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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전국대학여자축구대회 샤컵, 남달랐던 '챔프' 연세대 W-KI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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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전국대학여자축구대회 샤컵, 남달랐던 '챔프' 연세대 W-KICKS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9.27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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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주현희 기자] 지난 21~22일 서울대학교 대운동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여자축구대회가 열렸다. 2019 제7회 전국대학여자축구대회 샤컵이 그것이다. 그리고 12개 참가 팀 중 유독 특출난 ‘원팀(ONE-TEAM)’ 정신을 뽐냈던 팀이 역대 7번째로 열린 이 대회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름 아닌 연세대 여자축구 동아리 ‘W-KICKS’다. 

샤컵은 많은 여자축구대회 중 그 의미가 특히 남다르다. 여대생들이 후원에서부터 섭외, 대회홍보 및 경기 진행, 다양한 이벤트 등 대회 모든 사항을 직접 준비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여자축구부 ‘SNUWFC’가 7년째 직접 주최·주관하고 있는 샤컵과 이번 대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챔피언 W-KICKS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대학 여자축구에 전혀 문외한이더라도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2019 제7회 전국대학여자축구대회 샤컵이 지난 22일 막을 내렸다.

◆ 여대생이 직접 만드는 샤컵, 왜 특별한가

샤컵은 지난 2012년 ‘서울대학교 여자축구 친선대회(속칭 SNU CUP, 스누컵)’라는 이름의 시범대회로 막을 올렸다. 이듬해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7회째 맞았다. 7년 만에 규모는 물론 경기력 측면에서도 발 빠른 성장이 도드라지는 대회 중 하나다.

대회를 여는 주최가 여자축구부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다른 대회와 차별성을 갖는다. 학교 운동장을 대관하는 것부터 시작해 모든 것을 학생들이 직접 해결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뭉친 여대생들이 직접 대회를 기획 및 운영하고 후원까지 따오기를 어느덧 일곱 해. 7회째쯤 되자 대회를 운영하는 솜씨 또한 예사롭지 않다. 

이 열정을 하늘도 알아 본걸까. 이번 대회 둘째 날 태풍 타파 영향으로 본부석 천막이 휘청거리고 의자가 날아다녔지만 정작 중요한 경기 시간에는 빗줄기가 잦아드는 행운도 따랐다.

전국이 태풍 타파의 영향권에 있었다. 강풍과 비가 동반됐지만 샤컵의 열기는 이에 아랑곳 없었다.
서울대 SNUWFC와 이화여대 ESSA의 8강전 경기 장면.

샤컵은 SNUWFC 창단멤버인 이지현 한국대학여자축구클럽연맹(KUWFCF) 회장이 처음 기획했다. 이제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KPSA)에 몸담고 있는 그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운동장 이 곳 저 곳을 뛰어다니며 대회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2년 전 5회 대회를 열었을 당시 스포츠Q와 인터뷰에서 “기업 후원을 받고자 수많은 제안서를 썼던 기억이 난다”며 “체육 관련 단체들을 돌아다니며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지인들로부터 운영비를 확보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던 이지현 회장. 이제는 그 바통을 한참 어린 후배들이 이어받았다.

올해 SNUWFC 주장단에서 미디어 접촉을 담당하고 있는 최여진(서울대 18학번)은 “선배들 도움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기업들에 집적 연락해 후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토월과 경기장을 둘러싸고 있는 배너들을 살펴보니 이제는 후원사 숫자가 제법 많다.

올해는 특히 풋볼 컬처웨어 브랜드 포워드(FORWARD)로부터 용품 후원을 이끌어 냈다. K리그(프로축구) 대구FC의 유니폼 스폰서로 익히 알려진 포워드의 최호근 아트디렉터는 축사에서 “(나도) 대학생 때부터 무엇인가에 도전하고 많은 것들을 경험하려 노력했다. 더 겁이 많아지기 전에 꼭 자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후회 없이, 끝장을 볼 때까지 도전하기 바란다”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SNUWFC의 축구 열정이 최 디렉터의 마음을 움직인 듯하다.

[서울대=스포츠Q 김의겸 기자] SNUWFC 학생들이 직접 발품을 팔아 후원을 얻어낸 업체의 수가 제법 많이 늘었다.

◆ 난관의 연속, 그래서 더 뜻 깊다?

물론 학생들이 주체가 돼 대회를 이끌어가는 만큼 여러 부분에서 뜻하지 않은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한다. W-KICKS의 주축이자 KUWFCF 마케팅 팀장으로 대회를 진행한 임선영(연세대 15학번)은 “많은 기업에서 대회 취지에 큰 관심을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대회를 운영하는데 있어 피부에 와 닿는 도움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국에서 모인 12개 팀이 이틀 동안 전·후반 20분씩 총 19경기를 치르는 열전. 예선 2경기 포함 총 5경기나 벌이는 강행군을 견뎌내야만 왕좌에 오를 수 있다. 이번 대회 가장 멀리서 찾아온 팀은 제주대 여자축구 동아리 ‘제대로’다. 참가 팀으로부터 참가비를 받지만 대회 운영비 총액이 많지 않다보니 지방에서 올라온 팀들은 숙박을 자체 해결해야만 했다.

내달 5~6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리는 2019 K리그 퀸컵(K-WIN CUP, 구 K리그컵)의 경우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주관하는 만큼 버스 대절은 물론 숙식까지 연맹에서 제공한다. 단체 및 기관에서 개최하는 대회와 비교하면 너무나 열악한 환경일 수밖에 없지만 오히려 참가 팀들에 전하는 의미는 더욱 뜻 깊다는 게 참가 선수들의 전언이다.

[서울대=스포츠Q 김의겸 기자] 역할분담표에는 차질없이 대회를 진행하기 위한 SNUWFC 멤버들의 고민과 노력이 묻어난다.

W-KICKS 엄다영(연세대 15학번)은 “학생들이 경기내외적인 부분을 모두 통제해야 하는데 대회를 운영하면서 자신들의 경기까지 소화해내는 점이 멋있다”고 치켜세웠다. 

역시 W-KICKS의 일원이자 KUWFCF 마케팅 팀 소속 김선경(연세대 15학번)도 “대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여는 이 대회를 계속 이어오고 유지하며 더 좋은 대회를 위해 노력하는 점이 고맙다. KUWFCF는 물론 다른 일반 동아리 친구들 역시 SNUWFC만으로 채울 수 없는 부분들을 메우고자 묵묵히 봉사해주고 있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축덕’ 여대생들의 열정 하나하나가 모여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는 샤컵이다. 매끄러운 진행으로 호평을 받은 이번 대회를 통해 운영 면뿐만 아니라 경기력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상향되고 있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어느덧 다섯 해째 대회에 내리 참가 중인 W-KICKS 멤버들은 “5회 대회까지 5연패로 독식했던 한국체대 천마FC가 이번에 불참했지만 참가했더라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팀들의 실력도 일취월장했다”고 입을 모았다.

5경기에서 나란히 4골씩 기록하며 W-KICKS의 사상 첫 샤컵 우승을 견인한 미드필더 엄다영(왼쪽)과 김선경.
엄다영(왼쪽)이 프리킥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아마인 듯 아마 아닌 아마 같은 W-KICKS

이번 대회 챔피언의 칭호는 W-KICKS에 돌아갔다. 대회 전까지 2019시즌 KUWFCF 랭킹 선두를 지켰던 W-KICKS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지난 5월 양구 국토정중앙기 전국대학동아리 U리그 축구대회 3위, 6월 서울권 대학축구클럽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달랬다. 2년 전 서울컵과 K리그컵(현 퀸컵),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챔피언십 등 각종 대회를 휩쓸었던 그들이 명가 부활의 성가를 드높인 것.

다른 동아리보다 다소 많은 30명가량 되는 부원에 실제로 활동하는 숫자도 20여명에 달하는 W-KICKS는 이날 무려 4명의 코칭스태프가 함께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영신 감독과 안성수 공격코치, 김동우 수비코치에 이승문 골키퍼코치까지. 2년 전 W-KICKS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전 감독까지 함께해 총 5명의 남자들이 웜업존을 든든히 지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한국체대 천마FC도 이렇게 많은 코칭스태프를 보유하진 못했다. W-KICKS 일원들은 “보통 같은 학교 남자축구 동아리에서 훈련을 돕거나 OB(졸업생)들이 지원하기 마련인데 우리 팀의 경우 본업이 따로 있는 4명의 지도자께서 W-KICKS를 아끼는 마음에 따로 보수 없이 도와주고 있다”며 “경력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데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일정 상 대회 둘째 날에만 4경기나 치르게 된 W-KICKS. 이를 향한 코칭스태프들의 조언은 이들이 정녕 아마축구가 맞나 싶기까지 하다는 것. 전반에 경기력이 좋지 않자 김 감독은 “결국은 너희들이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 경기도 있다”는 말로 선수들의 반등을 이끌어냈다. 또 어떤 때는 하프타임 때 아무 지시 없이 묵묵히 선수들을 지켜보기만 할 때도 있단다. 김선경은 “그럴 때면 ‘지금 잘 하고 있으니 너희들이 하던 그대로 하면 된다’는 응원으로 다가왔다”고 돌아봤다.

이번 대회 무려 4명의 코칭스태프가 W-KICKS와 함께 했다. [사진=W-KICK 제공]
[서울대=스포츠Q 김의겸 기자] ESSA와 결승전을 앞두고 어깨동무를 하며 전의를 다지는 W-KICKS.

◆ W-KICKS가 강한 이유? 원팀(ONE-TEAM) 정신

W-KICKS는 이날 타 동아리를 압도하는 응집력과 응원력(?)을 자랑했다. 경기에 앞서 몸을 푸는 것부터 벤치에서 대기하는 멤버들의 열성적인 응원까지 상대의 기를 바짝 죽여 놓았다. W-KICKS에 들어온 지 어느덧 5년째로 이제는 고참이 된 엄다영, 김선경은 “선배들이 열심히 하는 걸 봐서 그런지 새로 들어온 친구들도 동아리에 임하는 열정이 남다르고 잘 따라와 준다”며 고마워했다.

특히 이날 4골로 득점왕에 오른 김선경과 예선 2차전부터 결승까지 4경기 연속골을 작렬하며 우승을 견인한 엄다영은 후방을 든든히 지킨 임선영과 함께 여자축구 전문 유튜브 채널 ‘키킷(KICKiT)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여자 엘리트축구와 생활축구를 잇겠다”는 각오로 ‘연계플레이 여자축구 이음 프로젝트’를 기획해 5, 6월 열린 3개 대회와 9월 예정됐던 고려대와 정기전을 위해 맹훈련에 매진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활짝 웃는다.

W-KICKS는 이날 우승을 확정한 뒤 센터서클을 따라 원을 그리며 선 뒤 “아라칭 아라쵸 아라칭칭 쵸쵸쵸”로 시작하는 연세대 전통의 응원구호 ‘아카라카’를 외치며 승리를 자축,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본 다른 팀원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이날 우승 트로피는 물론 득점왕(김선경)과 야신상(박현수) 타이틀까지 휩쓴 W-KICKS는 시상식이 모두 끝난 뒤 대회에 참가한 모든 부원들이 소감을 밝히고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까지 가지며 한참이나 운동장에 남아있었다.

고민정(등번호 77)의 결승골을 앞세운 W-KICKS가 샤컵 결승에서 ESSA를 2-0으로 꺾었다. 
[서울대=스포츠Q 김의겸 기자] 우승한 뒤 연세대 특유의 응원구호 아카라카를 외치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진정한 원팀 정신을 뽐낸 W-KICKS는 실력외적으로도 이 특별한 여자축구대회의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자격이 충분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샤컵의 열기는 이제 퀸컵으로 이어진다. 16개 팀이 나설 이번 대회 미디어데이 및 조 추첨식이 지난 24일 서울 강남 고알레(GOALE)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렸다. 샤컵에 함께하지 못한 전국의 강호들이 총출동하는 이번 ‘끝판왕’ 격 대회에선 또 어떤 스토리가 만들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W-KICKS는 다시 한 번 피치 한가운데 모여 아카라카를 외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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