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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칠전팔기 배우, 임창민 "거친 아스팔트 위에서도 꿈을 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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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칠전팔기 배우, 임창민 "거친 아스팔트 위에서도 꿈을 꾸다"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4.07.26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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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고등학교 3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기를 업으로 삼기 시작한 배우 임창민(30). 고등학교 졸업 후 MBC 예능 ‘서프라이즈’에서 재연 배우로 활동했다. 제대한 뒤 기획사의 부도에 직면했다. 그 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롯데월드 퍼레이드 팀에서 일년 동안 일했다. 이후 댄스 레슨 전문 회사인 민스클럽을 차렸으나 사업 실패로 끝났다. 삼성 에버랜드 서비스 지원팀에 입사해 서비스부문 대상을 받고 퇴사했다. 이 기세를 이어 공연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민스엔터테인먼트를 차렸다. 현재 민스엔터테인먼트의 대표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임창민의 꿈은 ‘배우’다.

[스포츠Q 글 이예림‧사진 최대성 기자] “배우가 꿈이었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연기의 길에 들어서게 됐죠.”

 

◆ 연기, 그 달콤 쌉싸름한 매력에 대하여

충청도 예산 출신인 임 대표는 주말마다 서울로 올라와 연기 수업을 받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 그는 ‘서프라이즈’에 출연하는 배우를 뽑는 오디션에서 4000명이 넘는 지원자 중 합격자 여섯 명에 들었다. 높은 경쟁률을 뚫었지만 정극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의 재연 배우이기 때문에 만족감은 높지 않았을 터다. 연기하면서 서러웠던 점은 무엇이었을까.

“생김새가 외국 사람처럼 생겼다면서 팔이 없는 연기를 시켰어요. 얼굴을 가리기도 했고요. 서러웠죠. 20세 때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임 대표는 영화 ‘가문의 귀환’에도 출연한 바 있다. 고향 선배인 정준호의 친구, 변호사로 잠깐 얼굴을 비췄다. 임 대표는 정준호에게 이력서를 직접 보냈고 정준호의 추천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가문의 귀환’을 촬영하면서 주연 배우들보다는 단역들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조연, 단역 배우분들이 연기를 굉장히 잘하시더라고요. 정준호 선배님을 쫓으면서 잡아먹을 듯한 눈빛이 정말 무서웠어요. 요즘 단역들이 치고 올라오는 거 보면 무서워요. 그 보다 3~4배 노력해야 될 것 같은데 말이죠.”

배우들을 인터뷰하다 보면 제일 궁금한 것들 중 하나가 연기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이다. 임 대표의 경우는 어땠을까.

“아버지는 처음에 지지해주셨어요. 제가 집에서 막내인데 형과 누나는 제 앞가림을 잘하던 상황이었어요. 저는 서울로 와서 고시원 생활을 했죠. 그때 당시 어머니가 연기가 되겠냐고 우리 집안에는 성공한 인물이 없다고 말리셨죠. 아직도 도시락 싸고 말리겠다는 말씀을 하세요.”

 

임 대표는 연기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차태현, 강혜정 주연의 드라마 ‘꽃 찾으러 왔단다’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차태현씨가 촬영장에 늦게 온 날이 있었어요. 제게 차태현씨의 가발과 모자를 써보라고 해서 대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어요. 친구들이나 부모님이 방송을 보고 저를 알아봤어요. 쾌감이 있더라고요.”

10년을 넘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지 않는데 연기를 계속 고집하는 이유가 한편으로는 궁금했다.

“연기는 마약 같아요. 방송에 제 모습이 나왔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손가락이나 손목 조금 나온 거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저 혼자서는 기분이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거죠.”

◆ 하루 24시간도 모자른 대표로서의 삶

공연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민스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그는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낼까. 롯데월드, 에버랜드, 재연 배우 생활 등을 해봤지만 현재가 가장 바쁠 것 같다.

“하루에 7시간 이상을 만나요. 점심 식사를 오전 11시부터 시작해서 오후 2시에 끝낸 적도 있어요. 점심만 하루에 2~3회를 먹은 적이 있죠. 위산 과다로 위염에 걸리기도 했고요. 친구들한테 정준호 선배의 스케줄보다 더 바쁘다고 말하고 있어요. 하하. 댄스클럽에서 일하시던 분을 운전기사로 채용했어요. 그 정도로 바쁘죠.

 

책임감이 막중한 대표직을 맡고 있는데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지 물었다. 역시 질문의 무게답게 답변 또한 진지함이 묻어났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공연계가 많이 침체됐어요. 공연계의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면 고민이 사라질 것 같아요. 당장 수입이 없으니 사업체 회장님들을 찾아가서 현금을 부탁했어요. 선배님들의 속사정도 저랑 똑같더라고요. 누구 하나 편하게 사는 사람은 없어요. 겉으로는 식당을 크게 하는 것 같아 보여도 일대일로 터놓고 얘기하니 어려운 삶을 살고 있었죠."

◆ '현실'이라는 거친 아스팔트 바닥 위에서도 여전히 '꿈'을 꾸다

여러 일을 많이 해봤는데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배우 정준호와 함께 사랑의 밥차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사회성을 가진 투자자'가 꿈이라고 답한다.

"어려운 분들을 많이 도와주고 싶어요. 예산중학교 시절 도덕 시간에 임춘근 선생님이 칠판에다가 70:30=100이라고 적으셨어요. 70%는 가져가고 30%는 기부하라는 의미였어요. 그래야 100이 된다고 말씀하셨죠."

 

대표로 활동하고 있지만 훗날 멋진 배우가 되어 있을 거라고 꿈을 꾸는 임 대표. 이 시대에 아픈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했더니 "꿈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러 번 넘어지고 일어난 임 대표가 삶으로부터 깨달은 인생 철학을 물었다.

"세상은 다 제 행동으로 바뀌어지더라고요. 물론 시기와 질투도 있지만 그건 일부고 다 본인 책임이에요."

[취재후기] 꼿꼿한 자세, 당당하다. 지난 상처와 서러움에 대해 말할 때의 어조에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가 프로다. 결정적으로 현실과 타협해야 할 만한 나이 30대에도 꿈을 꾸는 사람이다. 참으로 부럽다.

pres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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