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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했던 경기장, 세월호 1주기 추모한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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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했던 경기장, 세월호 1주기 추모한 스포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16 2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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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경기 열린 3개 구장 앰프·치어리더 응원 생략…해외 있는 한국 선수들도 추모 동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4월 16일. 무려 304명의 안타까운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침몰 참사가 일어난 날이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슬픔이 완전히 치유되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이에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분위기는 더욱 숙연했다. 국내외 스포츠계 역시 추모에 동참하며 최대한 목소리를 낮췄다. 단 하루만이라도 세월호 희생자, 실종자들을 다시 생각하고 넋을 기리며 유가족들과 슬픔을 함께 나누겠다는 의미였다.

프로야구는 응원을 자제했고 이벤트도 취소하며 조용하게 하루를 보냈다. 또 선수들의 모자와 가슴에는 노란 리본이 다시 달렸다. 경기 일정이 없는 선수들은 합동추모식에 참석했고 해외에 있는 선수들도 노란 리본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 경기 시작전 묵념 애도…가슴과 모자엔 노란 리본

하늘도 슬펐던 탓인지 비가 내린 16일에는 잠실과 인천 문학구장, 부산 사직구장 등 3개 구장에서만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가 벌어졌다. 앰프 응원과 치어리더가 사라졌고 시구 행사 등 이벤트도 생략했다.

경기장에서는 시작 전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 묵념을 가졌고 선수들은 모자와 헬멧 등에 노란 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했다. 잠실과 문학구장에서는 애국가 연주 뒤 묵념의 시간을 가졌고 사직구장에서는 묵념을 한 뒤 국민의례가 진행됐다.

또 언제나 관중들의 흥을 북돋던 치어리더는 응원단에 오르지 않았다. 앰프도 사용하지 않아 경기장은 다른 날보다 조용했다. 관중들의 환호 소리와 응원용 막대 풍선만이 전부였다.

지난 15일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역시 시작 전 묵념과 함께 각종 이벤트를 자제하며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 안산 연고 K리그 경찰청·V리그 OK저축은행, 합동추모식 참석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단원고가 있는 안산을 연고지로 둔 K리그 챌린지 경찰청과 V리그 OK저축은행 선수들은 안산 화랑유원지를 찾아 합동추모식에 참석했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KIA 선수들이 16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와 2015 KBO리그 경기 직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이흥실 경찰청 감독과 선수들은 분향소에 헌화하며 억울하게 희생된 넋을 위로했고 창단 2년만에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과 선수들은 V리그 우승 트로피와 '위 안산(We Ansan)' 챔피언 티셔츠와 챔피언 모자를 꽃과 함께 분향소에 헌정했다.

김세진 감독은 "처음에는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몰랐지만 프로구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이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했다. '위 안산'과 '기적을 일으키자'는 슬로건으로 승리하는 경기를 보여드려 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드리고 싶었다"며 "이번이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팀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아내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 관계자도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후 슬픔에 빠진 안산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드리기 위해 '위 안산' 캠페인을 실시했다"며 "창단 2년만에 정상을 밟으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것은 안산을 연고로 하는 팀의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도 노란 리본을 달았다.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는 지난 12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홈경기에서 미리 노란 리본을 달았고 세월호 참사가 터지자 자신의 라커에 'SEWOL 4.16.14'를 붙였던 류현진(28·LA 다저스) 역시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았다.

미국 하와이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 6383야드)에서 벌어진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한 김인경(27·한화), 박인비(27·KB금융그룹), 김효주(20·롯데)도 모자에 노란 리본을 달고 희생자를 추모했다.

박지성(34)의 전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한국어판 구단 홈페이지와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맨유는 "1년 전 오늘, 맨유는 한국에서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건 소식을 접하고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세월호는 476명의 승객을 태웠고 공식적으로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라며 "맨유의 모든 구성원들은 세월호 사건으로 슬픔에 빠진 모든 분들과 마음을 함께 한다. 여전히 세월호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6일 구단 한국어판 공식 홈페이지와 카카오 스토리를 통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추모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캡처]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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