼치는 여주인공과 어울리지 않게도 "시험을 '조졌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시험 결과에 대해 자책했다. "난 이것밖에 안된다고 생각하면 편하더라고요. 어차피 안될 놈은 안된다고요."

또한 사고로 인연을 맺은 남녀가 곧바로 사랑에 빠지는 여느 드라마와 달리, 지은의 옆에는 이미 연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있었고 병재는 그 모습을 쓸쓸히 지켜봐야 했다.

취업 역시 쉽지 않았다. 병재와 창환은 취업을 하라는 말에 곧장 공사장 인부가 됐다. 병재는 "우리가 이런 일하러 대학까지 나온 거 아니다"고 불만을 표했으나 공사장 인부들은 한국사와 순우리말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펼치는 지식인층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일을 제대로 하라는 선배 인부의 말에 이들은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일본어 작업 용어를 마구 섞어 대화했다. 이런 모순적인 모습에서 터지는 웃음과 함께, 고학력자가 그 지식을 활용할 수 없는 일자리에서 일하는 현실을 보여줬다.

▲ tvN '초인시대' 포스터 [사진=CJ E&M 제공]

이런 모순과 '찌질함' 묘사에는 유병재 특유의 풍자가 돋보인다. 그는 최근 MBC '무한도전'의 새 멤버를 뽑는 식스맨 후보에 거론됐다. 그는 "새 멤버로 들어오고 싶냐"는 멤버들의 질문에 거절과 하고 싶다는 말을 수차례 번복했다. 이는 정계에 나설 마음이 없다면서 이런저런 말을 바꾸는 이들을 연상케 했다.

또한 후보 탈락 후 가진 '초인시대' 제작발표회에서는 "만약 후보로 뽑혔다면 '초인시대' 팀을 배신할 생각은 언제든 하고 있었다"며 "국무총리도 이렇게는 안 뽑았는데 전 국민이 열을 올린다"고 말했다. 웃음을 자아내는 이 말은, 되짚어보면 뼈 있게 느껴지니 본인이 의도했든 아니든 풍자와 어울리는 캐릭터인 듯하다.

그만큼 유병재는 자신이 집필하고 연기하는 '초인시대'에서 20대 청춘의 이야기를 펼치며 충분히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쉽게 전달하고 있다. tvN 금요드라마 '초인시대'는 오후 11시 30분 방송한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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