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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손흥민도 못한 리그 우승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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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손흥민도 못한 리그 우승 먼저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4.2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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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PSG)이 활짝 웃었다.

한국 축구의 특급 미래 자원인 그가 리그 우승이라는 값진 경험을 얻었다. 유럽 5대 빅리그(잉글랜드·독일·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에서의 우승은 웬만한 축구 선수도 하기 힘든 경험이다.

유럽 무대에서 200골 이상 터뜨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도 아직 들어 올리지 못한 게 리그 우승컵이다.

이강인.
이강인. [사진=EPA/연합뉴스]

PSG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의 2위 팀 AS 모나코가 올랭피크 리옹과의 2023~2024 3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지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승점 58(17승 7무 7패)의 모나코가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도 승점 70(20승 10무 1패)의 PSG를 따라잡을 수 없다.

이강인의 리그 우승은 처음이다. 그는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발렌시아 소속이던 2018~2019시즌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와 올 시즌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에서 컵 대회 우승컵만 들어 올린 적만 있다.

이강인의 우승에는 리그1 최고의 명문 구단 PSG의 힘이 있었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PSG는 이번 우승으로 리그 3연패(連霸)를 달성했다. 12번째 우승컵으로, 리그1 90년 역사에 최다 우승팀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단단히 했다.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곤살루 하무스(포르투갈), 스만 뎀벨레(프랑스) 등 세계 최고의 공격수가 포진한 PSG는 올 시즌도 막강한 힘을 보여줬다. 18개 팀 중 가장 많은 76골을 터뜨렸고 3번째로 적은 29골만 내줬다. 31경기에서 10번의 무승부를 거뒀지만 진 경기는 딱 1경기. PSG가 얼마나 강팀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강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강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6골(8도움)로 득점 1위를 질주하는 음바페는 6시즌 연속 득점 1위가 유력하다. 17골로 2위인 조너선 데이비드(릴 OSC)와 9골이나 차이 난다. 뎀벨레는 8도움으로 로만 델 카스티오(스타드 브레스투아 29)와 도움 공동 1위를 달린다.

올 시즌을 앞두고 PSG로 이적한 이강인은 20경기(15경기 선발 출전)를 소화하며 2골 3도움을 기록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기록이 화려하진 않지만 리그 우승에 톡톡한 공을 세웠다.

특히 지난 28일 르아브르 AC와의 리그 31라운드에서 2-3으로 뒤진 후반 50분 하무스의 동점골을 돕는 ‘택배 크로스’를 날렸다. 패배 위기에서 팀을 살려낸 이강인의 ‘특급 배달’에 PSG는 르아브르와 1-1로 비기고 귀중한 승점 1을 챙길 수 있었다.

이강인은 박지성(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4번째 리그 우승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박지성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007년과 2008년, 2009년, 2011년에 우승했다.

정우영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뮌헨 소속이던 2019년 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나폴리의 33년 만 우승을 이끌었다.

다만 정우영이 우승한 해당 시즌에 1경기 출전에 그친 걸 고려하면 팀 주축으로 활약한 선수의 우승은 이강인이 3번째다. 이강인은 올해 초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차출로 6∼7주가량 소속팀에서 자리를 비웠다. 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팀의 주전으로 뛴 셈이다.

이강인.
이강인. [사진=AP/연합뉴스]

이강인은 23살에 우승을 경험하며 한국인 최연소 우승 경험을 세웠다. 박지성과 김민재는 26살에 첫 우승을 맛봤다.

이강인에게는 실로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 명문 구단에 입단한 것도 잠시 시즌 초 왼쪽 대퇴사두근 부상으로 개막 2경기만 뛰고 회복에 들어갔다.

어렵게 부상에서 회복한 후 황선홍 감독이 이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까지 따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AC밀란(이탈리아)과의 UEFA(유럽축구연맹) UCL(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PSG 데뷔골이자 UCL 무대 첫 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11월에는 몽펠리에와의 리그1 11라운드에서 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강인. [사진=스포츠Q(큐) DB]
이강인. [사진=스포츠Q(큐) DB]

힘든 시기도 겪어야 했다. 아시안컵에서 이른바 손흥민과의 ‘탁구게이트’ 사건이 터지면서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결국 이강인은 손흥민이 있는 영국 런던을 직접 찾아 사과했다. 지난달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두고 미디어 앞에서 다시 한번 사과하며 갈등을 봉합했다.

리그 우승으로 한껏 좋은 기분을 끌어올린 이강인은 내달 2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UCL 4강전 1차전에 나설 준비를 한다. 프랑스컵 결승에 오른 PSG는 내달 26일 리옹과 맞붙는다. 우승컵 2개를 더 들어 올릴 가능성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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