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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킷(KICKiT)! 여자축구로 물들 일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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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킷(KICKiT)! 여자축구로 물들 일상을 위하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9.18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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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주현희 기자] “여자축구 하면 키킷? 앞에 여자를 뗄 수 있다면 더 좋고요!”

축구로 소아암 환자들을 돕는 기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Shoot for Love)’가 어느덧 100만 구독자를 돌파해 한국 축구계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자축구판 슛포러브 혹은 그 이상을 꿈꾸는 크리에이터가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름 아닌 크리에이터 ‘키킷(KICKiT)’이다.  

스포츠Q는 지난 10일 서울 신촌에서 ‘키킷(KICKiT)’ 크루들을 만나 그들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 

키킷은 아직 알을 발로 박차고 나오는 아기 새처럼 태동하는 단계에 있지만 여자 엘리트축구와 생활축구를 이어 한데 어우러지게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출발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교롭게도 ‘뭉쳐서 놀다’라는 의미를 내포한 영어 관용어구 ‘kick it’의 뜻을 따라 이들이 원하는 바를 펼쳐 보일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짐작케 할 만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 연세대 여자축구 동아리 '떠킥'에서 만난 임선영(왼쪽), 엄다영(가운데), 김선경 세 사람이 여자축구 전문 유튜브 채널 '키킷'을 운영 중이다.

◆ 3인3색 키킷, 축구로 하나 되는 세상을 꿈꾸는 세 축구광

키킷은 ‘축구로 물든 일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축구의 즐거움을 나누고 싶은 미디어’를 표방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국내에 흔치 않은 여자축구 콘텐츠를 주로 다루고 있어 아직은 마니아적 요소가 다분한 여자축구 팬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연세대 여자축구 동아리 W-KICKS(이하 떠킥)에서 만난 15학번 세 친구 임선영(경영), 김선경, 엄다영(이상 체육교육)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쳤다. 떠킥 안에서도 유독 축구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세 사람은 이번 학기 휴학한 뒤 기획과 촬영 및 편집 업무를 분담하며 크리에이터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 4학년 1학기를 나란히 마친 세 사람은 본격 취업에 앞서 키킷에 집중하고 있다. 포부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2월 말 채널 트레일러와 북런던 더비(토트넘 홋스퍼-아스날) 게임 프리뷰 등 첫 게시물을 시작으로 현재 6개월 째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직관(직접 관전) 및 축구여행, 용품 리뷰, 훈련 및 동아리 대회 등 생활축구 관련 콘텐츠는 물론 대표팀에 관한 콘텐츠까지 틀에 구애받지 않는다. 임선영은 “아이디어는 너무 많은데 시간이 모자라다”며 혀를 내두른다. 셋이 모이면 아이디어가 샘솟지만 넘치는 욕심을 모두 담아내려다 보면 시간에 치이곤 한단다.

인터뷰 당일 MCN(다중채널네트워크) 회사 샌드박스네트워크 사무실에서 열띤 회의를 마치고 한강을 건너온 이들이 만나자마자 꺼내놓는 이야기는 온통 축구로 가득하다. 이날은 최인철 인천 현대제철 감독이 여자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가 선수 폭력 건으로 자진사퇴한 다음날이었다. 세 사람 모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참이나 대표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늘어놓았다.

특히 지난 7일 정기 연고전 사상 최초로 아마추어 여자축구 동아리 간 맞대결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목동운동장 데뷔를 꿈꿨지만 좋지 못한 날씨로 꿈이 좌절됐던 터. 다가올 2019 제7회 전국 대학여자축구대회 샤컵을 벼르고 있었다. 1~2시간 짧게 그들을 곁에서 지켜봤을 뿐이지만 그들을 이토록 뜨겁게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축구 열정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 수 있었다.

▲ 여자축구를 주제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있다.
▲ 공과 함께할 때 더 자연스러운 키킷.

◆ 키킷을, 그 가능성을 알아본 이들

지난 2월 처음 영상을 업로드하기 시작한 키킷은 4개월 뒤 샌드박스 소속 크리에이터가 될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샌드박스는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유익한 콘텐츠로 구독자 252만 명을 모으며 ‘초통령’ 입지를 다진 도티(본명 나희선)가 차린 MCN 업체다. 한국 유튜브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한국전파진흥협회의 크리에이터 지원 사업을 통해 샌드박스 사옥을 견학할 기회가 생겼는데 당시 키킷을 알아본 매니저가 먼저 연락해왔다. 김선경과 엄다영은 “크리에이터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아무래도 우리가 경험이 부족한 만큼 채널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조언도 해주고 있다”며 샌드박스와 함께한 뒤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샌드박스에 앞서 키킷의 가능성을 알아본 이들도 있다. 바로 축구용품 전문업체 싸카(ssaka)스포츠다. 싸카의 후원을 받아 총 7차례 축구용품 리뷰 영상을 제작했다. 싸카는 추후 ‘여자축구 이음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하이킷’ 프로젝트에도 도움을 줬다. 축구에 목마른 전국의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트레이닝을 진행했던 하이킷 프로젝트에는 싸카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의 도움의 손길이 따랐다. 키킷의 취지와 가능성에 공감한 많은 이들이 함께한 셈이다.

키킷은 WK리그(여자축구 실업리그) 8개 전 구장 직관 영상을 촬영할 계획도 있는데 벌써부터 WK리그 직관 현장에선 키킷을 알아보는 이들이 상당하다고 한다. 임선영은 “여자축구를 정말 사랑하는 분들이 직관을 오다 보니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고마워했다. 영상이 업로드 될 때마다 달리는 댓글 역시 응원과 칭찬일색이다. 엄다영은 “청정구역, 그린벨트다. 좋은 말씀 많이 남겨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된다”며 활짝 웃었다.

▲ 키킷의 취지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고 있다.

◆ 여자축구 이음 프로젝트?

“직관은 못 가지만 선수들의 마음을 느껴보자는 생각으로 식단 관리는 물론 체력 및 스킬, 전술 훈련을 진행할 것이다.”

‘연계플레이 여자축구 이음 프로젝트’의 첫 콘텐츠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을 현지에서 응원하려던 계획은 좌절됐다. 하지만 키킷 크루들은 한국에서 아마추어 선수로서 5월 양구 전국대회, 6월 서울권대회, 나이키 우먼스 챔피언컵 등 3개 대회에 참가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기획한 것이 ‘연계플레이 여자축구 이음 프로젝트’다. 아마추어 선수이자 팬으로서 축구를 즐기는 모습을 최대한 ‘키킷답게’ 담아내겠다는 내용을 주 골자로 한다. 엘리트인 대표팀과 아마추어인 자신들이 “레벨은 다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여자축구를 위한다는 연결점이 있다”며 “여자 엘리트축구와 생활축구를 잇겠다”는 각오로 시작한 프로젝트다.

▲ 축구를 주제로 한 키킷의 다양한 콘텐츠. [사진=키킷 유튜브 채널 캡처]

여자축구 대회를 앞두고 각자 취약점을 보완하는 훈련 영상을 게재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계획을 구상 중인데 지난 7, 8월에는 전국 여고생을 대상으로 “이제 혼자 축구하지마”라며 ‘연계플레이 하이킷X키킷크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축덕’ 고등학생들이 ‘하이킷’ 팀을 꾸려 전문가가 진행하는 트레이닝도 받아보고 대학생 언니들과 교류하며 축구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고 꿈을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여고생들이 축구경기를 즐길만한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실정인 만큼 14명을 선발하는 데 배수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션도 열어달라는 문의 역시 빗발쳤다.

크루들은 “통영에서 온 친구도 있었다.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두 차례 트레이닝 세션과 마지막 교류전까지 총 4차례 신촌에서 만났는데 모두 당일치기로 먼 걸음을 했다. 우리가 저 나이 때 저런 열정이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못했을 것”이라며 “하이킷 크루들의 열정으로부터 얻은 에너지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 동생들에게 '함께' 축구하는 즐거움을 전하려 했던 하이킷 프로젝트는 키킷에게도 크나큰 위로이자 좋은 영감이 됐다. [사진=키킷 인스타그램 캡처]

◆ ‘하이킷’으로 꿴 첫 단추, 강렬했던 에너지

동생들에게 함께 공차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키킷 크루들이 얻어간 것도 많았다. WK리거 출신 권예은 축구 해설위원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선뜻 총 감독을 맡아 훈련을 이끌었고, 떠킥 동료들도 훈련에 보조를 맞춰주기 위해 쉬는 날에도 운동장으로 찾아왔다. 싸카 역시 유니폼을 후원하고 저렴한 값에 용품을 지원하는 등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마지막 날의 경우 크루 세 명이서 촬영과 행사 진행을 모두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아 페이를 지불해가면서 인력을 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금이 많지 않은 탓에 크루들이 사비로 식비를 마련하는 등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많은 이들이 따뜻한 추억을 저마다 가슴에 품을 수 있었다.

임선영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 ‘이 돈으로 이 정도 했으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크루들은 “하이킷은 키킷이 나아가는 과정에 있어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남긴 게 많다”고 입을 모았다. 아직 학생인 키킷 크루들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유튜브 채널을 어디까지 키워갈 수 있을지는 확언할 수 없다. 하지만 하이킷 프로젝트가 이들에게 전한 메시지가 꽤나 강렬했던 모양이다.

▲ 함께 공 차고 축구 이야기 하는 게 좋아서 친해진 세 사람.
▲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는 게 보통 일은 아니지만 즐겁기 때문에 힘을 낼 수 있단다.

축구로 물든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세 사람이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각자 축구전문 매체 골닷컴 영상팀(임선영), 한국대학여자축구클럽연맹 홍보팀(김선경), 슛포러브 지구방위대(엄다영) 등 다양한 관련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이들이 머리를 모아 여자축구를 위한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키킷 유튜브 채널은 이들이 그리는 엘리트와 생활축구를 막론하고 ‘축구로 물든 일상’을 구현하기 위한 첫 걸음마다. 축구를 통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꿈꾸는 키킷의 선한 행보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여자축구판 슛포러브 그 이상을 바라볼 이들의 진로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건 역으로 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것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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