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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준우승, 기적 대신 아름다운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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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준우승, 기적 대신 아름다운 투혼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4.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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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종별선수권 여고 단체전 결승, 1·2경기 잃고도 3·4경기 이기며 대접전…마지막 경기 역전패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친구들을 잃은 아픔을 딛고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한 안산 단원고 탁구부가 올해 대회에서도 투혼을 보여줬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래도 '투혼의 준우승'이었다.

단원고는 17일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제61회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 여자 고등부 단체전 결승에서 대구 상서고와 맞아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마지막 단식경기에서 아쉽게 역전패하며 2-3으로 졌다.

지난해 대회까지 단체전 2연패를 달성했던 단원고는 상서고와 치열하게 맞섰지만 3연패를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단원고 선수들은 1년 전 떠난 친구들을 생각하며 투혼을 불살랐다.

경기는 싱겁게 끝나는 듯 보였다. 1, 2단식에 나섰던 노소진과 이지은이 김하은과 김소연에게 연달아 졌다. 노소진은 김하은과 1, 2세트를 주고 받았지만 3, 4세트를 내리 내주며 1-3(10-12 12-10 8-11 4-11)로 졌고 이지은 역시 첫 세트를 따내고도 내리 세 세트를 잃으며 1-3(12-10 7-11 8-11 6-11)으로 패했다.

하지만 복식으로 치러진 세번째 게임부터 단원고 선수들의 눈이 빛났다. 박세리-노소진 조가 김하은-조효영 조를 맞아 첫 세트를 이긴 뒤 두번째 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승리하며 기적이 시작됐다. 결국 4세트에서도 듀스 접전을 이겨내 3-1(11-6 12-10 6-11 12-10)로 승리, 첫 경기를 따냈다.

이어 나선 박세리가 조효여을 맞아 3-0(11-7 11-8 11-9)으로 완승, 균형을 맞추면서 단원고 선수들의 사기는 더해갔다.

다섯번째 게임에 나선 김민정도 이다애를 맞아 1, 2세트를 연달아 따내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한 세트만 더 따내면 첫 두 게임을 잃고 이후 세 게임을 연달아 따내며 대역전승을 일궈낼 수 있었다.

하지만 정말로 단 한 세트가 모자랐다. 세번째 세트를 내준 김민정은 네번째 세트에서 듀스 접전을 벌였지만 역시 아쉽게 지면서 우승 향방은 마지막 세트에 걸렸다. 김민정은 마지막 세트가 부담이 됐던 탓인지 5세트를 잃으며 2-3(11-6 11-7 8-11 10-12 7-11)로 아쉽게 졌다.

다 잡았던 3연패를 아쉽게 놓치긴 했지만 단원고 선수들은 투혼 하나만으로도 화산체육관에 모인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친구에게 트로피를 바치겠다는 목표는 무산됐지만 열정과 투혼 하나만으로도 친구들의 넋을 기리기에 충분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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