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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세기를 잇는 '솔 퀸' 다이앤 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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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세기를 잇는 '솔 퀸' 다이앤 버치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4.03.31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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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미국의 아델'로 불리는 싱어송라이터 다이앤 버치(31)가 내한했다. 20세기 솔(Soul)의 진수를 보여준 ‘바이블 벨트(Bible Belt)' 이후 깊어진 감성과 자신만의 예술적 정체성을 담은 2집 ‘스피크 어 리틀 라우더(Speak a Little Louder)'를 완성했다. 패션부터 불교까지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이 많은 그가 말하는 인생의 최종 목표는 사랑이다.

[스포츠Q 이예림기자] 미국의 대중음악잡지 '롤링스톤'은 다이앤 버치의 음색을 두고 “강력하고 매혹적인 가성이다. 캐롤 킹과 아레사 프랭클린이 머리에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스물여섯 살이던2009년에 데뷔한 그는 단번에 미국 솔 음악의 선두 주자로 등극했다. 30일 오후 첫 내한공연(홍대 예스무브홀)을 앞둔 그를 만났다.

- 한국에는 두 번째 방문(2011년 지산밸리록페스티벌로 첫 방문)이다. 소감이 어떤가.

“서울은 정말 멋있는 도시다. 더 돌아다닐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스파에 가고 싶다.”

- 1집과 2집의 차이점이 궁금하다.

“개인적인 창의성은 지금 음반이 더 많이 들어갔다. 아델의 프로듀서 에그 화이트, 듀란 듀란의 베이시스트 존 테일러, 루츠의 드러머 퀘스트러브 등 명프로듀서들이 참여했다.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다. 1집의 아티스트들이 2집에도 합류해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는 것도 장점이다. 1집이 대중적인 멜로디로 구성됐다면 2집에선 타이틀곡 제목 ‘스피크 어 리틀 라우더(좀 더 크게 말하다)’처럼 내 정체성을 좀 더 자신있게 표현했다."

 

- 이번 앨범에 대해 더 소개한다면.

“이 앨범의 모든 곡들은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왔다. 나는 노래할때 슬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편찮으실 때부터 곡을 쓰기 시작했다. 2집은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 당신을 발탁한 프린스(Prince)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가 흑심을 가지고 접근한다는 생각은 없었나.

“LA 베버리힐스에 있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보통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연주하는데 어린 소녀가 그러고 있으니 프린스가 호기심을 갖게된 것 같다. 남자와 여자가 아닌 아티스트 대 아티스트의 만남이었다. 그리고 세상에 예쁜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의도였다면 다른 여자에게 다가갔겠지.(웃음)”

 

- 2009년 이후 5년 만에 낸 앨범이다.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나.

“데뷔한 뒤 음악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길어진것 같다. 트위터로 한국 팬들을 비롯해 전 세계의 팬들과 교류하면서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음악은 내 만족을 넘어 의무라고 생각하니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다.”

- 지난달 29일 그룹 '투개월'의 김예림과 함께 음악감상회를 열었다. 그의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예림의 목소리는 정말 아름답다. 그가 내 2집 수록곡 ‘러브 앤 워(Love and War)’를 록앤롤 스타일로 편곡해 불렀는데 어떻게 그가 이 노래를 아는지 궁금했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 깊다. 한 마디로 멋있다.”

 

- 실력보다 외모가 부각될 때가 많은데 서운하진 않는가.

“솔직히 예쁘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 좋다. 여자들의 겉모습도 중요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패션과 화장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영혼이야말로 진실한 아름다움의 기준이다."

-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짐바브웨, 호주, 남아공 등 많은 나라들을 돌아다닌 유년 시절을 보냈다. 장단점이 있나.

“나쁜 점은 모르겠다. 남아공과 호주에서 보낸 시간은 외로웠지만 음악이 나를 달래줬다. 그리고 오랫동안 머무르지 않고 떠나야했기 때문에 내가 친구들에게 자주 했던 말은 ‘굿바이'였다는 정도?  나는 여행하길 좋아하고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는 게 재밌다.”

- 예술적 영감을 어떻게 얻는지 궁금하다. 요즘 관심이 가는 분야는?

“사람들, 미술, 댄스 음악으로부터도 얻는다. 난 댄스플로어 위에서 춤추기를 굉장히 좋아한다. 하하. 아름다운 거리를 걸을 때 느끼는 순간의 감정도 내게 영감을 준다. 그 외에도 디자인, 건축, 비주얼 아트에 관심이 많다. 요즘 제일 빠져있는 것은 향수다. 화가들, 책, 사랑, 우정, 영적인 불교 등 내 관심사는 다양하다. 그래도 사랑이 중심이다. 사람 간의 관계에서 맺어지는 사랑과 느낌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

 

-가수 외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나.

“패션과 향수에 관심이 많지만 그쪽 분야를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다.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음악을 통해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뮤지션으로 살아가지 않을까."

[취재후기] 이상형을 묻자 프랑스 가수 겸 배우 세르주 갱스부르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으니 훤칠한 키, 긴 팔다리, 큰 눈망울과 다부진 눈빛이 젊었을 적의 갱스부르의 아내이자 가수 겸 배우인 제인 버킨과 상당히 닮았다고 느꼈다. 심지어 찰나로부터도 영감을 얻는 그가 ‘일생의 사랑’을 만난다면 어떤 역작이 탄생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pres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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