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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한국스포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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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한국스포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다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5.29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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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한국스포츠 비전 심포지엄 “평창 동계올림픽은 재도약의 전환점”

[300자 Tip!] 한국스포츠는 거침없이 고공 성장을 해왔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시작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까지 성공했다. 초대형 국제 이벤트를 망라하면서 명실공히 스포츠 강국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지난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안현수 사태’를 겪으면서 체육계에 만연했던 파벌 문제와 비리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이제는 한국 스포츠가 외형적인 성장만이 아니라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88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한 단계 도약했던 것처럼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스포츠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스포츠Q 글 신석주·사진 이상민 기자]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월드컵, 동·하계 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를 개최하며 일명 ‘스포츠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한국은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5번째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서울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와 스포츠서울은 지난 26일 서울대에서 제8회 한국스포츠 비전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한국 스포츠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시간을 가졌다.

이번 심포지엄은 ‘대한민국 스포츠, 평창올림픽 그리고 그 이후’라는 주제로 한국스포츠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보고 평창올림픽 이후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모색해 보는 자리였다.

▲ 한국스포츠 비전 심포지엄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한국 스포츠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한국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과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특히 경기력에만 집중했던 종전의 한국 스포츠 스타일에 변화를 꾀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한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발제자로 나선 김진선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체육계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평창올림픽 이후를 고민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다. 이 심포지엄을 통해 한국 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비전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세계적인 대회지만 가장 한국적이고 평창다운 대회로 치를 것이다. 절약과 효율을 우선으로 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유산 만들기 등 꼭 해야 할 일은 필요한 자원을 확실히 동원해 올림픽 유산을 창조해 나갈 것”이라고 평창 올림픽의 지향점을 밝혔다.

◆ 스포츠로 성장한 한국, 이제는 재도약이 필요한 때

스포츠는 대한민국의 성장 원동력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1953년 국민소득 67달러에 불과했던 대한민국이 지난해에는 2만6000달러까지 늘어나며 세계 정상급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나영일 서울대 교수는 “원조를 받는 나라였던 한국이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뀔 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88서울올림픽이었다”고 강조했다.

서울올림픽 이후 2002한일월드컵 개최와 태권도의 세계화는 국가이미지를 역동적으로 바꾼 전환점이 됐다. 압축 성장 과정에서 뛰어난 기량을 갖춘 스포츠 스타들은 세계 각국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한국을 빛냈다.

이처럼 스포츠는 한국의 성장과 함께했다. 그동안 한국은 정부 주도하에 우수 선수를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했다. 세계 대회에서 입상한 선수들에 대한 연금 지급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하며 엘리트 스포츠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엘리트 선수 육성은 마치 국위선양과 국민통합의 수단처럼 인식됐고 88서울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을 개최하면서 국민적인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

▲ 김진선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현재 국민적인 관심이 줄어들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이러한 엘리트 선수 정책은 폐해도 낳았다. 장기간의 국가대표 합숙강화 훈련 스타일은 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 선수들까지도 답습하기 이르렀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공부보다는 운동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열악한 스포츠 시설은 물론 폭력과 불법이 자행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나 교수는 “한국스포츠는 빠른 성장 속에 내실을 다지는 데 노력이 부족했다”며 “88서울 올림픽이 한국 스포츠를 한 단계 발전시킨 원동력이었던 것처럼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국 스포츠에 재도약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나 교수는 이어 “2000년대 이후 생활체육을 복지란 개념으로 이해하면서 엘리트 체육 중심에서 생활체육의 역할이 비약적으로 커졌고 스포츠산업이 새롭게 조명받기 시작했다”며 “체육계의 문제점들을 당장 해결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체육계의 선진화가 이뤄지는 돌파구가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체육계가 전방위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 스포츠 선진 강국 ‘스포츠 외교 경쟁력 강화 필요’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전자·자동차 등 각 산업 분야에서 급성장하며 세계 속에 한국의 이름을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지만 메가 스포츠 이벤트 유치도 한국을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 이미지커뮤니케이션 연구원에서 2012년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 2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6%가 한국 이미지 제고에 평창올림픽 유치가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 유치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국제적인 위상도 높아졌고 아시아 강국인 중국, 일본과도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 국제 스포츠기구 내 활동 위원 수

스포츠기구

한국

일본

중국

IOC(국제올림픽위원회)

2

3

4

FIFA(국제축구연맹)

0

0

1

IAAF(국제육상경기연맹)

2

2

4

ISU(국제빙상연맹)

3

3

1

총합

7

8

10

                                      *국제 스포츠기구 홈페이지 내용 참조(2014.5월 현재)

김영석 경기도 수원월드컵재단 사무총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지금이 스포츠 선진 강국으로 도약할 기회이며 이에 대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성공의 필수 조건은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메달 획득이라고 김 사무총장은 설명했다.

그는 “개최국에 걸맞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전략 종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유망주를 발굴해야 한다. 또한 항상 훈련이 가능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경기력 향상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강영 체육인재육성재단 이사장도 “2002년 월드컵 4강에 진출했을 때 뜨거웠던 분위기를 기억할 것이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 대회 분위기와 환경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지금 평창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평창올림픽이 성공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관심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스포츠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파벌주의와 조직 사유화 등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며 스포츠계 스스로 자정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사무총장은 “우선 한국스포츠계의 정확한 진단은 물론 기본 원칙들을 실천하는 철저한 노력이 필요하고 체육계 스스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학적인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김 사무총장은 “스포츠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스포츠 외교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외교 인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메달 획득 종목을 다양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국가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국스포츠의 미래는 무엇보다도 체육인이 기본에 충실하고 자정 노력을 통해 운영되는 것이 최선이며 지름길이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 위기의식이 필요한 체육계, ‘기본’이 핵심이다

한국은 그동안 동·하계 올림픽에서 톱10에 이름을 자주 올리는 등 세계와 경쟁해도 전혀 밀리지 않을 만큼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안현수 사태’를 포함한 경기력 저하로 인해 남자 쇼트트랙이 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안방에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소치에서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김승곤 대한체육회 전문위원은 “스포츠계가 전체적인 환경을 선순환구조로 조성하는 방안을 모색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엘리트 체육은 한국 체육의 기둥이다.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일본 체육정책을 예로 들었다.

일본의 경우 엘리트 체육을 사회체육으로 전환했다가 되돌아 오는 데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한국의 태릉선수촌과 스포츠개발원에 해당하는 시설을 설립하는 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경기력에서 한국에 앞선다고 할 수 없다는 것. 결국 엘리트 체육은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 없이는 유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김 의원은 “엘리트 체육에 대한 잘못된 결정을 회복하는 데 천문학적인 예산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신중한 정책수립과 지속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체육단체의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를 위해 특별감사를 하고 단체별로 여러 가지 대책과 제도를 발표하지만 제도보다 운용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면서 “구성원의 자질과 능력을 선진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며 각자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또한 외부로부터의 개혁보다 체육인 스스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국스포츠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기단체가 어떠한 회유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최선이며 지름길이다”고 설명했다.

[취재후기] 한국은 월드컵, 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를 모두 치르는 데 23년이 걸렸다. 세계에서 스페인(17년)에 이어 두 번째다. 그만큼 한국스포츠의 위상이 급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빨랐던 만큼 그림자도 많았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스포츠를 되짚으며 앞으로의 발전상을 모색한 값진 시간이 됐다.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한다. 그동안 한국 스포츠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 강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한다면 위기는 기회로 반전될 수 있다. 4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을  커다란 기회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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