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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1위' 이동경, 이젠 울산의 적으로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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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1위' 이동경, 이젠 울산의 적으로 [K리그]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4.3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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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어제까지는 동료였지만 이젠 마주해야 하는 적이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울산 HD 유니폼을 입고 시작한 이동경(27)은 이제 김천상무에서 울산 동료들을 적으로 마주한다. 김천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는 그는 4주간 군사훈련을 받은 후 K리그1에서 다시 뛴다.

이동경이 군대에 가는 게 화제가 되는 이유가 있다.

이동경. [사진=연합뉴스]

K리그1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만들고 있다. 8경기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7골 5도움으로 이상헌(강원FC)과 득점 공동 선두, 도움은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2021시즌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득점(6골)을 이미 넘어섰다.

득점과 도움을 더한 공격포인트는 12개로 2위 이상헌과 일류첸코(FC서울·이상 7개)에 5개로 넉넉하게 앞선 1위다. 최근 리그 3경기에서 3골 3도움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2023~2024 AFC(아시아축구연맹) ACL(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도 골 맛을 봤다.

이동경은 2022년 1월에 독일 분데스리가 2부 소속이던 샬케로 6개월 임대를 통해 유럽 무대에 도전했으나 발등뼈 골절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22년 9월 2부리그 한자 로스토크로 재임대됐다. 하지만 2022~2023시즌 로스토크에서도 12경기(1도움)밖에 나서지 못했고 임대 기간이 끝나면서 지난해 7월 친정팀 울산 HD로 복귀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몸 상태가 좋았던 시절의 몸무게(73kg)를 유지했다. 올해 3월에는 딸이 태어나 책임감도 더 커졌다. 이동경은 올해 1월 공개된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서 “작년에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였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입대를 하면 더 성숙한 군인정신으로 축구를 열심히 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홍명보 울산 감독과 이동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홍명보 울산 감독과 '까까머리' 이동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동경은 입대 전날인 2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9라운드 홈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고 팀의 3-1 승리를 이끌면서 홈팬들에게 선물을 안겼다. 

그는 경기 후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마지막 경기를 뛰고 (군대에) 가고 싶었는데, 득점하고 또 우리가 승리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군 입대) 시기가 정해져 있고, 어차피 (군대에) 가야 할 나이"라며 "(울산에) 남아 있는 기간이 좋은 추억이 되도록 좋은 분위기에서 입대하면 좋을 것 같다고 동료들과 이야기했다. 많이 도와줬다"고 했다. 이동경은 29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9라운드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이동경의 와이프인 박예린 씨는 인스타그램에 “명단에 이름이 있어도 기쁘고 또 선발 명단에 있으면 눈물나게 기뻤는데 이렇게 입대 전 경기에서도 골을 넣어주고 간 동경이”라고 썼다. 이어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우리 축복이 잘 키우고 있을게”라는 글을 남겼다.

홍명보 울산 HD 감독은 “이동경이 김천상무에 가서도 이 경기력을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며 “더 높은 수준까지 올라가길 바란다”고 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울산에게 이동경의 공백은 뼈아프다. 이동경의 득점은 팀 득점(19골)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울산은 승점 17(5승 2무 1패)로 3위에 올라 있다.

반면 승점 19(6승 1무 2패)로 선두를 달리는 김천상무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팀 내 득점 1위인 김현욱(5골)이 오는 7월 제대를 앞두고 있어 이동경의 효과를 톡톡히 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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