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일본에 뼈아픈 역전패, 올림픽 앞두고 한국 축구 '화끈한 예방주사'
상태바
일본에 뼈아픈 역전패, 올림픽 앞두고 한국 축구 '화끈한 예방주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1.31 04: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반 수비 집중력 실종으로 15분 사이에 3골 허용…홍정호 와일드카드 합류 필요성 대두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뼈아픈, 그리고 화끈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라이벌 일본에 진 것은 억울하고 분하지만 더 큰 목표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올림픽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권창훈(수원 삼성)과 진성욱(인천)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서나가고도 후반 21분부터 36분까지 15분 사이에 3골을 내주면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역대 한일전에서 2골을 내주고 3골을 내주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한 올림픽대표팀은 AFC U-23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일본에 내주고 말았다. 물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지만 '가위바위보도 져서는 안되는' 한일전에서 다 이겼던 경기를 진 것은 뼈아픈 부분이다.

▲ 신태용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오른쪽에서 세번째)이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일본과 2016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2-3으로 역전패, 정상 도전에 실패한 뒤 박용우(오른쪽에서 두번째)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하지만 일본전 패배는 오히려 현재 올림픽대표팀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과 달리 올림픽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수비 불안을 계속 노출했다. 송주훈(미토 홀리호크)과 연제민(수원 삼성)이 주로 맡은 중앙 수비라인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지 못했다.

약체 예멘과 조별리그 2차전과 요르단과 8강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요르단과 8강전은 실점하지 않았더라도 골을 내준 것과 다름없는 장면을 보여줬다. 주부심의 판정 실수가 아니었다면 꼼짝없이 실점이었다.

일본전에서 내준 3골 역시 연제민, 송주훈의 호흡 불일치와 수비 집중력 실종이 눈에 띄었다. 아사노 다쿠마에게 2골을 내주고 야지마 신야에게 동점골을 내주는 과정 모두 중앙 수비수들이 상대 공격수들을 모두 놓친 것에서 비롯됐다.

이는 올림픽 본선에서 수비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림픽 무대에서는 아시아권보다 더욱 강한 팀과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중앙 수비의 안정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황희찬(잘츠부르크), 류승우(바이어 레버쿠젠), 권창훈, 문창진(포항) 등의 공격력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승리를 따내기가 힘들다.

런던 올림픽 당시 올림픽대표팀이 동메달까지 따낼 수 있었던 것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황석호(가시마 앤틀러스)의 찰떡 호흡과 박종우(알 자지라),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수비형 미드필더의 공간 압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가운데 기성용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사령관 역할을 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

결국 현재 올림픽대표팀에도 사령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경험많은 선수가 수비진에 필요하다. 이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활약하고 있는 홍정호다. 홍정호는 독일 분데스리가 중앙 수비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량 발전을 보인 선수로 선정되는 등 경기력이 만개하고 있다. 한국 선수 삼총사를 보유하고 있는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동원과 구자철에 이어 홍정호도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올림픽대표팀 차출에 협조할 가능성이 높다.

홍정호가 발탁되지 못한다면 신태용 감독과 성남 일화(현재 성남FC)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윤영선(성남)의 발탁도 생각해볼 수 있다. 신태용 감독과 함께 2010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함께 일궈낸 주역이기 때문에 '신심(心)'을 잘 이해할 선수로 거론되고 있다.

▲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수비수 정승현이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일본과 2016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2-3 역전패로 마무리되자 주저앉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결승전 잘하려고 준비했는데 한순간 무너졌다. 3골을 실점한 것 외에는 완벽한 경기를 했다"며 "어린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었던 것 같다. 공격진이 아무리 좋아도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신 감독은 "토너먼트에서는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더욱 잘 준비하겠다"며 "오늘 패배를 거울삼아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일본에 패한 것은 아쉽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수비가 여전히 불안하고 현재의 수비력으로는 올림픽 본선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없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낀 한판이 됐다. 이제 8회 연속 및 10번째 올림픽 무대에 나가는 한국 축구가 3장의 와일드카드를 어떻게 유용하게 쓸 것인지 머리를 맞대야하게 됐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