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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최종예선 29경기 연속 무패행진, 한국축구 '전쟁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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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최종예선 29경기 연속 무패행진, 한국축구 '전쟁은 이긴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1.12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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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8연속 본선행 도전…2004 예선전은 8전 전승 무실점 통과 등 강했으나 방식변화가 변수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이제 '전쟁'이 시작된다. 신태용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도 "선수들에게 계속 전쟁이라고 얘기하며 정신력을 무장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을 향한 마지막 전쟁이 벌어진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14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수하임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3위까지만 주어지는 리우 올림픽 본선 티켓 도전에 나선다.

한국 올림픽 축구 도전사는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수많은 좌절이 있었고 영광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일본에 어이없이 본선 티켓을 내주기도 했고 7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역사도 썼다.

▲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한 AFC U-23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훈련 시작 전에 스크럼을 짜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제비뽑기-골득실에서 일본에 밀린 한국 축구, 1996년 한일전때는 70% 시청률 기록

1952년 헬싱키 올림픽은 예선전 없이 치러져 참가 신청만 하면 본선에 오를 수 있었지만 한국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정부는 선수 숫자가 많은 단체종목이라 경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참가를 허락하지 않았다. 1956년 멜버른 올림픽 예선은 제비뽑기에서 져 일본에 본선 티켓을 내줬고 1960년 로마 올림픽 예선은 편파 판정에 흥분한 선수들이 심판을 폭행해 실격패하면서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예선에서는 골득실에서 밀려 일본에 본선 티켓을 내주기도 했다. 일본과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김기복(실업축구연맹 부회장)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지 않고 골로 연결됐더라면 4-3으로 이겨 5승으로 4승 1패의 일본을 제칠 수 있었지만 골득실에서 12-22로 뒤져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일본은 아시아 최초로 동메달까지 따내며 한국을 더욱 속쓰리게 했다.

1984년 LA 올림픽 예선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서 이길 경우 본선에 나갈 수 있었지만 2-0에서 4-5로 역전패했다. AFC는 'AFC 창립 이래 최고의 명승부'라는 찬사를 보냈지만 한국 축구로서는 뼈아픈 패배였다.

그러나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한국 축구는 7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예선 때는 '한국은 종이 호랑이'라는 비아냥을 보낸 일본을 상대로 1-0으로 이겼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예선 한일전은 70.5%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 한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한 오전 훈련에서 런닝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예선 때는 이란, 중국, 말레이시아 등과 벌인 최종 예선 6경기를 포함해 8전 전승과 12골 무실점으로 통과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는 이천수(은퇴)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기는 역사를 만들기도 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최초로 동메달을 따낸 뒤 4년 만에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 그동안 예선전으로 벌어졌던 방식이 아닌 AFC U-23 챔피언십이란 새로운 대회가 창설돼 최종 예선을 대신한다. 조별리그를 거쳐 토너먼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변수가 작용한다. 실제로 2년 전에 벌어졌던 AFC U-23 챔피언십 첫 대회에서 한국은 4위로 밀렸다. 올림픽 예선을 겸한 대회가 아니었던 것이 다행이었다.

◆ 토너먼트 대회로 치러지는 최종 예선, 변수 조심해야 하는 한국 축구

조별리그에 이은 토너먼트 대회인만큼 첫 경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14일 만나는 우즈베키스탄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아직 올림픽 출전 역사는 없지만 U-23 대표팀이 출전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꾸준히 조별리그를 통과해왔다.

무엇보다도 우즈베키스탄과 악연도 있다. 지난해 2월 1일 태국에서 벌어졌던 킹스컵에서 우즈베키스탄 선수가 심상민(FC 서울)을 경기 도중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11개월 전을 기억하고 있는 선수들은 우즈베키스탄전 필승으로 기분좋게 출발하겠다는 각오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주장 연제민(수원 삼성)은 "우즈베키스탄은 두 차례나 만나본 상대여서 잘 파악하고 있다. 좋은 경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 신태용 한국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한 오전 훈련에서 선수들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 감독도 "우즈베키스탄과 첫 경기는 무조건 잡고 가야하는 경기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아야 한다"며 "경기 감각을 찾지 못하고 긴장하고 위축되면 힘든 경기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3차전 상대인 이라크도 만만치 않다. 이라크 축구는 전통적으로 끈끈한 조직력을 갖춘데다가 U-23 대표팀에서는 늘 다크호스로 분류됐다. 우즈베키스탄과 이라크를 모두 꺾고 C조에서 1위를 차지해야만 8강 녹다운 토너먼트부터 수월해질 수 있다. 8강전을 벌일 D조에는 호주,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 등이 있다. 중동 텃세나 강한 몸싸움이 강점인 호주 모두 만만치 않기 때문에 조별리그부터 잘 풀어가야 한다.

한국 축구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최종 예선에서 21승 8무로 2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기록 중이다. 또 예선 전체를 놓고 봐도 57전 44승 11무 2패로 강력한 경기력을 보여왔다. 그런만큼 신태용 감독 역시 이번 대회를 무패 우승으로 마무리하고 기분좋게 리우행 비행기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신태용 감독은 K리그 성남 일화를 지휘하면서 평소 "나는 난 놈"이라는 표현을 써왔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그 자신감의 원천에는 끊임없는 연구와 전술 변화가 있었다. 그 결과 2010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일궈냈다. 신태용 감독은 세계축구 최초 8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앞에 두고 다시 한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한 AFC U-23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감독, 코칭스태프들이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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