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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좌완' 양현종 유희관, 프로야구에 한 획을 긋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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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좌완' 양현종 유희관, 프로야구에 한 획을 긋다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30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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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어쩌면 둘 모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무대에 올랐다. 결과는 엇갈렸지만 뜨거운 박수 속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KIA(기아) 타이거즈 양현종(32)과 두산 베어스 유희관(34)은 2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경기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경기에서 웃은 건 유희관이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5이닝 2실점(1자책), 8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수확했다.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 2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8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 두산 최고 선발 유희관,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2009년 두산에 입단한 유희관은 뛰어난 제구에도 불구하고 130㎞ 초반의 ‘느린 속구’로 인해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3년 더스틴 니퍼트의 급작스런 부상은 유희관의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선발로서 기회를 살린 유희관은 이후 느린 공의 단점을 메우는 정확한 제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로 두산을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이후 10승이 보장되는 투수로 자리매김한 그는 2015년엔 18승을 따내며 두산에 4번째 우승을 안겼다.

부침이 없었던 건 아니다. 첫 우승 후 개인성적은 내리막 길을 걸었다. 여전히 두자리 승수 행진은 이어갔지만 평균자책점(ERA)은 4점대 중반까지 내려앉았고 2018년엔 ERA 6.70으로 10승 투수라는 수식어가 부끄러울 정도로 부진했다.

재치 있는 입담과 넘치는 자신감은 때론 독이 됐다. 부진할 때마다 더 많은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넓은 홈구장과 탄탄한 수비 덕이라는 평가는 물론이고 ‘희관존’의 덕을 본다는 근거 없는 비난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지난해 화려하게 부활한 유희관은 ERA 3.25로 당당히 7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11승) 달성에 기뻐했다.

경기 후 유희관(오른쪽)의 8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축하해주는 김태형 감독. [사진=연합뉴스]

 

예비 자유계약선수(FA)로 야심차게 나선 올 시즌엔 ERA 5.02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팀이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애쓰던 막판 다시 살아났다. 10월 4경기에서 2승 1패 ERA 3.32. 특히 마지막 기회였던 29일 KIA전 팀 타선의 넉넉한 지원 속에 팀과 자신 모두에게 소중한 1승을 따내며 쾌재를 불렀다.

FA 대박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 에이징 커브(노쇠화로 인한 기량저하) 우려가 크고 두산을 떠나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다고 이뤄놓은 성과까지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8년 연속 두자릿수를 달성한 건 KBO리그 역사에 단 4명뿐이다. 좌투수로는 장원준과 유희관 단 2명. 더불어 역대 팀 좌투수 최다승(97승)의 주인공이다.

홈구장은 아니었지만 5회를 지키고 사실상 8년 연속 10승 달성을 기정사실화한 유희관은 뜨거운 박수 속에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MLB 진출을 선언한 양현종이 6회 1사 후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KIA 타이거즈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대투수’ 양현종, 타이거즈 역사를 뒤바꾸다

이날은 양현종에게도 중요한 경기였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양현종에게 안방에서 던지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다.

2007년 데뷔한 양현종은 2009년 12승, 2010년 16승을 따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좌투수 대열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2012년엔 1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완전히 회복해 돌아온 양현종은 2013년 9승을 거두더니 완전히 기량을 되찾았다. 2014년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승수를 쌓기 시작했다. 2017년엔 20승을 달성하더니 팀에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기고 정규리그와 시리즈 MVP까지 석권했다.

지난해엔 16승 8패 ERA 2.29로 맹활약했는데, MLB 진출을 선언한 뒤인 올 시즌 부침을 겪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KIA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고별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7실점, 패전을 피하지 못했다.

임무를 마친 양현종은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KIA 팬들은 따뜻하게 양현종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도 그럴 것이 양현종은 근 10년 이상 타이거즈의 최고 투수로 활약하며 팀에 우승 반지 2개를 선사했다. 올해엔 7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도 달성했다. 통산 145승은 이강철 KT 위즈 감독(152승, 언더핸드)에 이어 팀 역대 2번째로 많은 기록이자 좌투수 최다승이다. KBO리그 역대 이 부문에서도 전체 4위, 좌투수 2위다.

더불어 이날 7년 연속 170이닝을 돌파(172⅓이닝)하며 꾸준함의 상징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KIA 성적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늘 제 자리를 지켰던 양현종이다.

5이닝을 마치고 바로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있었으나 팬들과 인사할 시간을 더 벌어주기 위해 벤치에선 양현종에게 6회 1사까지 맡겼다. 임무를 마친 뒤 관중석 쪽으로 향한 양현종은 머리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선동열(18번), 이종범(7번)에 이어 3번째로 타이거즈 출신 해외 진출에 도전하는 양현종은 이들을 따라 영구결번이 유력한 선수다. 타이거즈에 새 역사를 안긴 양현종의 새로운 도전에 에이스를 보내는 KIA 팬들도 뜨거운 격려의 응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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