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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오리온 잭슨, 초특급 득점력에 리딩 날개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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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오리온 잭슨, 초특급 득점력에 리딩 날개 달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2.28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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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24득점-9어시스트, 달라진 경기 스타일에 동부 속수무책

[고양=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조 잭슨(24·고양 오리온)이 또 터졌다. 지난 경기 23득점에 이어 24점을 폭발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하지만 그의 활약을 득점만 가지고 평가할 수는 없다. 예전과는 확 달라진 리딩 능력으로 팀의 거침없는 질주를 이끌고 있기 때문.

오리온은 28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6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홈경기서 84-76으로 승리, 2연승을 달리며 4강 PO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역대 6강 PO에서 1, 2차전 연승한 14팀이 모두 4강에 올랐다는 점은 오리온에 매우 기분 좋은 소식이다.

오리온 승리의 주역은 단연 잭슨이었다. 잭슨은 3점슛을 1개만 성공시켰지만 24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환상적인 돌파가 있기에 가능했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잭슨이 워낙 돌파력이 좋고 또 그런 플레이를 좋아한다.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할 것이다. 외곽을 조금 열어주더라도 골밑 돌파를 막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쓴 전략은 잭슨의 돌파를 막기 위한 지역방어였다.

▲ 고양 오리온 조 잭슨이 원주 동부와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4득점 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사진=KBL 제공]

하지만 김 감독의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오리온은 1차전 잭슨(2개)과 문태종(3개), 이승현(2개) 등이 3점슛 10방을 적중시키며 동부의 지역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돌파와 외곽으로 빼주는 패스를 적절히 활용하는 잭슨에게 완전히 당한 것. 이에 김 감독은 이날 맨투맨 수비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소용없었다. 잭슨은 수비 2, 3명을 앞에 두고도 돌파를 통한 득점을 여러 차례 연결시켰다.

잭슨은 올 시즌 54경기에 모두 출전해 경기 당 평균 21분여를 소화하며 14득점,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잭슨이 ‘미친 활약’을 보여주는 날에 그를 막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올 시즌 20득점 이상 경기가 17번 있었다. 하지만 잭슨은 시즌 중 안 좋을 때 자신의 장기인 돌파에 이은 공격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 결과 10분 이내로 뛴 경기를 제외하고도 10득점 이하 경기가 10번이나 됐다. 경기력에 기복이 있었다.

아울러 잭슨은 헤인즈와 공존할 때 호흡에 문제를 보이며 혼자 뛸 때에 비해 활약이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PO를 앞둔 오리온이 안고 있는 고민거리였다. 그러나 잭슨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득점은 말할 것도 없다. 더 놀라운 것은 20점 이상 점수를 올려주면서도 1차전과 2차전 어시스트를 각각 8개, 9개씩 챙긴 점이다.

▲ 고양 오리온 조 잭슨이 멋진 돌파로 상대 수비를 뚫고 덩크슛을 꽂아 넣고 있다. [사진=KBL 제공]

1차전을 앞두고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잭슨이 너무 돌파만 시도하면 안 된다. 돌파를 하면 수비가 몰리는데 이때 외곽에 비는 선수들을 봐주며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잭슨이 이 역할을 100%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상대가 잭슨의 돌파보다 외곽포에 편중된 수비를 할 수도 없다. 잭슨의 돌파 능력은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뛰어나기 때문.

잭슨이 동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내주자 돌파에 의한 득점도 한층 수월해 졌다. 붙으면 빼주고 열어두면 뚫는 그를 동부로서는 도무지 막을 방법이 없었다. 추일승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잭슨이 돌파로 상대 수비 대형을 무너뜨린 것이 승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높이가 좋은 동부 선수들을 외곽으로 끄집어내 틈새를 파고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잘 이뤄졌고 다음 경기에서도 그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잭슨의 공로를 인정했다.

잭슨은 자신의 득점을 챙기면서도 어시스트로 팀원들을 살려주고 있다. 경기 후 이승현은 “잭슨이 많이 양보를 해준다. 연습할 때도 슈터들과 센터들에게 공을 많이 빼준다. 잭슨 덕에 PO 들어 팀이 잘 융화돼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 고양 오리온 조 잭슨(가운데)이 원주 동부와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동부 두경민과 김주성의 수비를 뚫고 득점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KBL 제공]

잭슨은 자신의 활약에 대해 “시즌 초반에는 득점에만 집중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포인트 가드 역할을 본격적으로 맡게 되며 팀 동료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경기를 운영하는 면이 많이 좋아졌다”며 “또 리그에 적응하며 언제 공격적으로 해야 할지, 언제 템포를 조절해야 할지 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잭슨은 아직 어린 선수다.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만큼 성장하는 속도도 빨랐다. 잭슨은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로 변하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의 3차전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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